굴다리시장에도어김없이가을비는내렸습니다.
그빗속에여길지나는데시장안분위기가뒤숭숭하더군요.시청에서일시점검-단속을나온거였습니다.가게밖으로늘어놓은물건들을치우란거죠.시장골목이란그렇습니다.상인들이한가지라도더팔려다보니지정된가게터밖의매대나바구니에다무엇이라도한가지더놓아두기마련이고,그러다보니통행로가좁아지고지저분할수밖에없습니다.
아파트단지사이에낀이시장때문에늘민원이끊이질않기도하지만,그러면시장은어디에있으면좋을까요?우리시에마트가아닌재래시장도하나쯤있었으면좋겠는데,..경마공원안에농산물직거래판매코너가생긴건아는데,거기는지리적으로접근이어렵다는문제도있고,아무래도그렇죠.경마장을찾는사람들이장을얼마나봐갈런지?이굴다리시장이있는곳은과천시의한복판에위치한통로(제가아침마다향교로향하는길이고,청소년수련관으로출근하는외국인강사들이지나는길이기도합니다.)란유리한위치때문에시민들누구나쉽게그야말로슬리퍼를끌고나와(급할때는빈손으로나와도,)반찬거리한두가지를사갈수있는곳입니다.
여기와아파트단지마다일주일에한번씩각동부녀회의주관아래미니장터가펼쳐지고있는데요.여전히기존상가사람들과의마찰이끊이질않습니다.사람들마음이야똑같죠,누구나싱싱한채소나과일,생선등좋은물건을싼가격에사고싶어하죠.저도한때는매주어느아파트단지에서장이서는지를메모했다가찾아가장을보고는한적도있습니다.그런데혼자먹고사는처지라그렇게많은것이필요하지가않으니까이젠거의이굴다리시장에서그때그때필요한소소한채소나과일등을삽니다.
또한동네에서오래살다보니굴다리시장상인들얼굴은다익혀서,이젠다들이웃사촌같이여겨져요.여기족발집쌍둥이엄마는자전거를타고지나는내게늘"멋쟁이언니,막걸리(어느날은맥주)한잔하고가!"하고인사를하죠.실제로한두번은이집간이의자에앉아맥주한두잔을얻어마시고온적도있습니다.
물론문제는있습니다.여기굴다리시장엔막걸리를파는집이세집이있고,초저녁이른시간부터막걸리나소주술판이벌어지는것도더러목격합니다.그런데이곳엔화장실이따로없으니까,술에취한사람들은멀리상가나중앙공원의화장실까지찾아가질못하고노상방뇨를하게됩니다.그래저도밤중엔이골목을지나기가꺼려져요.퀴퀴한냄새때문에..물론이것도다사람사는일이라고생각은하죠.접근성이용이한-찾아가기쉬운곳에재래시장이하나쯤은있었으면좋겠다싶다가도아니시에서굴다리시장에다공중화장실하나만들계획은없는걸까?하는생각도들죠.물론굴다리시장자체가처음과천시가개발될때원주민들을이주시킨문원동으로넘어가는통로에다문원동사람들이하나둘노점을차리기시작하면서시장이형성된것입니다.굴다리하나를둔아주작은미니시장이기때문에사실여기엔공중화장실을만들만한공간도없습니다.
그런데이악취와소음때문에민원이끊이질않으니..시에서도똑같은고민을하고있는지도모르겠습니다.단속나온젊은공무원들이"할머니이거들여놓으세요,아니제가치워드릴께요."하고말합니다.한가게주인아저씨는홧술을마시고고래고래소리를지르고있었습니다.
이굴다리길을지나면반짝반짝하는새건물인청소년수련관이있는데,뭐든지반대만하는것도불합리한일이겠지만,전이재래시장이어떤형태로든유지가되었으면좋겠는데,철거만이문제가아니라적당한위치로이전시킬수는없는것일까요?개발과오래된익숙함,쾌적한환경과서로어울려사는친밀함,두마리토끼를다잡을묘안은없는건지?가을비속에서많은생각들이떠올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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