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촌의먹자골목끝길모퉁이에는이런귀여운호랑이두마리가출입문에걸려있는곳이있습니다.여기가제가동생처럼여기는후배시인김현식의<톰니공방>입니다.
여기사진들은재작년것입니다.2008년12월..
좀더멋진사진을찍어블로그에소개해준다고하고선,통찾아가질못하고있습니다.
물론한동네에살아서알게된후배입니다.시쓰는사람끼리동병상린이랄까..
서로물어보지않아도얼만큼외롭고,살아가는일이얼마나어설픈가하는것을아는,
김현식시인은경북대학교출신석사인데요.대구매일신문신춘문예로등단했습니다.
등단한지는꽤오래됐는데,시집도아직못내고있고,저처럼시도잘발표안하고지내고있습니다.아예시쓰고일은포기했다고합니다.이말이어떤건지나스스로너무잘알지요.
아무도읽어주지않는시,돈도안되는.아니시한편발표하려면여기저기모임이나문예지를기웃거리고다녀야하는데,그럴주변머리도여유도없는나랑비슷합니다.난순전히선배님들덕으로시집한권간신히엮어내고여전히새시집을못내고있고,김현식시인도생각하면늘안스럽습니다.그래도공방일은잘맞는것같아요.일단손재주가좋으니까시를다듬듯꼼꼼하게만들어내는것들이다멋집니다.작가이윤기선생님책상이랑신경숙씨책장이다이김현식씨솜씨예요.
품삯받는일도제대로못할만큼착합니다.마음이여려누구에게도모진말한마디못하는것도이아멜리에랑비슷하다고보시면될거예요.
혼자서늘열심히만들고는있는데..몸이약해서애쓰고만들어도충분치가않습니다.일감도늘있는것이아니구요.일감이없을땐공방월세내기도버겁다고하더군요.이렇게혼자공방을꾸려가느라일년에한두번정도밖에못봅니다.그전엔’반쪽이공방’에서공방강사를했죠.초보자들에게목공기초가르치는일을했어요.이때는곧잘내집자잘한수리도도맡아해줬었는데,이젠혼자바쁘게일하니부탁할생각도못해요.
제친구인닥종이인형만드는인형엄마엄정애씨도김현식씨한테목공기초를배웠다는군요.참세상이좁습니다.20년만에만난친구인데서로밀린이야기를나누다보니이시인김현식뿐만아니라여성문화예술기획의이혜경씨,양심수뒷바라지하는한지흔선생님..이렇게서로알고있는사람들이줄줄이연결되더라구요.
이틈니공방도내파일뒤적이다가,아차,이거여지껏미뤄두고있다니!
생각난김에이렇게묵은사진을꺼냅니다.그간계속향교왔다갔다하느라바빳으니..그렇죠.
공방내부는이렇습니다.유리창너머로보이는곳이기계로작업하는곳입니다.전기드릴같은것도써야하니까소음때문에벽을세워분리했습니다.
여기보이는나무로만든가구들이다김현식씨솜씨로만든작품들입니다.
섬세한성격이눈에보이는듯하죠?
따로집을얻을여유가없으니까공방한쪽에서먹고자고합니다.누나인저는난방이안되는데서어떻게버티나몹시걱정이됐었는데,연말에전화로물었봤더니다행히올겨울은친구집에서출퇴근하고있다고걱정말랍니다.
천정에걸려있는이것은레오나르도다빈치가제작한최초의비행기(=하늘을나르는기구)디자인모형입니다.지금봐도멋진디자인이라역시천재는달라요!
이날은제가밥이랑국이랑와인한병하고이것저것싸들고갔었어요.
"니,밥안먹었지?나랑밥먹자."동생으로여기니까그냥반말을합니다.경상도사람을만나면저절로경상도억양이나오는것도참,난초등학교시절을부산에서지낸것이전부인데내입에서느닷없이경상도사투리가튀어나오는것이신기합니다.현식이얼굴이핼쓱합니다.며칠아팠다고하네요.안아프면훨멋있어보이는얼굴인데..
고생하는것보고제가능력있는여자후배랑소개팅도시켜보려고했었는데,본인이사양하네요.결혼은생각이없다고,이럴때보면시인기질이나오죠.어떤부분은저도그렇듯,예술가들은이기적이고배타적인면을가지고있습니다.힘들거나외로워도내맘대로살기를바래요.사랑은할수있을지몰라도누군가에게얽매이는건싫거든요.
밥먹고,와인사들고간것도나눠마셨습니다.
"누나,여길와인하고커피파는데로바꿔볼까?..생각도했었어요.작업하다가허리다친뒤로는몸이아파서이젠큰거주문들어와도만들수가없으니..""누나도블로깅만하지말고뭔가돈이되는걸해야죠.인터넷에다뭘팔아보지그래요?.."내걱정도합니다.
이건김현식씨가만든소품인데귀엽지요?나한테만들어준것도몇개있는데..제일예쁜목마는다른후배시인이뺏어가버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