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91202 – 군불때기

오늘은명륜장동쪽에붙은작은온돌방에불을땠다.내가한게아니라,아래사진에보이는관악산안내소일을하는친구가와서불을지펴준거다.

내가늘춥다고징징대는걸못보겠나보다.안내소만해도후끈후끈한난로가있고,아니보일러가들어온다.냉장고도있고,컴퓨터도있는데..향교는오래된문화재건물이다보니전기조차없는곳,

이른한파에정말눈물쏙빠질정도로발이시려절절매고,감기는한달넘게달고지낸다.그래오가다보는이들이공주가불쌍해서(?)암튼,

여긴산이라지천에저절로부러진나뭇가지들이많으니까,나랑같이근무하는남자분이나무를주어다나르고,이친구가숙련된솜씨로아궁이에불을땐다.

"야,이거’체험-삶의현장’같잖아!"뒤에서사진이나찍어대는이한심한임공주@!

이온돌이란것은아주두꺼운돌이라몇시간을열심히불을때도쉽게덥혀지지가않는다.6시간가량내리불을땠더니..퇴근무렵이되서야방바닥이따뜻해지기시작했는데,문제는장판지에핀곰팡이도함께덥혀지기시작,방에들어갈엄두가안날정도로냄새가지독하다.

"야,여기앉아몸을덥히려다가이냄새에기절하고말겠네!"

참,옛어른들은겨울이얼마나추우셨을까?명륜당에서그나마선생님이앉아계시던이동쪽에만온돌이깔려있고,학생들은죄다무시무시한냉기가올라오는마룻바닥에앉아공부를했을텐데..

그래도재미도있었다.오늘은불을때느라다들밥먹으러나가지않고,아래매점에내려가컵라면을세개사다가이온돌방에서같이먹었다.김치는향교집김장김치얻어온것에다친구가싸온갓김치,총각김치(안내소냉장고에있던것)를칼이없으니걍통째로들고냠냠..그러면서온돌이란게한번덥히기힘들어서그렇지,일단덥혀놓으면그열기가오래가니까..낼은괜찮을거란낙관론을편다.

아니저냄새는어쩌고,또내일은비가온다니까,그럼불도못때잖아?

참,이한심한공주를위해나무주어다나르고불을때주신두분너무감사합니다.

나=나는나뭇가지몇개하고종이상자하나줏어다준것밖에없다.대신컵라면나르고,커피도타다날랐는데..종이컵에담긴인스탄트커피맛이없다고야단맞았음@!

"이공주님아,커피를젓지도않고가져오면어떡해!커피값안줄겨~~"

"있잖아그러지말고,우리이방을잘덥혀서우리들만의찜질방으로만들면어떨까?"우헤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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