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운암 마애승용군

참오랜만에관악산산자락에있는작은암자를찾아가보기로했다.영하십몇도의강추위가계속되다가날이조금풀렸던지난목요일인데..향교가있는주등산로쪽이아니라정부과천청사역에서내려보광사방향으로걸어오다보면여름이면가족나들이나오기좋은계곡이있고,그윗쪽에중소기업청-공업표준원옆의좁은통로가있다.여긴산불조심기간이면등산로가폐쇄되는곳이다.원래는이렇게막힌곳이아니었는데..중소기업청(공업표준원)이철책담을둘러버렸다.그래중소기업청철담을끼고한사람겨우지나갈통로만남은거다.

담을지나면저런작은초소가나온다.산불감시원으로일하는아저씨들이있는곳이다.친구와난저초소부터들러추운초소에서근무하는아저씨들에게인사를하고는초소앞의친구의마늘밭이무사한가?도보고,불자인친구는작년봄에이곳의저돌밭을일궈마늘이랑배추,상추를심었다고했다.친구의이작은밭가꾸는건저초소에근무하는아저씨들이틈틈이많이도와주었단다.얼어죽지말라고비닐을덮어준것도!이런소박한품앗이도참보기좋다.백운사김장도요리박사인친구가후닥담아준거고,배추는다수확했으니마늘만눈속에잘자라고있는걸확인,

"있잖아,이런거기르는재미이지,내가애지중지기른채소는아까워서먹지도못해.다나눠줘버려~."

초소를지나면이렇게백운사표지판이나온다.난솔직히여길10여년만에찾아오는길이다.

이좁은길이중소기업청-마당바위-일명사지-연주암으로오르는관악산제2등산로입구이다.

어쩌자고이등산로입구를중소기업청담으로좁혀놓은것일까?생전등산이라곤즐기질않는내가투덜투덜친구를따라간다.그런데길이무척미끄럽다.등산이아니라백운정사가목적지라별생각없이신고온카우보이부츠가얼어붙은눈위를마구미끌어진다.

비구니스님한분이지키고있었던작은암자는몇년전불타버리고이산신각만남았다.

암자가불탄자리에콘테이너박스하나가져다놓은참작고가난한절이다.콘테이너박스안비닐장판위의작은불상하나,

"부처님,춥지않으세요?"

현재여길관리하는건동글동글하게생긴중년의보살님뿐,모처럼손님이왔다고,꽝꽝얼어붙은식수를녹여가며차를끓여준다.너무가난한절살림이라차마디카를들이대질못했다.우물물을길어다밥해먹고,전기장판과작은전기난로로이추위를버틴다니..차한잔마시는일도폐가되는것같았다.이분한테내가나눠줄게없나?지난번중앙시장서산발토시를벗어내밀었다.

"이거내가신고온건데..보기보다참따뜻해요.함신어보세요."다행이스스럼없이받아준다.

"친구분이아주맑고,순수하고아름다운분이시네요!"참,신던양말하나벗어주고는내가들은어떤칭찬보다좋은말을들었다.

보살님은내디카를보더니여기까지왔으니마애승용을보고가란다.등산로옆길로가면마애승용이있고,이마애승용을시문화재로작년에정비도했다고,

"마애불이아니라마애승용이예요?"그렇단다.마애불은봤지만,마애승용은본적이없다.

마애승용을보러가는길이사람발자국도없고,좁은비탈이라마구미끄러진다.

"옴마,옴마야~나어떻게내려가??"

그래도사진찍고싶은욕심에엉금엉금기다시피해서이좁고가파른곳까지도착했다.

마애승용이라더니정말스님얼굴이바위에새겨져있다!

코가오똑하고잘생긴스님다섯분이웃고있다.시에서세운안내판을보니이게고려시대것으로추정된다는데..햐,고려시대에이좁은산길바윗덩이에다스님얼굴을새긴이는누굴까?많이궁금해진다.그리고여기새겨진스님다섯분은도반인친구들인걸까?그렇겠지?

우리불상에선보기힘든서구적인얼굴생김때문인지?바위에새겨진얼굴들이꼭예수님과마리아성모자상을보는것같다!(난이선들이꼭루오의그림을보는듯한느낌이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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