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샨보이>-마음의 위로가 필요한 그대에게

블러거님들,이웃님들..누구라도,

어제내린눈이얼어붙어그대로빙판을만드는이한파에한해가다져물어가는연말에저처럼마음이쓸쓸하고황량하다면..

이웃에게나눠줄것이없어,내호주머니가마음보다너무가벼운것같아슬퍼진다면..

어디에서라도부담없고보답이필요없는따뜻한위안을얻고싶다면,

꼭이책을읽어보시라고권하고싶다.

타고난천부적인이야기꾼인아사다지로가들려주는따뜻하고눈물겨운이이야기들을,

언제나하루에도열댓번씩은위로가필요한나는오래전에읽고도잊혀지지않는이이야기들을오늘처럼추운밤에는소중한추억을열어보듯,월급장이가입금통장을열어보듯내노트를뒤적여다시되새깁니다.

아사다지로의<슈샨보이>란단편집에는모두일곱개의짧은이야기가실려있는데요,

포슽에다내노트에간략하게메모되어있는것들을그대로옮겨봅니다.

1.인섹트

-시골서상경한가난한고학생(사토루)과옆방에이사온모녀내연녀노릇을하는마담(나츠코)과그녀의어린딸(미레이),

대도시에유학하는시골대학생사토루의부적응,1960년대전공투(전국학생공동투쟁회의)로시끄럽던도쿄는사토루에게이질감만안긴다.그는이웃집꼬마미레이에게만정을주면서도시의비정함을견딘다.혼자있을땐어항에사육하는바퀴벌레에게위안을받는다.


"곤충을징그러워하는도쿄사람들은불행하다는생각이든다.(…)영문모를학원투쟁도그렇고,어딘가쓸쓸하면서무표정한아이들의얼굴에이르기까지모든것은자연에친숙하지않은탓일것이다.”

2.쓰키시마모정

-어린소녀미노는가난한집의장녀로거간군에의해도쿄의사창가로팔려온다.요시와라공창지대의’기세루’의최고창녀인이코마다유가되어오이란(유녀)행렬을이끌기도한다.

그러다30을넘겨창녀로는늙은나이에사창가에서몸을빼(낙적시켜)그녀와결혼하겠다는남자가나타난다.고마가타의히라미츠..그남자가사는인공섬쓰키시마로찾아갔다가..

인간의도리를지키기위해창녀신분을벗어날기회를포기한여성!

‘쓰키시마모정’은일본판표제작으로열살때유곽에팔려와창녀최고의자리인‘다유’에오른주인공이행복한결혼을꿈꾸었다가이루지못하는슬픈이야기.뱀띠해인1893년에태어난미노(巳)는이코마란이름을얻고유곽에서청춘을보냈다.스물여섯이라고속이지만실은서른이넘은그는도키지로라는야쿠자부두목에게청혼을받고유곽을떠나평범한주부로살아갈꿈에부풀어있다.결혼식을손꼽아기다리던그는신랑될사람의고향인쓰키시마를혼자찾아갔다가아버지에게버림받아배고픔과분노에떠는남매와그들의엄마를만난다.그런데그아빠가알고보니거액을유곽주인에게주고자신과결혼하려던도키지로였다.결혼함으로써미노(巳)로돌아갈뻔했던이코마는도키시로를떠나멀리떠난다.

3.슈샨보이

-구두딱이의명인눈이멀어져가는늙은구두딱이(기쿠지)가고아소년을거둬성공시킨다.

견실한중견기업사장인이치로는‘슈샨보이’란말의주인이다.슈샨보이가경마에서대박을터뜨린날,기이하게도그는철교밑구두닦이를찾는다.나이든구두닦이기쿠지는이치로에게아버지같은사람이다.전쟁고아였던이치로를거뒀고,그가입신하는발판이되었다.

"땅바닥에엎드려벌어먹는건나하나로충분해.남자라면높은곳에올라세상을내려다봐야지.”

