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풍기와 풍장의 교실 -야마다 에이미

온풍기

향교를지키는일은사랑해도향교의추위라면진저리치던내가,주말에중앙공원을지나다가한교회바자회장과마주쳤다.그리고거기서꼭럭비공처럼생긴,크기도꼭럭비공크기만한온풍기를샀다.바자회장이라값은단돈3000원,그런데낡고먼지낀이것이제대로작동이나되는걸까??

"작동이안되면언제든지교회로가져오세요.환불해드려요…"

"앗,그럼에프터서비스도가능한건가요?"…(친절하기도해라!)

랄라자전거바구니에싣고와선대강먼지를닦아낸뒤스위치를켜봤다.

디릭디릭팬돌아가는소리가거슬리긴해도금새따뜻한바람이나온다.

그런데이번주엔날씨가그렇게무섭지않으니까향교에들고가지않고집에서쓴다.나나는첨엔이온풍기소리를싫어하더니(무서워하더니),방안공기가따뜻해지는건좋은가보다.고롱고롱거리며온풍기앞에서존다.

"역시따뜻한게좋구나,나나야글치?"

우리시의중앙공원에선늘크고작은행사가열린다.수요촛불집회는수요일,매저녁이면무료에어로빅교실도열리고,격주로토요일엔시민들이각기안쓰는물건을들고나와파는알뜰나눔장터도열리고,심심찮게야외무료공연도열리고,추사체탁본체험교실도매주마다(봄부터가을까지토요일점심시간)꾸준히열렸었는데..단,여긴내가향교에근무하는시간과겹쳐한번도참가해본적이없다.암튼이온풍기하나때문에요며칠내가중앙공원에서횡재한기분이다.

야마다에이미<풍장의교실>-박유하옮김,민음사

이온풍기를켜놓고,야마다에이미의소설집을읽었다.<풍장의교실>제목도참,

야마다에이미란작가는좋아한다.소설에다성적인면을자유롭게다룰수있는여류작가,데뷰작인<베드타임아이스>란야마다에이미란작가의이미지를이렇게결정지었지만,그보다는아주글을잘쓰는작가란게더분명하겠다.<베드타임아이스>는너무오래전에읽어서,또흑인남자와의사랑이란줄거리와육체적인면에집착하는듯한것이그렇게공감을못느끼기도했고,책에서별다른느낌을못받았는데..

2-3년전인가?<공주님>이란단편집을읽고는그때부터야마다에이미가확좋아졌다.

이여자나랑통하는부분이있구나..?하는,문장과의교감의시작.

<풍장의교실>엔세가지짧은이야기가실려있다.

평균보다조금긴단편들,

풍장의교실

나비의전족

제시의등뼈

<풍장의교실>과<나비의전족>은성장소설이다.그리고언제나성장소설은참쉽게읽힌다.내가자라면서겪었던일들과어딘가닮은부분이어떤작가의성장소설에나꼭있다.그래서공감대형성이확실하기때문이다.

그럼나도성장소설쓰기에함도전해볼까?

간단하게얘기하면<풍장의교실>은도회지에서시골의학교로전학온초등학생이겪는이지메(왕따)와그걸극복해나가는과정이작가의색다른시각=작가의분신인듯한조숙한어린아이의시각으로그려져있고,

<나비의전족>은이사간집이웃의미모의소녀와베스트프랜이된평범한소녀(에리코와히코미)가겪는우울함,질투심과경쟁의식,갈등을다루고있는데..이이야기는요즘의십대청소년들이읽어보면참좋겠다는생각도든다.소녀가여성으로성장하는일이란그렇게만만하지않다는것도다시느끼고,친구와의사이에서겪는미묘한경쟁의식에대한것도다시생각해볼수있게한다.그리고참슬픈이야기이기도하다.

<제시의등뼈>는육체적인쾌락만을쫓는젊은여성코코가우연히바에서만난애딸린흑인중년남성과사랑에빠지고,그남자의아들인반항적인소년제시와의관계를어떻게풀어나가는가하는걸보여주는따뜻한이야기이다.

<제시의등뼈>는,아니야마다에이미의소설들은내가산온풍기를닮았다.모든감정을육체적인감각으로먼저느끼고,표현하려는작가야마다에이미를나는내몸을덥히는따뜻한공기를만들어주는,그래서나와나나가행복하게고롱대며졸거나,편안히책을읽을수있게하는온풍기같이받아들인다.

1985년의야마다에이미(-배우를해도될것같은미모가먼저눈에들어온다.)

무엇보다야마다에이미는소설가이전에만화가로시작했다는전력이”아,그렇구나그림을그리던사람이어서몸에대한생각이나표현이남다르게열려있구나!’싶었다.

야마다에이미(山田詠美)/소설가

출생1959년2월8일(일본)
학력메이지대학교문학(중퇴)

수상
2005년다니자키준이치로상
2000년요미우리문학상
1996년이즈미쿄카문학상
1991년여류문학상

경력
2006아쿠타가와상심사위원회위원

풍장의교실(양장) 저자 야마다에이미 출판사 민음사(2009년04월30일) 카테고리 국내도서>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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