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탁위에꽃을두어본것도오랜만이다.꽃은얻어온것인데,장보러나간길에울동네시의원사무실에들렸다가사무실개소식날들어온화환들을치울거라고해서화환에서뽑아온것이다.꽃의재활용인셈인데,랄라~쌀사러나갔다가또쌀대신꽃을한아름안고들어오는나.찬장구석에잠자고있던화병을꺼내꽃을식탁에올리니집안이환해진다.
내작은식탁,포슽에배경으로곧잘써서이웃님들눈에는낯익을내식탁보.이사하면서나나가발톱으로박박긁어놓은일인용안락의자들은다내다버렸다.그래이젠식탁의자가하나뿐이다.벽에걸린건여전한내유니버셜영화사의오랜된영화들을모아놓은직소퍼즐액자.식탁위의웨딩도자시계는내가에네스코(홀마크자매회사)도자인형이랑장식품들체인점을했던기념으로남겨둔것.친구는내가살아가는모습이너무아슬아슬해서참정신없는여자라고하고,내남동생조차도’누나는정말애같아!’한다.전세금모자라절절매면서도무지돈모으는데는관심이없고,돈버는일도제대로못해내고,돈도안되는비싼인형가게를한일이나되지도않는문학잡지사에다의논도안하고전재산을덜렁가져다안긴일이나,솔직히내사는꼴이기가막히다못해한심할지경인데,누나니까마구야단치지도못하고,이젠걍내버려둔다.그래도그럭저럭살아나가고있으니..
이렇게바로현관문열자마자주방이다.현관옆의신발장은사이드책장으로쓰던것을꽂혀있던책을버리고새로락카칠을해서신발장으로만들었다.락카남은걸로바구니까지밝은녹색으로리모델링.바로옆이싱크대이다.
이런액자나인형따위를끌어안고이사다닌다고친구는혀를끌끌찬다.
현관의파란우산꽂이도20년이나된것이다.난참버리는일을잘못하는사람이라,책이건옷이건,오래된신문기사쪼가리,편지들,일기장들이젠쓸일도없는원고지뭉치들까지다끌어안고살았다.9년만의이사는내게참많은것을되돌아보게만들었고,버려야할것들이이렇게많았나싶기도하다.내딴에는한참내다버린것같은데..들여다보면이런묵은종이조각들만으로몇상자가되니,이젠이것들도조금씩정리해나가야겠구나생각한다.지금처럼인터넷이계속발전되어나간다면더이상종이에다글을쓰지않는시대가머잖아올것같기도하고,그런데책만큼이나무게가나가는이런메모,노트들은어떡할까?조금씩컴퓨터에다옮겨저장해야겠지..
신발장위바구니에꽂아둔것은조화이다.화환이란걸들여다보면생화와조화가섞여있다.그래조화도몇개뽑아와본것인데,조화를이렇게바구니에꽂아보아도명랑한느낌이나서좋다.
식탁위의꽃을꽂아두고행복하다.날씨도풀렸고,새벽에컴앞에앉아있으니아침일찍교회가는주인아주머니인사도받고,2층의친구는언니랑서울대공원으로벚꽃구경간다고,자전거를끌고나선다.’응,먼저들가,나도이포슽글마저쓰고쫓아갈게~~!’다른곳은벚꽃이지기시작했지만,대공원은이제시작이다눈부시게피어나고있는중.날이맑다면금상첨화일텐데..현관문을열어두었더니나나는좋아라들락날락하고동네길냥이들이다들어와나나밥을훔쳐먹다가나랑눈이마주치자잽싸게달아난다.’뗏쥐,니들밥은따로줬잖아!’그래도귀여운노랑이삼형제@!
식탁위엔알록달록한가베라,창밖은목련이한참피고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