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동과 읽는 재미의 정점 – ‘안젤라의 재’

‘연평도를생각하며..’란글을쓰며마지막을’왜우리는독일처럼평화통일을하면안되는걸까?’라고썼더니어느분이독일과우리는다르다고쓰셨더군요.우리는한국전쟁이란내전을겪었기때문에평화통일을이루기가그만큼어렵단지적이었습니다.그렇죠?혼자곰곰궁시렁생각하다가최근에너무나감동적으로읽은이책도생각이났습니다.전정말이지<리뷰>쓰는일이가장곤혹스럽습니다.책벌레라책은계속읽지만,다제목만달아놓고,언젠가기분나면완성하겠지?하고는내블로그의비공개인’잡동사니’카테고리에다밀어넣고말죠.시간많이걸리고,힘든데,조회수는별볼일이없구요.앞으론리뷰간단하게쓰는방법이라도개발해야하는건지,원.

안젤라의재-프랭크매코트지음,김루시아역,문학동네,2010

퓰리처상
전미도서비평가상
LA타임스도서상
애비어워드수상!
뉴욕타임스,타임,전미서점연합,보스턴글로브,엔터테인먼트위클리,
피플매거진,베니티페어‘올해의책’!

이책에바쳐진찬사가이렇습니다.영화화도되었구요.그런데이렇게감동적인책이왜우리에게는올해서야번역출간이된건지?영화도국내개봉이안되었어요.아쉽습니다.책을읽고나니까,알란파커감독이만들었다는영화도너무궁금해서구글검색으로찾아봤는데..1999년알란파커감독연출,에밀리윗슨,로버트칼라일주연.알란파커감독이영화도잘만든것같네요.

유럽에서가장한국인과비슷한기질을가진나라라하면난아일랜드부터떠오른다.800년에걸친영국통치시절을견뎌낸나라.종교적갈등(가톨릭과영국국교의대립)으로인해한나라가둘로쪼개지는내전을겪었던나라.다정다감한국민성,개인적인추억으로는내가중학생이되고내용돈으로맨처음산책이’아일랜드의봄’이란제목의청소년문고였다.책은오래전에잃어버렸지만,그리고다시는출간되지도않고있지만,아일랜드의여류작가의성장기비슷한내용이었던걸로기억이난다.주인공소녀가아침에잠을깨면침대를빠져나오기가얼마나괴로운지새벽의습기와냉기에대한묘사는지금도생생하다.

그아일랜드.그것도대기근을겪고,궁핍하던시절의아일랜드에서성장기를보낸사람의이야기를인상적으로무척재미있게읽었다.너무재미있어서이야기가끝나가는게아쉬웠을정도로!

소설보다더소설같은이야기가바로프랭크매코트의<안젤라의재>이다.이책은소설이아니라저자의지난한유년시절에서부터청년이되는과정까지의성장기,즉회고록이라부를수있는논픽션이다.이책은몇년전에인상적으로읽었던<내인생의아이들>정도의아니그보다더한감동을준다.<내인생의아이들>에서는보기힘들었던면,저자의유머감각이다.프랭크매코트란분은문장의재치와입담이대단해서감동적인이야기를읽어가는동안에도중간중간폭소를터트리게도만든다.언젠가내가청소년들에게권하고싶은책목록을만들어봐야지생각하는데,여기에꼭넣고싶은책목록에추가해야겠다.

내가권하고싶은책은<삼국유사><그리스신화><삼국지><허클베리핀의모험><개가되고싶지않은개><내인생의아이들><김동인,김유정의단편집>등…권하고싶은책의첫째조건은읽는재미를만끽할수있어야한다는것이다.문학성,예술성,학술적가치이런것을떠나서일단재미있고,감동적인이야기가우선이다.

전쟁이란왜일어나는것일까?여러복합적인요인이있겠지만,난무엇보다큰영향을끼치는것이경제적인면이라고생각한다.독일이전쟁을일으킨주요인이당시독일의궁핍함이아니었을까?하는내식으로의해석인데,저자매코트의부모는아일랜드대기근을피해미국으로이민왔던젊은이들.이새가정의장남으로뉴욕에서태어났지만,대공황의여파로일자리찾기도힘든데다.갓태어난여동생이죽고,엄마안젤라는정신불안상태로빠진다.그래아일랜드로돌아가는역이민을택하는가족.사진이뉴욕에서배로아일랜드의고향으로돌아온매코트가족.

우리아버지와어머니는뉴욕에그대로눌러앉았어야했다.당신네들이만나고결혼하고나를낳았던바로그도시에.하지만두사람은내가네살,남동생말라키가세살,쌍둥이올리버와유진이첫돌이채안되고,여동생마거릿은죽고없을때아일랜드로되돌아갔다.

어린시절을돌이켜보면내가어떻게살아남았는지그저놀랍기만하다.물론내어린시절은비참했다.행복한어린시절따윈어차피별재미도없잖은가.보통의불행한어린시절보다훨씬더고약한게아일랜드인의어린시절이라면,그보다더고약한게가톨릭계아일랜드인의어린시절이다.

