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마다바라보는풍경인데며칠사이풍경의색이바뀌었습니다.
조용한명륜당에서도관악산안내소아저씨아주머니들이안내소옆너른마당에떨어진나뭇잎들을싹싹비질하는소리가들립니다.이제부터날마다저분들이바쁘겠구나!낙엽은쓸기가무섭게또그만큼떨어질테니까요…
명륜당마당으로도팔랑팔랑느티나무작은잎들이눈꽃처럼날리고있습니다.나뭇잎들이날려내려오는동안가을바람은갈곳을정하지못해머뭇머뭇대다가자기마음내키는대로나뭇잎을실어갑니다.
며칠사이나의느티나무가이렇게옷을갈아입고있어요.느티나무의소리도계절따라바뀝니다.전저잎들이천천히아주천천히떨어졌으면바래보죠.잎이다지고나면나무도쓸쓸하고외로워질테니까요.
똑같은계절인데도가을바람은그색이다르고,가을바람에는저바람따라나도떠나고싶다는강렬한유혹이느껴집니다.가을이우리곁에머무는동안사람들마음은멀리떠나가는걸까요?여행다니기가장좋은계절이라고..
가을은길에서마주치는모든사람들이아름다와보입니다.
내쓸쓸함과그대의쓸쓸함이나란히마주보고오다가스쳐지나가는것,
가을은우리에게사랑의마법을불러일으키는능력도가진것같습니다.가을길에서마주친사람들이아름답습니다.내가이름도모르는그대,그래도그대를사랑합니다.내가모르는당신이아름답다고사랑한다고말해주고싶어집니다.가을이기때문에..점심시간이면길을서성이는사람들을많이봅니다.짧은시간동안이라도가을을느끼려고말없이걷는사람들,대화하지않아도바람이많은말들을실어다줍니다.그대오늘은더아름답군요!식사는맛있게했나요?
가을은우리에게떠나라고,떨어지는나뭇잎들따라떠나가라는메세지를보냅니다.그것이그리운사람을찾아떠나는것이든,그리운사람을잊기위해떠나는것이든,저는여행을그렇게생각합니다.단순히풍경을보기위해우리가떠난다고생각하지않습니다.떠남에는미지의것에대한동경,그리움이포함되어있기때문이죠.
두권의여행기를읽고있습니다.시인이병률의<끌림>과여행전문가오소희의<하쿠나마타타우리같이춤출래?>란책입니다.이병률씨의여행기에는사랑에대한이야기,여행지에서느끼는시인의감성이페이지마다묻어나구요,세돌된아들과여행하는오소희씨의아프리카여행기는참용감하고그가득찬생기를느낄수가있어요.나는평생머릿속으로만하는아프리카여행을이분은이렇게맨몸으로부딪쳐가며하는구나!것도어린아들을데리고!!무모하다는생각이들기도하면서,그용기와열정이부럽기도합니다.
떠날수있는사람들의용기,도전적인이기심,능력,그무한한그리움들,무엇보다저가을잎들이주는강렬한떠남에대한메세지,
바람은지금도내창을두드리며너는어디로갈건데?묻고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