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들과살고,길고양이들을한두마리씩챙겨주다보니이젠고양이돌보는일이내인생의중요한일과가되어버렸다.내가못견디는것이배고픈길고양이들의울음소리다.울동네길고양이들먹이를주다가이웃들한테싫은소리듣는일도한두번이아니라이젠이골이날만한데..여전히마음을다친다.
사람들은고양이가더러운동물이라고생각하고,배가고프면도둑질해서먹고하니까먹이를주지말라고들얘기한다.이건꼭나치들이유태인을대하던사고방식이랑비슷하다.사람이나동물이나마찬가지다.번연히눈앞에서굶주린동물들을보고있는데어떻게그걸외면할수가있나?
이영리하게생긴길고양이는사무실근처에서만난길고양이다.내가길고양이를돌보는방식이란어떤틀도없다.그저내눈에띄면가지고다니는사료를그근처에다놓아두는것.
첨엔사무실근처검은길고양이와회색얼룩고양이만돌보다가어느날사진을찍다보니길건너편에서날빤히쳐다보는냥이를보았다.아마도위의사진의고양이형제인듯하다.그고양이는귀에중성화수술표식을달고있었으니까..그래서그다음날부터는건너편에도길고양이밥을놓아두기시작했다.
비간간이내리던저녁시간.길건너로두부팩에담은사료와물통을들고건너갔다가애처로운울음소리를들었다.다가구주택담벼락에바짝붙어서울고있던너.이미여러군데사료를나눠준뒤라사료를담을것이없어비닐봉지채로놓아두고는,울고있는길냥이에게물어보았다.
"야옹아,야옹아,왜울어?비가와서땅이축축해서싫은거니?배가고파서그런거야?"
고양이는잠시울음을멈추고날빤히바라본다.도망치지도않고,
내가고양이말을알아들을수있다면얼마나좋을까?나나의말은왠만큼알아듣지만,다른길고양이들의울음소리는그저’배가고파요.’하는정도로만들린다.이길고양이랑대화를나누다또지나가던아주머니한테야단을맞았다.
"더러운고양이밥주지말아욧!"매섭게한마디던지고지나간다.
나도화가나서부글부글하지만,그냥참는다.세상엔동정심을잃고,마음이닫힌사람들도많으니까..
"괜찮아,야옹아,낼도또올께.이거먹고,기운내서어디잠잘곳을찾아봐.안녕!"
며칠전13층에서이웃집고양이를던져버린할머니기사를보고경악했다.영국에서벌어진쓰레기통에다고양이를버린할머니보다훨씬심한경우인데,이것이바로우리나라의반려동물(=고양이와개)들의현실이다.물론말이안되는경우이지만,난사람이란살아온습관이나선입관을쉽게고치진못하는것이라고생각을한다.그러니감정적으로그할머니를매도하기만하는건문제해결이아니란거다.내부모나이웃을사랑하듯이,자연과생명을가진것들에대한존중심을자라는어린아이들서부터가르쳐야한다.
길고양이문제하나에만국한된것이아니다.세상에서가장아름다운것,가장인간적인감정은연민의감정이다.나보다약한존재,나보다어려운이웃,무엇보다변변히가진것없는나보다훨씬마음이가난한사람들에게난연민을느낀다.술이취해고양이를학대한젊은여성도,재혼한남편의학대에못이겨딸과자살한주부도장문의유서를남길거라면왜딸까지데리고죽었을까?그가난한마음의절망감이얼마나어두웠으면…그모녀를생각하며또한참을울었다.생명에대한존중이란내자신의생명도마찬가지다.자신의생명부터존중할줄알아야하는데,거기다어린딸의생명까지.참,
올추석은환한보름달을보기어려울거라고하지만,모두들달님보다환하고,빛나는연민을가진명절이되었으면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