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의깃발(FlagsofOurFathers)/클린트이스트우드감독/2006
주연/라이언필립,제시브래드포드,애덤비치,베리페퍼,
이영화포스터에보이는이한장의사진이긴전쟁에지친사람들(미국인들)을위로하고,용기를주고,희망을주었다.2차세계대전중의가장유명한이사진은AP통신의조로젠탈이찍은것이다.물론포스터는그사진을그대로이미지메이킹한것이지만,지금보아도여전히감동적인사진인것이다.당시는요즘처럼티브이나인터넷이있던때도아니니,아침신문에실린사진한장이가져다준울림-생생한전쟁터의모습이그만큼감동적이었던것이다.그리고이사진속에등장하는인물들(깃발을세운여섯명의군인들)은당시의누구보다유명한인물이되었고,또한이들중에살아남은세사람은치열한전쟁터에서바로미국본토로송환되어전쟁기금마련을위한모금운동에동원되었다.(당시가장센세이셔널하고효과적인전쟁기금모금운동이었다고한다.)
영화<아버지의깃발>은일본본토의남단에위치한작은이오지마섬한가운데위치한수리바치산꼭대기에다미국깃발을세운사람들의이야기인데,단순하지만,단순하지않은..그러면서도영화보다는영화뒷이야기가더감동적이었던영화다.깃발의주인공인존브래들리위생병의아들인제임스브래들리가아버지와그당시동료들의이야기를책으로썼고,그판권을유명한스티븐스필버그가사들여클린트이스트우드에게감독을의뢰했다.헌데<이오지마에서온편지>와마찬가지로이영화는생각만큼흥행에성공하지는못했다.전쟁이야기라서일까?아니면쑈에가까운자극적인(=오락적인)전쟁씬보다는너무나진지하게영화를만든탓일까?아니면스티븐스필버그나클린트이스트우드아버지세대의영웅들에대한존경심이앞선탓이었을까?시나리오작가가이원작의무게때문에대본쓰기에부담을가지고몇차례거절하다가결국승락했다는일화도보인다.그럴만하다.진지한이야기이고실화이고,아버지이자인생의선배이며실존했던영웅들에대한이야기를어찌쉽게풀어놓겠는가!
<이오지마에서온편지>를우연히보고는황급히비디오가게로달려가이영화DVD를빌려서봤는데내오래된노트북이완전히망가져버리는바람에오늘에야이글을올린다.영화자체만을따진다면난<이오지마에서온편지>쪽이더마음에든다.<아버지의깃발>이대서사극처럼웅장한데다’전쟁의진실찾기’란뚜렷한명분을가진데반해,<이오지마에서온편지>는전범이자패자인일본군들의본토최전방을사수하기위해전몰,전사하는처절한애국심과애처로울정도로극심한군인정신을보여준비극이다.
이오지마섬이란유황산에검은모래,흑사장을가진미군의표현에따르자면못생긴폭챱(미국식돼지갈비찜)처럼생긴작은섬인데이섬에서의36일간의치열한전투로6824명의미국소년과2만2천명의일본군=역시일본소년들이전사했다.일본군은그야말로전멸했다.이작은섬에서이토록많은사상자를낸것은일본군이전부죽음을각오하고응전했던탓이라한다.2차세계대전말기의일본군들이얼마나처참한상황이었는지<이오지마에서온편지>를보며난전에인상깊게읽었던아사다지로의단편<눈보라속장어구이>가자꾸떠올랐다.태평양상의섬들에서열병과굶주림에시달리던사람들의이미지를..
일본본토에서벌어진첫전투이자어마한사상자를낸처철한전투지이오지마.그래서그섬에서죽어가는동료들을뒤로하고인기인이되어전쟁기금모금을다니는세사람-위생병존닥브래들리(라이언필립)와인디언출신의아이라헤이즈(아담비치),통신병레니개그논(제시브래포드)의심정은복잡하기그지없다.인기배우보다더한인기에환대에최고의대접을받으며전쟁터에서죽어간동료,그순간도죽어갈동료들을생각하는마음의갈등이바로이영화의주제이다.동료들이죽어가고,갑자기영웅이되어순회공연을다니는그과정을어떻게견뎌냈느냐하는것을영화는보여주고있다.그당시의모금행사장꼭대기마다걸려있던사진속의미국깃발처럼미국인들의꼭대기에서나부끼다가전쟁이끝남과동시에잊혀지고자멸해간사람들.전쟁이끝난후원작자인제임스브래들리의아버지인존브래들리만이어렸을때부터희망하던장의사로서평온한인생을살았을뿐,인디언영웅이었던아이라헤이즈는전쟁이가져다준마음의상처를이기지못하고괴로워하다가알콜중독으로객사하고만다.이아이라헤이즈란비극적인영웅에대한이야기는여러차례영화화되었다고도하는데..영화는원작의무게,실존인물에대한부담감을지닌채로도말끔하게잘만들어졌다.서사적인이야기를개인적인관점,시각으로영화를풀어간다는것이클린트이스트우드와시나리오작가의설정이었지만,내개인적인평점을주자면비슷한영화<라이언일병구하기>보다는약간산만하고,전쟁장면도너무말끔하게지나치게(?)말끔하게편집된것같고,그개인적인시각이란것도조금산만해서이멋진영화가’2%부족한멋진영화’인것같다.
그래도전쟁터에서죽어간모든군인들이다영웅이란말이영화속에서여러차례나오는데,지당히맞는말이다.사실군인들이란참젊은,젊다못해어린나이들인데이중대에서가장나이많은고참병이라해야24살이니정말젊다.아니너무어리다.전쟁이란결국이런미국과일본의젊은이들의생명을무더기로희생시킨일이아닌가?가족애애국심동료애다좋은말이다.그래도난역시이지구상에서더이상의이런처참한,승자가되었건패자가되었건전쟁이끝난한참후에도사람의영혼깊숙이까지상처를남기는전쟁이란것이없었으면,일어나지말았으면,간절히바래본다.
전쟁을치른세상모든아버지들의희생을기리며..
배우들과똑같이군복을입고연출중인클린트이스트우드감독,노장의폼이멋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