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촌에서 저물다

이가회동고개를넘어북촌골목,

낯설은듯하면서도익숙한낮은한옥들사이를

지는해와함께기웃거리며걸어보았습니다.

현대적인세련된주택과멀리고층빌딩들사이에끼어있는듯한

낮은기와지붕이제게는현재와과거의틈니처럼느껴졌어요.

여기와아래사진의여학생들은북촌사진을찍으러온일본여학생들입니다.

고집스럽게한옥에서의불편한삶을감수하는이들이

존경스럽다고하면과장된표현일까요?

몇해전겨울경북의고택으로여행했던기억으론

정말이지옛조상들은정말사는일이불편했겠구나!

특히살림을해나가야하는여자들의고생이이만저만이아니었겠다는

생각이들더군요.한옥의집들은아름답습니다.

기와지붕선은멋스럽고,나무와흙으로된집의뼈대들도자연친화적이고

가끔은온돌도좋습니다.그래도너무불편합니다.

난방을하기위해아궁이에불때는일부터,얇은벽이나창호지문사이로

마구스며드는매서운냉기는지금도기억이생생하네요.

저도한때는이동네로이사올까?생각한적도있었는데..

어른들말로는이북촌이터가센곳이라고하더군요.

궁궐에출입하는벼슬아치들,관리들이살던곳인데..

대부분이기와집이고요.관리들이살던곳이라그만큼

영과욕이겹치는곳이란거죠.오래된만큼귀신들도많다는..

한옥에다달은철문이눈에거슬리는분도계시겠지만,

전여기사진중에이사진이젤좋습니다.사람사는냄새가나는집이예요.

사진을찍으며한옥골목을천천히내려오다보니

집도저물고,골목길도저물고,나도저물었습니다.

저물어가는것들의아름다움에대해한참생각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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