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로니카 레이크에 대한 오마쥬 <벌집에 키스하기>

벌집에키스하기/조너선캐럴지음.최내현옮김

난조너선캐럴의소설을처음읽었다.그런데이름이무척낯이익다.

왜일까?언젠가<나무바다건너기>란제목이인상적인책을대출받으려다만기억때문일까?

이책은표지가마음에안든다.어둡고불분명하다.내용이미스테리러브스토리여서이렇게?

그래도아래의영문판표지가훨낫다.

주인공이잘나가는베스트셀러작가(샘베이어)이고,글쓰기에고갈된상태에서

대단한애독자란미모의여성(작가에대한애정이지나쳐거의스토커수준인)

베로니카레이커가등장한다.(1940년대활약했던유명한여배우와똑같은이름을가진,)

이베로니카로인해작가는새소설의아이디어를떠올리게되는데..

그내용이과거고향에서있었던의문의살인사건을다시조사하고파헤쳐보는것.

주인공샘베이어는어릴때강으로떠내려온미녀-‘벌집’이란애칭으로불렸으며샘의첫사랑인

동시에우상이었던여자폴린-의시체를발견한일이있었는데,이폴린살해사건의진실을파헤쳐

소설화시키겠다는계획을세우고고향을방문한다.

말하자면벌집(폴린=과거)에키스하는(조사하고재구성해나가는)일을하다보니그사건에연관된

사람들이살해되고,작가에게도위협이온다.벌집에키스를하면벌에게쏘이듯이샘의생활도

사건의연속이되어버린다.

딱히팜므파탈이라고하기도뭣한묘한여자베로니카와뛰어난머리와재치를지닌

미모의우등생이자문란한사생활로작은도시에풍파를몰고다니다살해당한폴린,

사실소설속에서두여자의이미지는거의비슷하다.

도를넘는여자들!경계선이없는지나친용기라고해얄까?겁이란전혀없이온몸으로

삶에질주하는여자캐릭터들이매혹적으로보이기도하면서,

한편으론성격적인결함을지닌정신병자들처럼느껴지기도한다.

아니면지나친아름다움이가져오는파괴력일까?

주인공인작가샘은세번결혼하고세번이혼한전력을가지고있고,

세번결혼에자식이라고는이제막사춘기를벗어나려는딸카스(카산드라)뿐이다.

그리고이책의여성등장인물가운데

작가가가장잘이해할수있는(사랑할수있는)여성도딸카스뿐이다.

"알지,그리고질투는항상악취를풍기지.그런데있잖니이반은널사랑해.넌이반의

여자친구야.이반도무서웠겠지.우아하지못하게그걸겉으로드러내버린거고,..

하지만너이거한번곰곰생각해봐.

난여자하고만날때마다전부다망쳐버렸어.거의모든면에서완전히다잘못했지.

난결혼실패의교과서같은사람이야.방금도베로니카와같이있다가왔는데,문제가

너무많아서어쩌면오늘이서로만나는마지막날이었는지도모르겠어…

그런데내가지금까지배운게뭔지아니?내시멘트같은뇌를뚫고들어온딱하나의

깨우침이있다면,같이지내는게만족스러운사람은세상에드물다는거야.그런사람을

발견해서사귀게됐으면,싸워서만들어야해.관계를만들어나가기위해싸워야돼.

…"문제는요즘엔사람들이너무빨리포기한다는거야.나도마찬가지지만,돌아서떠나긴

너무쉬워,..앞으로너희둘이어떻게될지모르겠지만,인연이있는사람을만난것같으니

노력해볼가치가있다고생각해."

-p249-샘이남자친구와다투고괴로워하는딸카스를타이르는말.

샘은카스에게이런충고를하지만,정작본인은베로니카의지나치게격정적이고

예측불가능한애정공세를감당하지못해베로니카에게절교선언을했다가번복하기를

반복하는데,

이사랑의종말은베로니카의도움으로폴린사건의진실을다파헤치고,

글로서도완성을본샘의눈앞에서베로니카가저격당해죽음으로서끝이난다.

어떻게보면1940-50년대를풍미했던여배우베로니카레이크에대한오마쥬같기도한

소설을읽다보니베로니카레이크란여배우가궁금해져서검색을해봤다.

