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반집의 노란 고양이

제가엊그제찾아갔던<가정식백반>집문앞에노란고양이가앉아있습니다.

문틈으로솔솔새어나오는맛있는생선구이냄새를맡고있어요.

-어머냥이야넌이름뭐니?

내가냥이에게말을걸며사진을찍으니까건너편에앉아채소를파는아주머님들이다들한마디씩합니다.

-야옹아,네사진찍어주잖아!이쁘게찍어달라고해라~

-저이는고양이정말좋아하나보다!

-걔는점심시간이면맨날거기그렇게앉아있어요~

노랑이는약간슬퍼보이는얼굴이기는해도길냥이치고는상태가아주좋습니다.

(*노랑이란이름은제마음대로즉흥적으로붙여준것이예요.)

손님이오시거나안에서문이열리면노랑이는얼른옆으로자리를옮깁니다.

눈치가빠르지요?아님본능적인훈련의결과인지도모르겠습니다.

제가이냥이를한참지켜보았습니다.참얌전하게앉아있어요.

이표정좀보세요.얘도길냥이인데..다른길냥이보다는훨여유가있습니다.

-아줌마누구신데요?제사진은왜찍어요?

-전요,여기가좋아요.늘맛있는냄새가나구요,얌전히기다리기만하면아줌마가맛있는걸주니깐요.

노랑이는제게이런속내를말해주는것같습니다.

노랑이는울음소리한번내질않았습니다.그저묵묵히백반집앞을지키고앉아있을뿐이었습니다.

드디어노랑이몫의생선이나왔습니다.손님이먹다남긴생선을주는것일까?아니면노랑이몫으로다른하나를주는건지는모르겠습니다.그래도깨끗한비닐에다생선을올려주십니다.

냠냠`노랑이가맛있게먹고있어요.

노랑이는절대식당안으로들어가지는않는다고합니다.그저이렇게백반집앞을문지기처럼지키고앉아있어요.굶주려서쓰레기통을뒤지거나다쳐서상처입은길냥이들도많은데,그래도이백반집고양이는느긋해보입니다.아주머니말에의하면이집에서기르는냥이는아니라고합니다.그저날마다찾아오니까남은생선을준다고하시네요.저는이렇게라도길냥이들이나름의삶을유지해나갈수있기를바라죠.

최소한이길냥이는제가먹이걱정은안해도되니까,노랑이를보는마음도훨씬편합니다.그리고날마다보아서인지시장아주머니들도노랑이를귀여워하시더군요.백반집이장사가잘되고,이노랑이도건강하게잘지내고,고양이와인간과의(특히우리나라의길냥이들과의)관계는이정도만이라도평화로운공존이이루어졌으면하고간절히바래봅니다.

굴다리시장끝의<가정식백반>집앞에는이렇게문지기노릇을하는노란길냥이가있습니다.제눈엔어떤평범한풍경도고양이한마리가있으면더정감있는풍경이되는것같습니다.

노랑아안녕@!또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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