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사랑의 꽃 – 프리지아

프리지아(freesia)흔히우리가후리지아라고부르는이상큼한꽃은졸업과입학시즌에가장사랑받는꽃인것같다.겨울과초봄의싸늘한공기속에서후리지아의맑고강한향기가떠돈다.

프리지아에얽힌전설은나르시소스를사랑한숲의님프가흠모하던나르소스스가제얼굴에도취되어연못에빠져죽자,슬픔에겨워님프도시들듯이죽고,그자리에핀꽃을보고,하늘의신이그녀의순수함을기려프리지아꽃으로만들었단이야기이다.나르시소스는죽어수선화가되었고,그를사랑하던님프는프리지아가되었다.이루어지지않는사랑은꽃으로환생하는것일까?이렇듯첫사랑과순수를상징하는꽃,프리지아.

이꽃에얽힌전설을알지도못했으면서나역시이꽃은내첫사랑이다.

시를쓰는소녀였던내가사춘기시절흠모하던젊은시인에게부쳤던꽃편지의추억이다.

그당시갓등단한그의시와프로필이올라있는시전문지한페이지를오롯이잘라내어내책상위에붙여두었는데,요즘같은때에는갓등단한새내기시인의프로필에는기껏해야이메일주소정도가들어가겠지만,예전엔비밀이없던시절이어서일까?주소까지확실하게명기되어있었다.날마다그시와사진을들여다보다가어느날부터인가시인에게편지를쓰기시작했다.내습작같은짧은메모들.보내는이가누군지밝히지도않았고,내주소도쓰질않았다.시인에게보내는편지는시인이되고자하는나만의비밀이자고백이었다.가슴깊이넣어둔말들을뱉어내어밀봉하는나무처럼갈대밭웅덩이처럼그렇게쓰여진편지.그러다어느날인가는짧은글대신내책상위의화병에서이꽃한송이를집어편지봉투에넣고그대로부쳤다.

꽃편지를받은시인은주소없는봉투에찍힌소인을추적해답장을보냈다.그런데그주소도없는그답장은기적처럼내게배달이되었다.나의오래된편지.

나의프리지아는오래된고백,향기로운추억이자첫사랑이다.

프리지아의꽃말은’순진’,’천진난만함’,’깨끗한향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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