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영화 보는 재미는? – 댁의 부인은 어떠십니까

옛날영화를보는재미는?

난일요일밤,별다른일이없으면,EBS에서해주는한국영화를챙겨본다.어제는이성구감독의1966년작멜로드라마<댁의부인은어떠십니까>를봤는데,이영화도참재미있게봤다.보다가버릇대로사진도몇장찍었지만,흑백영화필름의화질도나쁘고,티브이를찍은거라영그렇기는하다.

아침에일어나한참을이영화에대해검색을해봤지만,보도자료로올라있는사진은한장뿐이다.영화가개봉된1966년당시로는대단한화제작이었나본데…

이성구감독은1928년함경북도함흥출신이시란다.나의외조부모님과어머니의고향인함흥이란이름이반갑다.미국에계신걸로알고,어떻게지내시나?궁금하기도하다.영화계의원로이신데..<장군의수염>(1968)이나최초의70mm영화인1971년작<춘향전>등을연출한이성구감독은영어에능통하고영화이론에해박한지적인감독이었다고한다.당시로는한국영화계의누벨바그운동을시작한인물이었다고하지만,이영화<댁의부인은어떠십니까>는자극적인제목에다그내용역시전형적인멜로드라마이다.

지금열심히읽고있는오르한파묵의<순수박물관>의배경인1970년대의이스탄불과오버랩되기도한다.우리나라는일제강점기에근대화되기시작해서한국전쟁을겪으면서급속히서구화(미국화)되어버렸다.60년대란이런외적인면과전통적인사고가충돌하던시기가아니었을까?이시대의옛날영화를보면서우리아버지어머니시대의가치관,사고를객관적으로보는재미가있다.

댁의부인은어떠십니까(1966년작,흑백35mm,117분)

감독이성구

출연김지미,신성일,김진규,윤인자,전계현,최남현,김희갑,김순철


<댁의부인은어떠십니까>는행복한가정의한주부가우연히댄스홀을갔다가한청년을만나게되고,둘의위험한만남이계속되면서남편이이사실을눈치채게되는…그런줄거리의영화이다.지금으로보면전혀충격적이거나새로울것도없는이른바바람난아줌마에대한이야기지만,영화가개봉된군사정권하의당시로는노름,제비족,춤바람등을소재로한영화는모두검열과정에서엄격한통제를받았던시절이란점을감안하면상당히충격적이기까지한작품이다.

김지미씨가역시한국최고미인이란걸새삼느끼게하는작품이기도했고,이런앵글같은걸보면이성구감독이왜한국의누벨바그기수라불리는지도짐작이된다.부부의갈등을화면으로보여주는장면이라찍어본건데,먼저남편을이런식으로전면에보여주다가다음엔죄책감에사로잡힌김지미씨의그늘진얼굴.

내가옛날영화를보는가장큰재미는이런것이다.바람난부인과건달(신성일)의약혼녀가찾아와대면하는장면인데,이장면을대한극장앞육교위에서찍었기때문에화면뒤로대한극장이보이는것.확대시켜살펴보니당시상영하던영화는알랭드롱,장가방주연의<지하실의멜로디>이다.저영화감독이누구였었지?(앙리베르뉘유?)지금은기억이안나지만,한참저런류의르와르영화를잘만들었던감독인데..

역시화면배경을보는나.대한극장앞육교위에서퇴계로2가쪽을잡은장면인데…화면의오른쪽하얀빌딩이아스토리아호텔인데,지금도호텔인지는모르겠다.영화<겨울여자>를찍을때김호선감독이저호텔서기거했었단말을들었던기억이나고,통행금지가있던시대에많은감독들이저호텔을작업실겸사무실로애용했던걸로안다.

한국형멜로드라마에선꼭비오는장면이있다(?).무슨공식처럼비련의혹은부도덕한여주인공이집을쫓겨나는장면에선비가내린다.화면이울고,주인공도울고,한복차림의김지미씨가대한극장육교위에서자살을기도하는장면이다.춤바람이나서건달들한테걸려협박까지받고한사실이남편한테탄로나집에서쫓겨나는부분부터비가내리기시작해서이렇게비가육교까지따라온다.장대비속의주인공따라당시의많은여성관객들도울었겠지?일제강점기에다한국전쟁어느가정이고슬픈일이없는집이없었을것이고,이런멜로영화야말로우리에게꼭필요한것이아니었을까..하는짐작도해본다.극장의어둠속아니면어디서맘놓고울수있었겠는가?

이장면을왜찍었나하면,배경의스탠드랑화병을보여주려고한것인데,화병하면저런모양의화병뿐이었던시절도있었고,스탠드는영화속에서보면늘저렇게갓을기울여놓았다.왜그랬을까?비스듬히기운스탠드갓은옛날영화마다어김없이그렇다.난왜이런사소한것이신경이쓰일까?참.

옛날엔제비족도사무실이있었다(?)춤바람난가정주부를유혹하고협박해돈을갈취하는제비인신성일씨와김순철씨사무실과전화-(당시엔흑백전화기밖에없던시절이었다.전화기자체가귀하던시절이라저렇게전화기전용받침대까지!)

영화속의부부침실.침대머리맡의유리박스에든인형도나의관심품목이라저인형을찍은것.

*박춘석작곡의주제가를가수위키리씨가불렀단다.노래는들어본적이없어서모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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