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도립도서관엘가서(지난번에반납날짜를못지킨탓에한주간대출정지가됐었다.),또욕심대로5권을대출받아왔는데,먼저이책부터읽었다.이책이대단하단소문도못듣고난우연히,그야말로내가모르는작가책이보이길래덥석집어왔는데..책을빌려다놓고는무엇부터먼저읽을까?늘행복한고민을한다.도립도서관에서5권을대출받아오면대개는5권다하나씩앞의몇페이지와맨뒤의역자후기부터읽어본다음,흥미가당기는순서대로읽는다.것도집에서읽을것과향교서한가한시간에읽는것나눠서두권을동시에읽는다.이번에빌려온책은이<차일드44>와<보트위의세남자>,<고양이푸짱의멋있는연애>,<다이도지케이의사건수첩>,<아름다운거짓말>이다.그런데아무래도이5권을다읽어낼것같진않다.-다읽으라치면또반납날짜못지켜연체될테니까!-앞의몇페이지만읽었지만,<보트위의세남자>는아주유머러스한책이니꼭읽어야할것같고,<고양이푸짱의멋있는연애>는향교에두고읽는데,고양이이야기라당근재미있다.(갸르륵~홍’)나머지두권은읽어보도록애는쓰겠지만,기한내에읽지못할것같아(?)아마둘중한권정도는읽다말고반납해야할듯하다.
차일드44(CHILD44)–냉혹한시대에대한빼어난통찰력을읽다
톰롭스미스TomRobSmith장편소설/박산호옮김/노블마인
<차일드44>의서두는1930년대의우크라이나대기근으로굶주린우크라이나에서시작된다.스탈린의광기가우크라이나사람들을기아상태로몰아넣었던시대.그시절철저히폐쇄된우크라이나에서는기아로수만명이죽고,극도의기아에시달리던사람들은인육까지먹었다고한다.첫장부터너무끔찍해서솔직히페이지넘기기가버거웠다.가장무서운게굶주림이다.인간의본성의밑바닥을다긁어내는듯한,<레드드래곤>의식인박사한니발렉터의고향역시우크라이나였을까?
대단히흥미진진하고,인상적인소설이다.이것이1979년생인작가톰롭스미스의소설데뷰작이라는데,거의완벽에가까운데뷰작을내놓은신인작가가탄생한것같다.출판사소개글에서쓴대로스티븐킹과히가시노게이고의팬들이동시에열광할만도하다.나=?나역시스티븐킹매니아이긴한데,스티븐킹과는비교는?조금다른영역이다.이톰롭스미스란작가는구성력이뛰어나다.실제로있었던사건을철저히자료조사하고시대적배경을옮겨서재구성해낸것인데,이구성력이뛰어나그야말로소설의극적인긴장감이처음부터끝까지지속되는것이가장두드러진특징이자작가의능력인데,실제로러시아에서일어났던연쇄살인사건-우크라이나출신으로1978년에서1990년까지13년에걸쳐53명의여자와아이들을살해하고,그인육을먹었던안드레이치카틸로을모델로그의행적을분석해서소설로옮긴것인데,’로스토프리퍼”레드리퍼’라고불리웠던극악무도한살인마의행적을1950년대의구소련으로옮겨서더극적인상황을연출해내고있다.
안드레이치카틸로(AndreiChikatilo)와우크라이나대학살
-53명을살해해인육을먹은식인연쇄살인마안드레이치카틸로
이소설을읽기전에먼저이안드레이치카틸로와같은최악의사이코패스-53명의사람을살해하고,그인육까지먹은연쇄살인마를만들어낸우크라이나대기근(=우크라이나대학살)에대해조금설명하려한다.
1930년대구소련정부에서는비옥한곡창지대였던우크라이나를집단농장화하려다전통적으로자영농을해온농부들의강한반발에부딪치자스탈린은군대를동원농부들의종자씨앗까지몰수하고,이지역전체를외부와격리시켜음식물을반입하거나외부로탈출하지못하게막았다.2차대전당시폴란드의유태인게토처럼국가가인위적으로철저히분리,폐쇄시킨지역에서기아에몰린사람들은개나고양이,쥐할것없이눈에보이는대로잡아먹고,인육까지먹게되었다고한다.결국대부분의주민이아사했으며,먹을것을찾아탈출했거나살아남은아이들은고아원으로보내졌는데정부에서운영하는이고아원이란곳도최악의상태였던것.이시대에이런곳에서극심하게굶주리며어린시절을보낸치카틸로는자신에게일어난모든부당한대우의반발로사회에대한증오심을키웠고,그복수로엽기적인살인행각을시작했으니..이런싸이코패스,식인살인마를만들어낸근본적인책임은스탈린의무자비한공포정치(공산주의독재)에있다는생각이든다.자기정책(농장의집단화)에동조하지않는다고어떻게지역주민전체를아사시키나!스탈린은히틀러만큼끔찍한정치가이다.
-사형당하기이틀전의안드레이치카틸로
공포는필요하다.공포가혁명을지켜주었다.공포가없었다면레닌은무너졌을것이다.스탈린도무너졌을것이다…공포는키우는것이다.공포는그가하는일의일부였다.그리고이렇게많은사람들을공포에떨게하려면공포의먹이가될사람들이지속적으로공급돼야한다.