-필름누아르가한참많이제작되던시절활약했던여배우베로니카레이크(좌)와

베로니카레이크의이미지를멋지게재현해낸<LA컨피덴셜>의킴베신져(우)

이베로니카레이크의미모에대한오마쥬는이책에앞서영화<LA컨피덴셜>에서나오는데,

물론이것도원작은베스트셀러인소설이다.난소설을먼저읽었는데,

원작만큼이영화의완성도가높고영화흥행에도성공했고,작품성도뛰어났었다.

영화속에서여주인공킴베이신져가베로니카레이크의이미지를흉내내는

고급매춘부로나온다.그당시베로니카레이크의인기가얼마나대단했던가하는걸

잘보여주는역할이되는데,

우왓,이영화에서킴베신져(=짝퉁베로니카레이크)는황홀할정도로아름답다!

스토리로서의긴장감이나완성도로본다면<벌집에키스하기>보다는

<LA컨피덴셜>이더뛰어나다.물론그래서이작품이영화로도성공했다고보는데..

(영화만아니라소설로먼저읽었던기억으로도,)

더구나<LA컨피덴셜>은경찰내부의부패를주제로다루고있어서사회적인면에서도

여러반향을일으킬만한소재이기도하고,충분히영화화시킬만한요소들이많다.

이에비해<벌집에키스하기>는이엉뚱한제목만큼이나

작가의개인적인요소가강한이야기이다.

주인공이작가자신이고,자신의청소년기에대한추억에서이야기를끌어오고하는탓에

이소설은감성적이다.미스테리물의형식을취하고는있지만,완전한미스테리물도아니고,

순수소설이라고보기에는과거미모의여대생살인사건이란전제가너무강하고,

베로니카레이크의이미지를빌려서라도아름답고똑똑한여성이가진복합성,

인격적인다중성,치명적인결함등을다루려한것으로보이는데..

삶에대한지나친욕망이랄지,

남들이한번도제대로살기인생을한꺼번에여러인생을다살아보고싶었던여자들.

매사뛰어난모범생이자복잡한이성교제로악명을날리기도하는폴린이나,

샘이란작가를사랑하면서그사랑을극단적인방법으로표현하는베로니카.

맥케이브의차를타고롱아일랜드의고속도로에접어든후,어릴적반딧불이잡던때가

기억나냐고물어보았다.

"당연히기억하지-애들은누구나다하는거잖아?"

"얼마나잡기쉬웠는지기억하지?얼마나온순했는지?

….

그런데잡고나면그걸로뭘할지를몰랐잖아.잠깐쥐고있다가,유리병에넣고

기름종이로막아놨지.그렇게놔두면다음날아침이면죽는다는걸알면서.

….

그것과베로니카와의관계가비슷했어,처음에그여자는반짝거렸고,-반딧불이처럼-

난너무나잡고싶었어,하지만일단가진후에뭘해야할지를몰랐지.사실여자와함께

뭘해야할지알았던적은한번도없어.세번결혼?어떻게세번이나결혼하고도

아무것도배우지못할수있지?"

-p301~302

조나선캐럴은옛여배우베로니카레이크의이미지를끌어다가치명적인매혹을가진

여성들을묘사하고싶었던것일까?평범하게살기보다는욕망과열정으로확타올랐다가

순식간에사라진아름다움에대한오마쥬였을까?이오마쥬는지나치게색다른여성캐릭터를

독자에게순수히인지시키는데는실패한것같다.

처참한죽음으로불꽃같은생을끝내는아름답고총명한여자들을보면서,

우와세상엔이렇게사는여자도있구나!하는놀라움,감탄은느꼈지만,매혹되진않는다.

그렇지만소설은아주재미있다.후반부로갈수록더재미있어지고,

완벽하진않아도조나선캐럴은재치있고진지하면서감수성도풍부한작가이다.

나중에기회되면,<나무바다건너기><웃음의나라>도읽어볼생각이다.

벌집에키스하기 저자 조너선캐럴(JonathanCorroll) 출판사 도서출판북스피어(2007년04월09일) 카테고리 국내도서>소설

Leave a Reply

이메일은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입력창은 * 로 표시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