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를 덜 맞은 떡!

부산서올라온이영혜님표떡입니다.

둥글게말린떡덩어리를제가이렇게댕겅대겅잘라담았는데요

몸에좋다는콩이잔뜩들어간찰떡이예요

체하기도잘하고신경성위염으로가끔씩고통을겪는제겐아주좋은대용식이지요!

이떡하고절편,그리고1킬로의원두와500그램의갈은커피가같이왔습니다.

커피는바로삼실에들고갔구요.다사랑님이보내주신커피를다마신상태였어서,딱!

이찰떡은받자마자잘라먹기시작해서3일에나눠꿀꺽냠냠했습니다.

(솔직히먹보인지라단번에왕다먹고싶었지만,또배아플까봐참았어요.ㅎ,)

콩이들어간찰떡은정말맛있었습니다.쫄깃하고고소해요!

영혜님은떡집을해도잘하실것같네요.

우리어릴때야집에서명절마다떡을했지만,뭐명절이아니어도

잔치나제사때라든지,생일에도떡을해먹었었죠.

대도시에서만자란나도떡에대한추억이있는데,

시골서자란분들이라면떡에대한추억은정말많을것같네요.

외갓집병원건물3층뒷쪽으로베란다가달려있었는데요.

여기서떡을치기도하고,산닭을잡기도했습니다.

그때는죽은닭고기가아니라산닭을팔았잖아요?

그러니닭을사다가아님닭을그뒷베란다에서길렀던건지?

이건확실히기억나지가않습니다.

다만닭목아지비틀어서는바로펄펄끓는솥에다집어넣는걸

처음보고무서워서울었던일이랑,

끓는물속에서도붉고검은깃털이퍼덕거리던것이

또렷이각인이돼그후에도(어른이되었을때까지)

닭을무척무서워했던것만기억이나요.

지금도삼촌들이커다란절구에다떡을찧고,

떡판에다뭉개진찹쌀덩이를올려놓고

둘이번갈아떡뫼로열심히내려치던모습이생생합니다.

아마힘을써야하는일이라젊은남자들인삼촌들이이일을했던것같구요.

쌀알이짓이겨져서점점찰진덩어리로변해가던모습이랑,

어릴때는이떡먹기를싫어했던것까지기억납니다.

이렇게만든찰떡이그자리에서는맛이있지만,

점점굳어서딱딱해지잖아요?그러면먹기싫어서징징대다가

엄마한테호되게야단맞았던일도있습니다.

그시절엔냉장고가없던때라그렇죠?떡은금방상해버렸는데..

떡보다떡고물이쉬어버린거죠.

철없는나는점심대신준이떡을먹기싫다고징징대다가

‘그거안먹을거면점심굶어!’소리지르던엄마와,

정말그날점심을거르고말았던일이기억납니다.

인생의어느한부분이이렇게기억되니이때부터전떡이싫어졌습니다.

빵은부드럽고달콤한데,

시루에다다시찐떡은물렁물렁찐득거려손가락에달라붙기도하고,달콤하지도않죠.

요즘다시떡이웰빙음식으로각광을받고있는데,

한십여년전이죠.이화여대앞에처음으로떡전문점이란게생겼을때.

참,떡들이어쩜그렇게예쁜지감격스럽게떡을구경하고몇가지사먹었어요.

그다음부터는떡에대한거부감이많이사라졌습니다.

나이를먹는건지도모르지요.이젠떡을아주좋아하고곧잘떡을사먹기도합니다.

구수한효정님입담이시라면인상적인떡이야기가한편나올것두같고요.

떡을해먹는것은주로쌀을주식으로하는아시아권국가들일텐데,

일본떡과중국떡한국떡이다다르죠.

이떡은우리나라가제일다양한형태를가진것같습니다.

사실전떡이름도많이모르고,떡에별다른기억도없지만,

김영태시인의<떡>이란시는참좋아하는데..

어찌된게오늘종일찾았는데도이시를못찾았습니다.

내머릿속에남은귀절이라고는

나는망가졌습니다

자꾸자꾸망가뜨리니까망가졌습니다

나는떡입니다

….

이런앞부분뿐,

뭔가일이맘에안들거나기분이영아닐때

‘개떡같다.’란표현을하죠.

김영태시인은이런이미지에다자신을,삶의씁쓸함을빗대어표현했습니다.

한마디로시인이스스로를떡같은존재라고노래한시입니다.

떡이란시는전문을기억못해못올리지만,대신더재미난

시를찾아덧붙입니다.

떡에대한시중에이만큼재미난것도드물지싶네요.

안경쓴떡집/김영태

경떡집

유리창에붙은양면괘지위에

무딘붓으로들쭉날쭉

쓴글씨가정답다

옥순아줌만떡집주인이름

소나무아래댕기머리채

팽팽한민살깡뚱한통치마입은

극사실주의화가들

그림에나오는장본인

떡도떡나름인데

매를적게맞은떡은

맛을비껴간단다

흠씬매를맞아야떡은맛있다

옥순아줌마떡의일가견펴기를

설날엔흰떡이요

잔칫날엔인절미

대보름날약식은어떠누

朔日(초하루)엔송편

삼진날엔두견화전

한식엔쑥떡쑥단자납시고

초파일느티떡장미화전이라

단오것다수리취떡도행병

유두날엔증편이요

칠석날엔백설기

추석명절오리송편

중양절엔국화전

상달에는시루떡

기품지며색떡그옆에방물떡

이치저치시루떡

늘어졌다하면가래떡

고색가지기자떡

수절과부정절편

올깃쫄깃송기떡

도리납작타해송편떡

에헴!매맞은떡사람떡

이시를다시읽고나니저도매를덜맞았나(?)하는생각이드네요.

매를많이맞아야맛있는떡이(인간이)되는건데,

매를덜맞은떡이꼭나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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