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으른난,밤중에집에들어오면그저쉬고싶다는마음뿐이라..포슽을일찍올려야지..하면서도결국아침에일어나커피한잔마시고나서야’오늘은뭘올릴까?’궁리를한다.지금열심히읽고있는책은기리노나쓰오의<메타볼라>인데,무척재미있어서잠자는시간을줄여가며읽고있다.이제한시간(아니30분?)정도더읽으면다읽을것같은데..
난책벌레면서도책읽는속도는무지느리다.속독이란게나한테잘안먹힌다.책을읽으면서그장면장면을머릿속에그려보느라,그러다머릿속에잘그려지지않는문장은되돌아가다시읽기도하고…암튼<메타볼라>는거의다읽어가니까,먼저오래전부터올려야지하고미뤄둔이책부터소개한다.
<부드러운볼>-기리노나쓰오/권남희옮김/황금가지
기리노나쓰오의<부드러운볼>을오랜만에다시읽었다.너무오래전에읽어서(..10년전쯤,’내아이는어디로갔을까’란제목으로출간되었었음.)그야말로처음읽는듯이..범죄는일어났는데,그리고사람들을끊임없이범인을찾아헤매는데..끝까지범인은밝혀지지않는다.이런추리소설도있다.
먼저이소설은1999년나오키(直木)상수상작이다.나오키상이란것이작품성에다대중적인재미를겸비한소설을가려상을수여하니까,나오키상수상작이다하면대부분재미난책이라어느작가의작품이되었건수상작들은일단읽어도실망하지않는다는보증수표같다
<부드러운볼>은짧게말해"남편의거래처담당자와불륜에빠진주인공의어린딸이실종된이야기"이다.(*혹시비슷한이야기를다룬영화’올리비에올리비에’를기억하는분이계시다면..?참고로,)착실한가정주부들이불륜에빠지게되는것은여러이유가있겠지만,가장큰것은삶의무의미내지는삶의목적성을잃었다고느끼기때문이아닐까?
이작품은불륜에빠진여성심리의묘사와딸을잃어버린어머니의심정이정말교묘하다고할정도로치밀하게묘사되고있다.정신적인경계상태인여성이불륜에빠지고,밀회를즐기기위해양쪽집가족이함께별장으로놀러갔다가거기서가장어린아이가실종된다.유괴된것이라면협박전화라도있어야하는데..아이는그존재자체가없었던것처럼완전히사라져버린것.아이의실종으로두가정은파괴되고,가족들은극심한고통을겪는다.그중에불륜에빠졌던엄마카스미의죄책감이이야기의전부를누르고있다고해도과언이아닐정도다.
기리노나쓰오의작품들을읽으면읽을수록대단한저력을지닌작가라고생각이되는데,현재번역되어져나와있는건거의다읽은것같은데..어째기리노나쓰오에대해선한번도리뷰를올리질못했다.내가권하고싶은책은이<부드러운볼>,<그로테스크>,<아웃>,<메타볼라>특히나<아웃>은한공장에서만난가정주부들이남편살해를도모하는이야기인데,꼭읽어보라고권하고싶은작품이다.(이작품은발표된해에에드가상후보로까지올랐었다!)
기리노나쓰오는본격추리작가는아니고추리적인상황설정을가지고,등장인물들의심리묘사를세밀하게잘보여주는작가이다.이<부드러운볼>을다시읽으면서’역시기리노나쓰오가대단해!’하는느낌을받았다.불륜으로인해더해지는죄책감으로주인공카즈미가겪는심적인고통의묘사는정말놀라울정도다.이작품이사건이해결도안나고,-소설의초반에실종된7살짜리어린딸유카는끝끝내발견되지않는다!누가유괴한것인지범인도밝혀지지않고,그런데이책은나오키상을받았다.단순한범인찾기의수수께끼가아니라아이의실종으로해서주변사람특히아이엄마가겪는극단적인심리상태가세밀하게묘사되어있다.아,이래서!
오히려이런면이작가기리노나쓰오의특징을잘드러내주기도한다.(내가무척좋아해서리뷰도여럿올린같은일본의여성작가미야베미유키와비교하자면,미야베미유키의세계는대부분밝고,명랑(?)한데,기리노나쓰오의인간심리묘사는더현실적이고,어둡다.)
이작품에서가장압권이라고한다면카스미가남편거래처담당자인이시야마와불륜에빠지게되는심리묘사와이시야마의별장에서유카가실종되고난뒤,몇년이흘러도유카의흔적조차도찾질못하고,사건과연관된인물들이실종을둘러싼여러의문에대해상상하는여러가정들인데,하나하나모두소설의결말로엮어도될만큼논리적설득력이있는것에감탄을하게된다.
