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청파동을찾은저녁,숙명대학교로올라가는길목엔초저녁달이높이떠서웃고있다.
이오래된길가엔이렇게이상하게생긴건물도있다.
앞뒤옆이전부길이고,동그란외등하나단납작한가게가참재미있다.왜이런구조가되어버렸는지는모르겠지만,건물사이의것을다철거해버린것일까?건물자체가약간기울어져있는듯한느낌도들고,이곳도재개발대상지역인걸까?청파동저녁길에서나도기우뚱걸으며호기심많은앨리스가된다.
북카페란간판이보인다.활자중독자인나는이런간판도반갑다.그래역시대학교앞다워!
여자대학교앞에는꼭있어줘야하는곳이다.오래된구두수선집.그리고구두수선하는집치고는크다.보통은이런가게는알미늄으로만든가건물인데..
바리스타교육을받다보니커피전문점들을유심히살펴보게되는데,그야말로거리곳곳이커피전문점들이다.
이미포화상태인것도같고..,이커피전문점도나름아기자기하고편안해보인다.왠지커피가아주맛있을것같은느낌이들고,청파동의비탈긴길따라약간기울어져있는의자와티테이블이날더러도와서앉았다가라고권하는것같다.
‘얘들아,이언니가앨리스였을때는말이야.이자리에멋쟁이선배가하던작은카페가있었단다.’
혼잣말을중얼댄다.언제?호랑이담배피던시절에?상고에다니던물망초독서회남자선배는졸업직전여기에다작은카페를냈다.카페이름이한글자였는데..잊어버렸다.실내장식이라야대형포스터들을벽에죽붙여놓았던곳.명직형이급보고싶다.인사동-남산-명동-강남을거쳐부산광안리에서카페를하고있단소식이마지막이라..
이런대형커피전문점의체인점도어김없이있고,
청파동의호떡집이유명한건이호떡집에얽힌러브스토리때문이다.
호떡을구워팔던총각이단골여대생과사랑에빠져결혼했다는,바로그역사를가진호떡집이다.
한동안이아름다운러브스토리는장안의화제가되기도했었는데,숙명대학교앞이라가능했던이야기지싶다.어느사랑의전설~
길가뿐아니라골목안쪽으로도커피집들이많이보였는데,이름이예쁜가게도있었고-‘작은별통신’
이곳은벽에그려놓은캐릭터가재미있어찍어본것이다.
입간판과메뉴판등을주인이직접그린것같다.
골목안에는가게이름이일본어로되어있는집도있었는데,여러가지맛있는빵과과자를커피와같이파는곳인듯.실내가좁아테이크아웃위주인것같은데..달콤하고부드러운맛을탐하는여대생들이좋아할만한아이템이다.
오래된골목길이주는정감은이런것일까?원기선배가지내던자취방도이런골목어딘가에있었는데..사방벽을책이에워싸고있어서옷들은천정에다죽매달아놓았던방.방이라기보다헌책방이나고서점에들어온것같았던곳.
학창시절엔곧잘청파동나들이를했었다.아무볼일없이도집이후암동인친구와이골목을헤매다녔고,조금큰후에는숙명대학교기숙사감을하던선배언니를찾아오거나,대학신문편집장을하던친구덕에학교잔디밭에서뒹굴뒹굴하기도했다.’야,여긴남학생들이없으니까너무편하다.이렇게마음대로잔디밭에드러누울수도있고말야!’
난청파동에가면앨리스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