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야베미유키의대표작이라할수있는<모방범>을읽으신분이라면금방아시겠지만,

못읽은분도있을테니,간략하게설명하면

이책의주인공은마에하타시게코란르포작가이다.

<모방범>은이시게코가우연한기회에잔혹한청소년범죄를파헤치게되는이야기였고,

이<낙원>은그산장연쇄살인사건에서9년이지난후의시게코에게

교통사고로죽은아들(히토시)에대해조사해달라는한어머니(하기타니도시코)의

방문으로시작한다.그리고이죽은소년의공책에는시게코가겪은9년전의악몽같은

산장살인사건의현장이(그것도매스컴에는전혀알려져있지않고,시게코와

몇몇관계자만이알고있던사건현장의작은비밀이)어린아이의유치한그림으로

그려져있고,16년전부모에의해살해되고암매장된소녀의모습도있다.

12살에죽은히토시는진짜사이코메트였을까?

그런잔혹한사건들을꿈속에서목격하면서어린히토시는어떻게견뎌냈을까?

시게코는이소년이남긴공책속의그림들을단서로사건현장들을확인해나가면서

9년전의악몽같은기억과도다시부딪치고,인간의탐욕스런이기심들과도마주치게된다.

책읽기의재미로말하자면같은주인공인시게코가등장하는전작<모방범>의절반정도인데,

작가로서의미야베미유키를생각하면<낙원>이훨씬좋은책이다.

여기서충격적인스토리의주내용은제맘대로나쁜길로만나가는자식을살해해암매장하고

(-부모에게살해당해16년동안집아래묻혀있던소녀도이자키아카네)

남은아이(아카네의동생세이코)를위해최선을다하는부모의모습인데,

어떻게부모가자식을살해하는지경에까지이르렀으며,

그범죄로인해평생을협박과자책에시달리며다른자식을위해헌신하는가?

하는것이다.청소년범죄가극단으로치솟는현실에서어느부모라도같은상황이라면

우연이라도이런일이벌여질수있다는생각해본적도없다고장담할수있겠는가?

가정이라는낙원에냄새나고고약한썩은부분이있다고그걸도려내는것이과연도덕적인가?

자신만의낙원을지키기위해타인의낙원을망가뜨리며사는사람들은또얼마나많은가?

미야베미유키의<낙원>에는단하나의진짜낙원의모습이있다.

바로죽은아들에대해조사해달라고찾아왔던도시코가가졌던낙원이다.

도시코는가족들에의해서평생을결혼조차맘대로못하고희생양으로살아오다가

우연한일로히토시를임신,가족을벗어나히토시와자신만의낙원을만든여자다.

가난하지만행복했던모자에게사회는잔인하기그지없다.

유일한가족인히토시가죽음으로해서상처받고사라진낙원,

그보다는어린히토시에게사이코메트라는장애를씌운낙원,

(히토시는악인을만나면그사람과연관된잔혹한장면들을보는사이코메트였다.)

어린히토시는이해할수없는장면들을목격하고자가치유의방편으로

그걸그림으로남겼다.(책을읽는동안나는어린히토시가너무가여워울적했는데..)

그래도모자는정말행복했었다!

미야베미유키는이시대사회파추리소설의대가답게스토리반전의효과에중점을두기보다는

어째서이런범죄들이일어나는가?하는의문,사회의도덕적인반성에대한자각을일깨우는데

치중하고있고,그래서주인공인르포작가의내면을많이드러내다보니추리소설로서의재미는

줄어든반면시게코와같은르포작가의눈(허구와진실을가려내려는)으로생각하며읽게하는

장점도있다.

이<낙원>이란소설속의유일한진짜낙원을작가는이야기말미에서

도시코와시게코가그낙원을잃지않으려는모습을보여줌으로써약간의위안을던져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