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을연애하는여자
이층에사는친구가젤부러운건여자형제가많다는것이다.친구는팔남매의막내그것도남자형제하나에칠공주=여자형제가일곱명이나된다.그런데여자형제가많다고다친밀한것은아니란다.형제들간에도더가깝고덜가까운형제가있나보다.젤가깝게지내는건같이과천에사는바로위의언니와둘째언니인데,이둘째언니는시흥에사신다.과천서시흥이가깝기도하고차를가지고계시기때문에주말이면곧잘이둘째언니가차를몰고놀러오신다.난가벼운인사정도만하고지나다가,어제는동생집에서주무시고가신다고하니나도올라가어울렸다.
이언니,팔남매의둘째시니나이도지긋해내이모뻘이시고,머리는완전하얗고,체구도작은편이고,음,이웃인데레사님이랑비슷(?).더구나십년전엔자궁암수술을받으셨고,그리고도몇해전또유방암수술을받아가슴도한쪽잘라냈단다.그런데무척서글서글한성격이시다.어쩌다연애이야기가나왔는데,세상에첫사랑이야기를너무재미나게들었다.죽기전에그상대첫사랑을꼭한번만나보고싶단소망이라,날더러인터넷으로좀알아봐달란다.친구나그언니나다인터넷을잘못한다.그저컴을켜고끄고하는수준이다.그래검색을해봤다.제물포고등학교동창홈페이지도찾아보고,ㅇㅇ대학사이트에도들어가보니,논문들과관련된리포트와방송강의잘들었다고제자들이블로그에올린글들이죽뜬다.결국이분사진한장을찾긴했는데,대학에선퇴임을하셨으니,지금은무얼하고지내시는걸까?그남자분은서울농대를다녔단다.그래둘이연애할땐함께시골로내려가농사지으며살자!약속하고했는데,언니아버님이완고하게반대,결국아버지가골라준남자에게시집을갔다는이야기이다.이젠손자까지달린할머니이신데,나이들고몸이아파자궁도유방도잘라냈지만,마음이나추억은결코잘라내지지않고,오히려날이갈수록생생해지는것일까?
사랑해줘서고마워요!
수원에있는서울농대로갓대학에입학한남자친구면회를간이야기를하는데,그때자신이입었던원피스색이랑무늬랑,그면회소풍경이랑같이나와수원역에있는’희정다방’서커피마신이야기(다방이름까지또박기억)밥먹었던중국집이름까지세세히기억을하고(ㅇㅇ반점-이건내가잊어버렸다.),그때받았던연애편지들도수십년을가지고있다가남편에게들키는바람에태워버렸다고,아쉬워하면서도그편지내용을줄줄암기하신다.사랑은이런것일까?첫사랑은?
‘내가죽을때가됐나봐,죽기전에그사람꼭한번만나보고싶어.사랑해줘서고마웠다고이야기해야지…’
이렇게순수할수가!평생에걸친사랑이라니!나이들어도여전히소녀시절의마음그대로인이언니의소원이꼭이루어지길바란다.
아니내게도,나도꼭이런연애를해보고싶어진다.내마음속에도있다.연애란식물과같아서마음의물을많이주고보살피면쑥쑥자라예쁜꽃을피우지만,갈등과이기심,사소한오해란질병에도깨지고상처받고하는데…어쩌면난제대로꽃피우기보다는미리겁먹고마음의문을닫아시드는연애만한것은아닐까?
몸이멀쩡한나도제대로못간직하는것,이언니의평생에걸친연애감정,이것보다더아름다운화초는없을것이다.
나도훗날내마음속의그사람에게고백하고싶다.’사랑해줘서정말고맙습니다.’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