장미와 우울증

장미꽃이여,오,순수한모순이여

장미꽃이여,오,순수한모순이여,이리도많은

눈꺼풀아래그누구의잠도아닌기꺼움이여.

R.M릴케(RainerMariaRilke)

며칠아니열흘정도계속장미를찍고다녔는데요.

장미가아름답게피어있는동안은열심히찍어둬야지..

내시에다붙일사진도찍어야지..하고는,

그중최고의사진인것같습니다.

현재의내실력으로찍을수있는한에서는가장맘에드는사진입니다.

장미를좋아하고,한때는장미를잘그렸던적도있습니다.

내가검정잉크와펜으로그린장미는받은사람을감동시키기도했지요.

많은시인들이장미를노래했지만,장미하면전릴케가먼저떠오릅니다.

장미를노래하고장미가시에찔러죽은시인릴케,

또제가국어선생님께처음받은책이<말테의수기>였습니다.

그래서릴케는내마음의길이시작된시점이라고,깊이접어두고있습니다.

붉은장미하니까떠오르는단어가<카이로의붉은장미>이건우디알렌의영화인데요.

유명한<카사블랑카>를패러디한재미난작품입니다.

전가끔씩우울증이도집니다.이눈부신봄날도내겐그렇군요.

우울증이도지면말하기도싫고,사람만나기도싫고,먹는일도귀찮고,

블로깅도하기싫고,전화도안받고요..당연히문밖출입도안하고종일잠만잡니다.

이렇게못난짓만골라서하면서자학적인기분에빠지지요.

나나요?나나는원하면내보내주는데눈치가빠른건지..

내옆에붙어서같이잡니다.내가안나가면저도안나가요.

나가서도바로들어와버려요.

옆에붙어서그쇠톱같은혓바닥으로절핥습니다.

지딴엔위로하는것같은데..모야내피부를엉망으로만들잖어~~그만해!

하는수없이부시시정신차립니다.밤중에일어나서

맛난걸먹어야지하고..5000원짜리피자를사러갔습니다.

고구마피자와콜라큰걸사와선한판을혼자다먹었습니다.윽,

뭔가맛있는걸먹는게우울증에도좋다니까요.

평소안마시던콜라도꿀꺽꿀꺽하고,나나는그래도내가움직이니까신났습니다.

좋아서팔짝팔짝뛰다가내팔에상채기두군데새로만들어줬네요.몬산닷!

사진이며칠전에찍은건데요.아껴서바로올리지않았습니다.

라이너마리아릴케/이외수

때로는가슴안에우울도꽃이될수있다네
때로는가슴안에사랑도죄가될수있다네
오늘내가그대에게보내는
흑장미한송이
전생에뉘가슴에맺혔던피망울인지

장미의속/R.M릴케

어디가이속에대한
밖인가요?어떤아픔위에
그아마(亞麻)의천을놓습니까?
어떤하늘이
이열린장미의
이무사무념(無思無念)의장미꽃호수속에서
비추이고있습니까.보십시오.
장미꽃들은
떨리는손으로결코헝클어트릴수없다는듯
풀어져흐트러져있군요.
장미꽃들은제몸들을제가
가누지못합니다.너무넘치거나
그속의공간에서흘러나와
갈수록쨍쨍한대낮속으로들어가
마침내온여름을한칸의방으로만든답니다.
꿈속의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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