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맥도날드할머니가장안의화제인물이다.
무슨맥도날드광고같지만,이할머니광화문인근의맥도날드에밤9시경들어와커피한잔앞에두고새우잠을잔단다.이런생활을10년동안이나계속해왔다니..완전한노숙자라고하기엔그렇지만,어쨋든이할머니특이한노숙자임에틀림이없다.71살이란나이는바로이웃인데레사님을떠올리게하는데,새삼스런말이지만,아무리나이를먹어도여자는여자란것을분명히보여주는분이기도하다.처음에는할머니가노숙을한다는것에많은이들이안타까워했다.그러다가이젠본인의지로이렇게하고지내고있단걸알게되고나니..인터넷에선공주병환자,명품녀,일류병,원조된장녀란소리까지들린다.
할머니약력이고학력-불문학전공에외교통상부에서오래근무했었고,대학시절메이퀸이었다니…그런데직장에서퇴직하고,뒷바라지해주던어머니가돌아가시고는노숙자가되었다고하는데,그것도주변의도움의손길(서울시나교회에서권하는쉼터나양로원)도거부하고현실을외면한채자신의스타일대로살겠다는옹골찬고집이이런소리가나올만하다.하다못해이젠이할머니를이렇게만든(기른)할머니의어머니의교육방법까지비판의대상이되고있는데,기가막힌이야기임에는틀림없다.그야말로21세기의동화속주인공같다.맥도날드딱딱한의자위에서구부린채로새우잠을자는모습은아름답지도우아하지도않지만,본인은나름영원한꿈을꾸고있는백설공주.현실을외면하고자신이쫓는환상은깨기싫은분이니,그야말로남은건꿈과자존심밖에없는듯보인다.
따뜻한방안에앉아있어도한기가엄습하는추운날들을이할머니어떻게보내시고있나?…걱정도되면서,어쩌면나도저렇게되진않을까?물론저지경까지가지는않겠지만,그렇다.어느면에서는나의일부분을보는것같기도하니까.끼니는걸러도모닝커피는마셔야한다는할머니.눈뜨면바로커피메이커전원을켜고,커피부터마셔야하는커피중독자인나.나이들어더이상희망이없는상태일지라도양로원같은곳에들어가사느니셋집을전전하더라도내맘대로살고싶은것.어느면에서나와할머니는닮았다.물론이할머니처럼완전한공주병은아닐지라도말이다.그래맥도날드할머니기사와동영상등을찾아보면서더럭겁부터나기시작한나이다.
참,의문은많다.아무리현실감각이없어도그렇지.어느날친구와후배의부도로가진돈다날리고서변변한직장없이임시직으로만버티는나같은사람도이렇게살고있는데,어째오랜공직생활을하고도아무것도남지않았을까?도대체어떻게살았길래?방송에서이야기한부분보다이야기되지않은부분이더궁금한게많다.
물론이이야기는연말의세상미담의주인공으로만들려고방송에서내보냈을거란짐작을한다(해본다).우아한차림새로영자신문을읽고,영어로일기를쓰는인텔리할머니가맥도날드에서노숙을하고있단것자체가쇼킹한이야기였으니까.이분을비판하려고매스컴에등장시킨건아니었을거란말이다.이미인터넷을도배하다시피한사진이라나도이거실례가아닐까?생각하면서도사진을얻어온거고,자기스타일을고집한다고해서,꿈속에서산다고해서할머니를비판할수는없다.오히려이할머니의모습에서나는대책없는내자신의노후를다시생각해보게되었으니고맙다고해얄지…
내주변에도이할머니비슷한성격의독신녀들이있다.부잣집딸로태어나미모와재능으로어렸을때부터공주님대접을받으며살았기때문에,평생힘든일이라곤해본적도없고,김치한번담아본적도없고,요리도간신히한두가지정도만하지.요리할줄도모른다.다행이한명은경제적인시달림은받질않지만,또다른이는옥탑방에서힘든생활을하다가자립한남동생의도움으로몇년전부터는어느정도의편안한생활을하고있는데..두사람의공통점은언제나우아한외모와태도를유지하고,끊임없이선이나소개팅을하러다니고,여전히백마탄왕자를기다린다는것이다.
메이퀸이란말도오랜만이다.내학창시절엔메이퀸이없었지만,내사촌언니가학교메이퀸이었기때문에그게어떤건지안다.대학모든남학생들의선망의대상이되는것.이할머니가이런삶을택하게된데는메이퀸이란호칭도한몫했었겠지?왠만한혼처는다거절하고,그야말로완벽한상대-백마탄왕자를기다렸다는,평생을꿈속에살며여전히백마탄왕자를기다리는할머니.나도은연중백마탄왕자를기다리고있지는않았을까?백마탄왕자까지는아니어도사랑을기다리기는한다.아마죽는날까지이생각은포기하지못할것같다.단할머니처럼우아하게하루커피한잔으로버티면서24시간영업하는패스트푸드점에서새우잠을잔다는건상상을못하겠지만,맥도날드할머니가비정상적인모습이기는해도주변에폐를끼치지만않는다면,(자기형제들에게상처를준것외에)난이할머니라이프스타일에대한고집스런태도만큼은대단한분이라고말하고싶다.지금이라도백마탄왕자할아버지가나타나준다면그야말로완벽한동화가될텐데!
백마탄왕자대신에나타난건TV리포터였지만…앞으로도왕자할아버지가안나타나더라도난할머니께서조금만이라도현실적인적응을하셔서더이상맥도날드에서노숙하는일은없었으면바래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