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출근하면서미화원아저씨들이낙엽을쓸고있는걸봤습니다.이길을지날때마다저프라타너스잎들도사진찍어야하는데..생각만하다가결국이렇게낙엽이다쓸려나가는걸보는군요.내기억엔더오랫동안낙엽이쌓일때까지내버려뒀었던것같은데..올해는낙엽도별로볼품이없다?고여겨진것일까요?아니면올해의대학수능시험이끝났기때문에이젠낙엽을쓸어내도된다..는생각이었을까요?시의다른가로변은은행나무가많지만,이길은프라타너스가죽심어져있는곳이예요.프라타나스하니까,또요시모토바나나생각이납니다.’프라타너스’란단편은남미의도시멘도사이야기였어요.바나나의<불륜과남미>란여행소설에서내가가장인상깊게읽었던이야기이기도합니다.
바나나가이야기해준프라타너스나무가많다는쓸쓸한고원의도시멘도사를상상하며쓸려담기는낙엽들을보았습니다.
"사진은왜찍어요?"미화원아저씨가묻습니다.
"낙엽이아까워서요…"
"낙엽이아까워요?허허허…"
미화원아저씨는내대답이의외였는지털털웃으며다시빗자루를집어들었습니다.
이건며칠전에찍은사진인데..은행잎들도작년처럼풍성하지않습니다.그래오늘이곳의낙엽도깨끗이쓸려버렸습니다.전프라타너스도은행잎도아까워요,왜이럴까요?거리가지저분한건안좋은데..낙엽이주는정감은따로있죠.내집앞의나뭇잎(주로감잎과은행잎)은나도열심히쓸면서말이죠.
거리에바람이불고,낙엽이바람에휘날리는그순간을,낙엽으로인해도시가잠시그삭막함을벗어나멜랑콜리해지는그순간을사랑하기때문일까요?
떨어진나뭇잎만보아도눈물이핑돌던사춘기시절에서아직도못벗어난것일까요?
요시모토바나나의이야기에서처럼나도나이차가많은남편과두툼한옷을껴입고,아무말없이쓸쓸하고황량한느낌을주는프라타너스낙엽위를천천히걷고싶어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