—책속에서—-
유카의실종따위는츠타에게는아무관심도없는일인것이다.어렴풋이알고는있었지만,카스미는아무것도잡을수없는어두운구렁텅이로한없이떨어지는듯,탈진해버린느낌에휩싸였다.이렇게유카의존재는모두에게잊혀져가고있다.자신의문제가타인에게는별것도아닌문제라는걸느낄때,표현할수없는고독에견딜수없는법이다.
‘언제까지고이렇게있고싶어요.’
‘이렇게있자.’
‘언제까지?"
그말을물은후,자신은무엇을찾고있는것인가하고카즈미는생각했다.이미파멸은보이고있었다.파멸속에서두사람만의새로운세계를만들수있을것인가.이시야마와이대로살수있다면아이들을버려도좋다는생각마저했다.-92쪽
"기다려서어떻게하라고요?당신은지금당장나를도와주지않잖아요.그렇다면의미가없어요."
카스미는고개를저으며작은목소리로중얼거렸다.
"알수없는미래를위해뭔가를기다리는것,난할수없어요.지금까지한적도없고,하고싶지도않아요.내겐언제나지금밖에없어요."
-유카가실종되고난직후카스미와이시야마의대화..-105쪽
인간은자연속에서살고있다.당연한것을병이들때까지는전혀깨닫지못했다.눈이내려길이얼면두꺼운옷을입으면되고,따뜻해지면옷하나를벗으면된다.지금우쓰미는그런식으로추위더위를이겨온건강한육체를잃어가고있다.아주약간만습도가높아도금방몸이나른해지고구토가난다.육체의고통이큰가적은가에따라서자신을둘러싼자연의변화를느낀다는것은놀라움이다.이런것이야,하고우쓰미는생각한다.살아있다는실감은육체를통해느끼는것이다.-위암으로죽어가는형사우쓰미의독백-176쪽
지병인메니에르증후군(갑자기현기증,이명,난청,구토등을일으키는병)이나타나간신히서있는정도였다.
…카스미의엄마가카스미가다섯살때모르는중년남자를따라가실종된사건을이야기하는부분.-467족
2층방에엄마가자고있다.하지만나는외톨이.
유카는엄마가엄마의엄마나아빠를싫어하는감정을겨우이해할수있을것같았다.뒤에서무슨소리가나서돌아다보니한남자가생글생글웃으면서유카를보고있었다.
이사람은나를죽인다.
유카는빨리죽여달라고가는목을내밀었다.-끝548쪽
기리노나쓰오(橋岡まり子)
1951년이시카와현가나자와시에서태어났으며,호적상본명은하시코마리코(橋岡まり子)이다.세이케이대학법학부를졸업하지만,당시몰아닥친석유파동때문에영화관,광고대리점등일정치않은직업을전전하다24세에이른결혼을하였다.하지만전업주부로생활하면서도언제나가슴에품고있던소설창작욕을살려1984년로맨스소설『밤이떠나간자리』로데뷔한다.그후약10년간노바라노에미,기리노나쓰코등의필명으로로맨스소설,청소년소설,만화시나리오작가로활동하였다.
그러던중1993년『얼굴에내리는비』로일본추리소설의등용문인제39회에도가와란포상을수상하며본격적으로미스터리추리소설작가로뛰어들었다.이를위해그동안활동해오던로맨스,코믹장르의집필을중단하였다.그리고1995년신주쿠가부키초를무대로한여성탐정‘무라야미로’시리즈로독자적인세계관을구축했으며,여자프로레슬링을소재로한『파이어볼블루스(1995)』를출판하여이름을알렸다.
마침내1998년발표한『아웃』이일본추리작가협회상에선정되며일본전역에‘기리노나쓰오’열풍이일었다.당시까지만해도남성작가들에의해주도되던추리미스터리소설분야에서여성작가의입지는매우좁았다.그러나평범한주부들이잔혹한범죄에빠져드는과정을실감나게묘사했다는호평을받은『아웃』을통해일본에새로운여성하드보일드를구축했다는평가를받았다.이작품은출판7년째되는해인2004년에세계적인추리상인에드거앨런포상최고소설최종후보에일본인으로서는처음으로노미네이트되는쾌거를거두기도하였다.
기리노나쓰오는그후에도승승장구의길을걸어1999년『부드러운볼』로제121회나오키상을수상하였고,2003년엔『그로테스크』로이즈미교카문학상을,이어2004년에는『잔학기』로제17회시바타렌자부로상을수상하였다.그밖의작품으로『잔학한기록』,『천사에게외면당한밤』,『사람의행방』등이있다.(출판사소개글)
부드러운볼
저자
기리노나쓰오
출판사
황금가지(2009년12월31일)
카테고리
국내도서>소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