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집을구하고,대출받으러뛰어다니고,모자란집세는대출받은후에주기로하고,먼저이사부터하기로했다.다음월요일-식목일이내이삿날인데,이사비용자체도만만치가않아,어떻게든대출받는액수를줄이려다보니..내형편에포장이사는할수가없고,(포장이사비용이란건최하가40만원이다.)보통내짐정도면50만원이란다.지금사는곳에서2분거리인곳이라해도마찬가지.그래궁여지책으로동네분들도움을받아이사하기로했다.
문제는내짐이부피가큰건없지만,졸망졸망한짐들이가짓수가아주많다는것.가장곤란한건책이다.책을줄이고줄였는데도여전히책장을보고는사람들이기가막혀한다.이걸어떻게둘이서다옮길거냐?(아저씨두분이이사를도와주기로했으니..)여긴관악산과청계산이있으니산림감시원과산불진화대가있는데,산불진화대에있는분중에트럭을가진분이계셔서기름값만드리고도움을받기로한건데,이분들은주말에도근무를해야하고,월,화요일중하루씩번갈아가며쉰다.그래월요일을이삿날로잡은거다.
어제이분들이와서내짐을보고는기가막힌가보다.일단무게가나가는책부터박스에담아내놓자고한다.그래어제는책들을이삿짐바구니에다실어현관입구에다쌓았다.노란프라스틱대형바구니가모두11개나된다.그리고도미처담지못한것이또남았다.길길이쌓여있는책더미들.책장두개에쌓아둔것이꺼내놓으니이렇게대단한분량이된다.아저씨들둘이후다닥담아버린건할수없지만책을더줄여야할것같다.
오늘오후늦게나비가내릴거라더니..아침에눈을뜨니빗소리부터들린다.’옴마야,내책들어떡해..’
울보인나는속상하니눈물부터터져나오는데..급한대로보일러실을뒤져비닐을찾아덮었다.그리고나서바로이삿짐을날라주기로한아저씨한테전화를했다.아저씨가갑빠(?)포장마차의비닐텐트같은것를들고달려오셔서덮는다.좁은현관밖공간을책바구니가가득쌓여있으니움직이기도힘들고.비닐텐트를덮어씌우는일자체가보통일이아니었다.아저씨는이런일에도요령이있으셔서,긴막대하나구해오라고하더니그막대로천막을비좁은틈사이로꾹꾹눌러덮는다.
‘비야,제발조금만내려줘,응.’비닐천막을뒤집어쓰고,문밖에서비맞고있는내책과CD들때문에울적하다.내책들뿐만아니라,사람도문제,이사갈집도배를하려하니까그전에세살던사람이벽지에다덕지덕지페인트칠을해놓았다.벽지에페인트칠한건벽지를다뜯어내고다시초배지를바르고도배를해야하는데,이게또보통일이아니란다.페인트를칠한벽지는접착제처럼벽에들러붙어서잘뜯어지지가않는다.그러니도배비용이두배로든다는것,내자신이너무한심하다.요즘은매사가인건비다.도배비의절반이상이인건비인것이다.
도배사일일품값이13만원이란다.두명이일해야하고,일이많으니툴툴댄다고,산넘어산이라고,이사한번하려니걸리는것이한두가지가아니다.지금내집안은빈박스가산처럼쌓여있다.내가며칠에걸쳐짐을조금씩다싸야한다.내손으로포장하고내손으로정리해야하는것.올망졸망한짐싸다말고,블로그에들어왔다.
지금은내가제대로이사를해낼수나있을지걱정.내친구야너그래다몸살나면더큰일이니까포장이사에맡기라고했지만,어떻게든이사비용을줄여야만하는현실은이렇게밖에안된다.대출받는돈은갚아야하는돈이니까어떻게든대출액수를줄여야만하니까.모든비용자체를줄일수밖에없다.
어떻게든12평좁은공간에내짐들을우겨넣어야하는데,움직일때마다주변사람들의구박덩어리가되는내책들.이번엔내책들을더큰마음먹고팍줄여야만할것같다.
이봄,내책들에게도내게도커다란우산이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