어릴적고생을떠벌리며우는소리를하는사람들은어디에나있지만,나의아일랜드판고생과는비교도할수없을거다.가난,무능한데다수다스럽고술에찌든아버지,삶에좌절하여난롯가에앉아탄식하던신앙깊은어머니,거만한신부,윽박지르는선생,영국인들과팔백년이라는긴세월동안이들이우리에게행한끔찍한일들.

그리고무엇보다도우리는,늘젖어있었다.

이야기는이렇게시작한다.위에인용한첫페이지만읽어도이책의흡인력이바로드러난다.아일랜드로돌아온매코트가족은당장살집도없다.천신만고끝에얻은집은한골목의전세대가다공동으로사용하는화장실옆에붙은방.냄새와벌레는물론이고,비가많이내리는아일랜드의특성상집의아래층은늘물에젖어있는상황이다.변변한식기조차살돈이없어쨈병을컵대신으로쓰는가족,구호기금을받기위해줄을서고,신발살돈이없어맨발로등교하는아이들,너무배가고프고굶주리는동생들을생각해서도둑질까지해야하는프랭크,주교관앞에서기다렸다가신부님들이식사하고남은음식을얻어오는엄마.거지가따로없다.우리나라도전쟁을겪고,궁핍한시절을겪었지만,우리식의정서는’저하늘에도슬픔이’란영화에서처럼고생하는사람을보면엉엉같이우는것인데,프랑크매코트의이야기가감동적인것은따로있다.솔직히이이야기를읽다보면마음아픈부분이한두군데가아닌데도..예를들면프랭크와형제들옷이낡아기워도기워도가릴수없는부분에엄마는맨살이안드러나도록구두약을칠해준다…추수감사절에칠면조를살돈이없으니,구호단체에서주는배급표로돼지머리를얻어다추수감사절음식으로먹는가족.아이들앞에서사과를깍아먹고,그사과껍질을대답잘한아이에게주는선생님,그사과껍질조차더굶주린친구와나누는프랭크.이런것도유머스럽게솔직하게그러면서도서정성을잃지않는세심함.진솔함,놀라운기억력과그것을바로옆에서이야기해주듯이글로옮겨놓은저자의문장력이다.한마디로정말재미있고,감동적이고인간적이다.다들꼭읽어보시도록!

<주줄거리>

19세기중반,아일랜드인들의주식이었던감자에병이생기면서일어난대기근으로아일랜드에서는미국으로의대이민행렬이이어졌고,이는20세기초반까지계속되었다.1929년,아일랜드에서한아가씨가부푼꿈을안고대공황이었던미국뉴욕에도착한다.그녀는곧이어경범죄로갓출소한젊은아일랜드동포를만나사랑에빠지고,덜컥임신을해버린다.억센친척들의반협박에못이겨두사람은결혼하고,곧이어1930년8월19일에첫아들이태어난다.
이두사람이바로저자프랭키매코트의부모인말라키매코트와안젤라시언이다.어린프랭키의뒤를이어부부에겐말라키와쌍둥이아들유진과올리버,여자아이마거릿이태어나지만,마거릿은생후몇주만에죽고만다.아이를잃은슬픔과대공황의고통을견디다못해가족은고향인아일랜드로돌아간다.

그러나고생은그때부터가시작이었다.영국의식민지에서독립한지얼마되지않은아일랜드리머릭에서도그들은궁핍한생활을벗어날수없었다.북부출신인말라키는남부인리머릭에서일자리를얻지못한다.8세기에걸쳐영국인들이대거정착한아일랜드북부는신교도들이많았고,아일랜드가독립국이될때도일부는영국령으로남았기때문에남부와북부는지역감정의골이깊었다.말라키는다정한아버지이지만,그런연유로실업자신세에다늘술독에빠져있다.습기찬날씨와허름한주거환경,끼니조차제대로때울수없는힘겨운생활속에서쌍둥이인두아이가차례로스러져간다.그러나낙태나피임을허용치않는가톨릭신앙때문에아이들은또다시연이어태어나고,가족은가톨릭구호단체에서주는구호품과리머릭에사는친척들의도움으로삶을연명해간다…

프랭크매코트(FrankMcCourt)

아일랜드계미국인교육자,에세이스트.나이예순여섯살에펴낸첫책『안젤라의재』로퓰리처상,전미도서비평가상,LA타임스도서상,애비어워드등을휩쓸고,<뉴욕타임스><타임><보스턴글로브><엔터테인먼트위클리><피플매거진><베니티페어>‘올해의책’에선정된작가.대공황이한참이던미국브루클린에서1930년8월19일,아일랜드계이민자인말라키매코트와안젤라시언의맏아들로태어났다.영국의식민지에서독립한지얼마되지않은아일랜드리머릭에서궁핍한시절을보냈고,이시절의경험을아일랜드인특유의유머와가슴찡한정서로녹여낸『안젤라의재』로퓰리처상을비롯,많은문학상을수상했다.이후발표한,뉴욕에서의이민생활과참전경험을담은『그렇군요』와열정적이고유머러스하며다감한교사로서의체험을그린『선생노릇』역시연이어베스트셀러에올랐다.2007년마지막작품인동화『안젤라와아기예수』를발표하고,2009년맨해튼에서암으로세상을떠났다.

안젤라의재 저자 프랭크매코트(FrankMcCourt) 출판사 문학동네(2010년04월20일) 카테고리 국내도서>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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