4.제물

-오래전에버리고도망쳐나온알콜중독의폭력남편이죽었다는전갈을받은하츠에..

..20년전,불행에떠밀려도망치던길을,행복을얻고거꾸로찾아가고있는것이다.

하츠에는이제물은완전한행복의거스름돈이라고여기기로했다.

20년전버리고온아들..

..갑자기추억의다리라는이름을떠올리고하츠에는걸으면서목놓아울었다.

5.눈보라속장어구이

-마타무라사단장이장어를먹지못하게된사연..

솔로몬제도의굶주린병사들..동료를죽여뜯어먹는비참한상황속의인간,그리고동캐롤린제도의산미게르환초라는한가한섬에서열린회식,천황의하사품인특제장어구이..

상처에서기어나온구더기까지먹었던미타무라소좌,솔로몬제도로돌아간그에게사단장은호통도치지않고칭찬도하지않았다.단지똑같은명령을부여한다.

"너는,반드시,일본에,살아서돌아가라.알았나,절대로,죽지마라,반드시,홋카이도의눈속에서도록,굳게명령한다,복종하라."

"천황폐하께서죽으라고명령을하셔도사단장은굳게명령한다.반드시,살아서,돌아가라.모든것을짊어지고홋카이도로돌아가라.복종하라,미타무라."

사령부부관인‘나’에게술에취한미타무라사단장이장어구이를들고불쑥나타난다.사단장은2차세계대전중솔로몬제도에서겪었던지옥을이야기한다.말라리아와굶주림으로자멸해가는일본군은급기야전우의인육까지먹었다.당시말단장교였던미타무라는인육을먹는부하들을처형하는임무를맡았다.그는왕세자에게전황보고를하는회의에파견되며지옥탈출의기회를맞는다.하지만“눈물이나올정도로맛있는”장어를먹은뒤후방에남을기회를박차고다시전선으로향한다.

6.망향

-이모할머니가돌아가셨단부음에제자를데리고빈소를찾은여의사마사코

그장례식장에서조문객에의해보여지는진정한선의를가진인간의모습-바로이모할머니.

7.해후

-온천마을이제50이된맹인안마사도키에..

그녀의옛사랑,눈이멀어가는여자와의결혼을반대하는남자의부모..

손님을맞을때마다.혹시라도옛연인일까하는도키에.

그러다철이지나텅빈온천장으로죽기위해온손님을살려내고

명인이란소리까지듣는다.

일곱가지이야기가다따뜻한이야기라읽고있으면가슴이뭉클해집니다.전아시다시피책을대부분도서관에서빌려읽으니까지금제기억만으로더듬어가는데도역시,코끝이찡해지는위안을느낍니다.멋진글,빼어난문장이나독특한개성을가진글어느것이나다좋아하지만,아사다지로가주는이언뜻소박한듯하면서도큰위안은어떻게만들어지는걸까요?아참대단하구나!..솔직히나도흉내내고싶습니다.

아사다지로-영화<철도원>,<러브레터>,<파이란>의원작자로잘알려진일본작가.섬세하고아름다우면서신비한이야기구조와그속에담긴진한휴머니즘은그의트레이드마크다.아사다의펜은때로는단도직입적으로,때로는좌충우돌하면서독자의마음을파고들어가끝내눈물샘을찌르고야만다.아련한노스탤지어와비애,유머가뒤섞인그의이야기들은어떤부분에서감상적이고통속적이고보수적이지만그럼에도불구,슬프고답답한인생을아름답게감싸주는힘이있다.(출판사저자소개글발췌)

마흔줄에소설가로데뷔한아사다는다작으로도유명하다.그는“술을한방울도마시지않아다른작가보다3배는많이일할수있다”면서“인생의99%를읽고쓰는데보낸다”고말했다.


슈샨보이(양장) 저자 아사다지로(JirouAsada) 출판사 북스캔(2008년04월04일) 카테고리 국내도서>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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