-루비안카(구소련의국가안보국건물)를바라보는주인공레오의독백,<차일드44>93쪽
완벽한공산주의국가에서는‘범죄란존재하지않는다’
스탈린치하의소련에서는범죄란존재하지않는것이었다.왜냐하면공산주의란서구민주주의보다월등훌륭한,완벽에가까운정치체계이기때문에지저분한살인이나도둑질같은범죄는타락한서구사회에서나있는일이지모범국가인소련에서는존재하지않는다.존재할수가없다.범죄는존재하지않는것이고,대신공포는혁명을지켜주는것이기에스탈린최고의통치방법이다.범죄가존재하지않는국가라니!이런어처구니없는명제가사회를지배하던때의MGB(KGB의전신)국가안보국의촉망받는최정예요원으로활동하는주인공레오는우연히MGB동료의어린아들이잔인하게살해된사건을무마시키라는암묵의명령을받고범죄자체를일어나지않은일로만들어버린다.아이는살해된것이아니라잘못해서기차선로에뛰어든것이다.그러나자신이스파이혐의로체포한사람이무고하다는것을알게되고체제의모순에직면한레오는심하게앓게되고,레오가앓는동안레오에대한애증,질투를가진동료바실리의음모로체포되지만,다행이스탈린사망이란큰사태가일어난덕분에사형이나집단수용소로의강제추방은면하고(스탈린치하에서행적에대한의문은곧확정사실이다.스파이거나국가반역죄로의심받기만해도고문당하고,곧바로사형당하거나집단수용소로강제추방되었으니까)모스크바에서변두리공업도시의하위직인민병대로좌천된다.
그리고이도시에서잔인한살인사건을접하게된다.레오가위풍당당한요원으로활동할때는일어나지않았던일로덮어버렸던처참한어린이살해..입속에흙이가득찬상태로발가벗기워져몸통은난도질되어있고,내장은다사라진여자나아이들의시체들.
최고급요원에서하찮은민병대소속으로추락한레오의눈에비로소진실=현실이보이기시작하고,레오는목숨을걸고이사건을해결하려한다.’범죄란존재하지않는다’는명제속의사회에서범죄수사란한마디로국가반역죄에해당하는것이다.하지만레오는자신이맹목적인충성심으로저절렀던일(많은무고한인재들을국가안보란미명하에당당하게죽음으로내몰았던일)에대한속죄의심정과비로소눈뜬현실앞에서이건국가체제가잘못되지않았나?하는의구심과최악의범죄자를자신의처형하고말겠다는정의감,(2차대전시독일군과의치열한전투로무공을세운레오는프라우다지전면을차지하고추앙받았던그시대의영웅이었다.)이영웅이더이상무고한어린아이들이살해되는일이없도록살인마를찾아내죽여야한다는삶의목표를갖게된것이다.인간성회복즉자기정체성의회복이자국가의정의의회복을위해극단적인상황,처참한현실,사회전체에만연된공포속을종횡무진해쳐나가게된다.냉혹한시대에숨겨진연쇄살인마의존재가주는공포감과무자비한스탈린의공산주의체계가주는공포,두가지공포가이책의주제같다.공포심과긴장감을조금도늦추지않고끝까지밀어붙인작가의능력이모처럼스릴있고,인상적인소설읽기에푹빠지게만들었다.
이책이이토록흥미진진할수있게한장치이자원동력은사실실제있었던인물희대의엽기적인살인마를모델로한것이란것보다이인물의행적을1970~1990년대가아닌1950년대로옮겨놓은것이다.1970년이후는구소련체계가무너져가고방만해져서구화로급속하게변화해가는과정이었지만,1950년대는냉엄한공산체제하의사회였으니까,스토리의극적긴장감을한층높여주는배경역할을톡톡이하고있다.무엇보다작가가자신이태어나지도않았던시대상에대한철저한자료조사와세밀한분석을통한시대상황묘사가아주생생하다.이사람,작가의나이가몇살인데?하는의구심이들정도!
덧붙여말하고싶은것은영국적인경향이라고불러야할지?암튼이소설은스티븐킹과히가시노게이고등의작품들과는엄격하게다른것이근자에보기드문전통적인로망이란것인데,최신소설이면서도찰스디킨스나아가사크리스티를읽는듯한,말하자면극적으로차곡차곡전개되는고전적인스타일과보수적이고합리적인사고를지닌작가의시각이21세기에대로망을쓰는젊은스릴러작가를탄생시킨것같다.
아래는이책에대한찬사의결과물들
2008뉴욕타임스,퍼블리셔스위클리베스트셀러
2008영미권최고의소설상‘맨부커상’최종후보선정
2008영국추리작가협회‘이언플레밍스틸대거상’수상작
2008일본‘이미스터리가대단하다’해외부문1위
전세계20여개국출간,리들리스코트감독영화제작중
책자체가워낙파워풀한흡인력을지니고있는데다명제작자이자감독인리들리스코트가영화로만든다니더욱기대가되는작품인데,주인공레오와연쇄살인마안드레이역할을누가맡을것인지?많이궁금하다.내생각엔레오역으로키아누리브스,안드레이는레오나르도디카프리오가맡으면어떨까?하는데..흠,
차일드44
저자
톰롭스미스(TomRobSmith)
출판사
노블마인(2009년05월20일)
카테고리
국내도서>소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