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임영란
달이달더러어디가느냐묻고
달이달더러어디만치왔나하고
달이달더러이리내려와나와같이놀자
어젯밤에는시퍼렇게얼은달이
동네어귀까지쫓아와휘청거리는나를단숨에쓰러뜨리고
시퍼런얼음덩이만쏟아놓고가더니
눈물콧물범벅된나를나몰라라하고가더니
따뜻한이불속서러운잠
꿈길에는달님손가락같은들꽃들이흐드러지게피었는데
맑은노래부르는강물도눈부셨는데
어느틈엔가시치미뚝뗀달이따라와
어디가니?나와놀자한다
오늘은겨울이끝나는날이자,음력정월대보름이다.그런데날이흐려구름에싸인달을만나게될거란다.
이달님사진은엊그제찍었다.시청에서워크샵이있어참석하고나오는길,문앞에서서하늘부터올려다보았다.난달쳐다보기를참좋아한다.길을걷다가도하늘한번씩쳐다보고,달이어디있나?얼만큼둥글어졌나?찾는다.이달은완전히둥글진않다.초저녁달이라약간멀기도하고,선이약간기우뚱하다.그래도예쁜달님.
오늘밤은완전히둥근달이떠오르겠지…그런데칠레지진의여파로동해에도쓰나미가몰려올거란다.달님,파도는조금만끌어오세요.그리고내은밀한꿈들에파란날개도달아주세요.나도달님에게소원을건네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