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인사이드(TheSeaInside,MarAdentro,2004)
지난주말티브이로이영화를봤다.
영화를볼때보다보고난후,곰곰되짚어생각하다보니눈물이멈추질않았다.
참인상깊은이야기이다.
안락사문제는동서양을막론하고어느국가에서건큰논쟁거리가되는문제일것이다.
안락사문제를정면적으로다룬이영화를아무준비도없이봤다.
그야말로하루종일’피곤해,피곤해’하며휴일을잠만실컷자고보낸나
그런데도또자고싶은마음굴뚝같다가..앗,이비에쓰’세계의명화’에서는
뭘하나?는알아보고자야지..하고티브이를켰다가,
홈빡빠져들고말았다.음,의무적으로써야할’벤쟈민버튼..’에대한리뷰는
젖혀버리고,이영화이야길하고싶다.
감독인스페인사람알레한드로아메나바르는우리에게
<떼시스>-스너프필름(실제로사람을고문하고살해하는성도착자들의포르노)에대한
영화로알레한드로감독의데뷰작이자매우충격적인내용.
<오픈유어아이즈>-잘알려져서헐리웃에서리메이크도됐고,
(‘바닐라스카이’란제목으로)두편다페넬로페크루즈가등장,
페넬로페크루즈가톰크루즈와연애도하게했던(?)영화,
그리고니콜키드먼이나왔던<디아더즈>-
멋진저택에유령들이생생하게살아움직이던집!
이런인상적인작품들을연출했던사람이알레한드로감독이다.
영화속의라몬(좌)과안락사문제로법정투쟁을벌였던실제인물라몬삼페드로(우)
스페인은알다시피이탈리아,프랑스와더불어대표적인가톨릭국가이다.
유명한헨리8세와본처인스페인왕녀였던캐서린,앤볼린과의싸움으로
영국의국교를바꾼역사적스캔들도떠올리고,국민의90%이상이가톨릭신자인나라에서
종교적인금기이기도한안락사문제로법정투쟁을벌였던라몬삼페드로는
젊은시절핀란드선박의선박수리사로세계의바다를항해했던인물,
그러다수심깊이를가늠할수없는곳에서다이빙을했다가척추를다치고
전신마비환자가됐다.목아래는감각도없고전혀움직일수가없어
28년을침대에누운채로가족의극진한보살핌속에지내는인물,
라몬을보살피기위해좋아하는선원일을관두고농사를짓는형과형수,착한조카와
치매이신늙은아버지가라몬의가족이다.
실제적으로라몬의손과발이되어주는것은형수와조카이다.여기에라몬의투쟁을돕는
미모의변호사훌리아(벨렌루에다)-훌리아도불치병에걸려조금씩몸과정신을
잃어가는여성이다.
라몬의이야기를TV로보고무작정돕겠다고찾아온통조림공장에서일하며
두아이와어렵게살아가는싱글맘로사(롤라두에냐스)
영화는라몬이란인물이비관적이거나,정신적인문제가전혀없는지극히상식적이고
쾌활하며따뜻한성격을지닌사람이란걸섬세하게보여준다.
라몬의주변인물들도하나같이인간적인다정한성품의사람들이고,
수많은오해와비난을묵묵히견디는가족들의헌신적인모습도.
알레한드로아메나바르감독이연출,각본,편집,음악까지혼자다도맡아이런영화를만들었다니,
이사람또한명의천재감독이구나!하는감탄이나온다.
이영화는2004년베니스영화제심사위원대상과남우주연상,
그리고아카데미외국어영화상을받았다.
한국에서는작년에개봉되었다는데..난왜이영화를놓쳤을까?
그래도뭐요즘은마음만먹으면어떤영화든지dvd로다볼수가있으니..
주인공역에는스페인의중견배우로,최근엔헐리욷까지진출
돋보이는연기력으로영화보기의진지함을더해주는인물,하비에르바르뎀(JavierBardem)이다.
-작년에개봉된영화중에꼭챙겨보시라고권하고싶은두작품이있는데,
내가게을러서리뷰를쓰다말다포슽에못올린작품들-
<연을쫓는아이>와<노인들을위한나라는없다>이다.
-이영화들에대해선차후에라도시간되는대로포슽을올릴예정이고,
하비에르바르뎀은바로<노인들을위한나라는없다>에서섬찟한살인마안톤시거로등장.
그인상적인연기로작년80회아카데미남우조연상을받기도했다.
자살은시도하다실패해도처벌받지않는데,왜안락사는범법행위인가?
꼭종교적인입장이아니어도안락사란법적으로중요한문제이다.
지방법원에서계속안락사를거부당한라몬을유럽대법원으로데려간변호사가
라몬의의사를대신해서변론하는장면에서위의말이나온다.
자살을기도하다실패한사람은치료해주면서(심리치료),왜안락사는법적인제재를받고,
안락사를도운사람도처벌을받아야하는가를따지는거다.
이렇게보면법의모순처럼여겨지기도한다.물론내가안락사를지지하는사람은아니다.
그래도영화의설득력이대단해서,삶은소중하고아름다운거라며라몬을설득하려찾아온
역시불구자인신부의말이오히려종교적독선처럼공허하게들린다.
라몬은신부에게이단자를십자가에매달고,화형시키는종교의가르침을따를생각이없다고
잘라말한다.
물론,영화적인구성상종교인을지나치게편협한인물로몰아간듯한느낌은있지만..
자유롭게(존엄하게)죽을권리를달라!
내가만일라몬같은처지라면어땠을까?전신이마비된채로24시간
누군가의보살핌을받지않으면아무것도할수없는상태.그렇게26년을산다면..
언제까지가족에게짐이되며버틸수있을것인가?그런데죽고싶어도혼자힘으론
죽을수도없는상태가된다면말이다.
내가만약이런지경이된다면?
난절대이십몇년동안버티진못할것같다는것이내생각이다.
26년,28년을전적으로타인에게의존하며살아간다면어떤기분이들까?
상상하기도버겁다.이문제는종교나법률의관점말고도인간적으로볼때
이라몬같은선택을할수밖에없지않을까?하는생각이들었다.
정말이다.내가만약불의의사고로식물인간이된다면..
어느기간이지난뒤에는..제발날죽게해달라고그렇게못박고싶은마음이다.
"죽음은나에게있어마지막자유입니다."-라몬삼페드로
병상의라몬에게는찾아오는사람들도많았다.-아이들을데리고라몬을보러온임신중인친척
"누가옳고그른지는몰라요.하지만그를내아들처럼사랑한다는것입니다."-형수마뉴엘라
‘..결국나도식물인간이되겠죠..그전에당신을돕고싶어요."-변호사훌리아
라몬이입으로쓴글을컴퓨터로정리해주고,삼촌을위한여러가지장치들을개발하기도하는조카하비
"당신이살고싶도록만들어주고싶어요."
-라몬을격려해주려고찾아왔다가오히려라몬에게위로받고사랑에빠지게된로사.
"내영화들에서’죽음’은궁극의테마입니다."-알레한드로아메나바르감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