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리다-파울로코엘료장편소설/권미선옮김/문학동네
파울로코엘료는별로좋아하지않는다.간단히말하자면내가존경하는작가명단에올리지않았다.그런데도나는이사람책을읽는다.왜일까?너무유명해서?너도나도다읽으려드니까?
그저워낙책벌레이다보니눈에띄는책이라면무조건읽는내버릇탓인지도모르겠다.
흐물흐물하다?라고말하기엔어패가있긴하지만,암튼파울로코엘료의책은그렇다.
평범한세상살이의이야기가아니라어디까지나신,그리고영적인세계를표현하는데주안점을둔,그런데도어마하게잘팔리고읽힌다.놀랍다,와우!사람들은이런이야기에흥미를느끼는구나!..흠흠…
그래도파울로코옐료가가진확실한주제한가지는마음에든다.내가읽은몇권안되는파울로코엘료의책,<피에트로강가에서나는울었다><프로토벨로의마녀><베로니카죽기로결심하다>그리고이<브리다>까지일관된주제는종교가가진여성적인면에대한탐구내지는모호한찬사이다.왜모호한찬사란표현을하냐하면이런책들속의여성들은지극히평범한여성이거나창녀이거나마녀인이세상살이에서아웃사이더에가까운여성들을주인공으로내세우고,그여성들의기이한자아찾기를쌀점을치는점장이가점상위에쌀알을아무렇게나흩뿌리듯이알쏭달쏭펼쳐놓는다.코엘료의주인공들은그렇다.늘신을찾아가지만,그과정은’우연-기연-운명’이란식이다.좋게말하자면신비주의이고,세세하게표현하자면디테일한인물소개는거의없이목탄으로선몇개를쓱쓱그려놓은것같은구성이다.
아마도코엘료에게매혹된많은독자들은그의이런빈공간을좋아하는지도모르겠다.선문답같은대화들을읽다보면일찌기라즈니쉬열풍이그랬듯이,우리도어느날인가는나를옭매는현실의끈을탁자르고영혼을위한순례나명상을찾아떠날수도있겠구나하는정신적인일탈과위안을맛보게해준다.솔직히코엘료의책들은페이지를쓱쓱넘기기가힘들다.이책도띄엄띄엄읽었다.재미있는책은아무리두꺼운책이라도2-3일만에읽는내가,코엘료의페이지수가적고심플한책들을읽을때는늘두세배의시간이걸린다.그가책속에그린선사이와사이의빈공간을내상상으로채워넣어가면서읽어야하는탓일까?재미없게읽으면서이상하게도읽고난후의기분은참좋다.나의이런느낌이바로이분의책들이대중적으로사랑받는이유같다.
브리다(양장)-파울로코엘료장편소설
저자
파울로코엘료(PauloCoelho)
출판사
문학동네(2010년10월20일)
카테고리
국내도서>소설
이책의줄거리를간단하게말하자면스무살의아일랜드여성브리다가자신의소울메이트를찾아나서면서마녀로입문하게되는과정이다.
*내가밑줄그은부분들…
"마법이무엇인지알아요?"그가물었다.
"다리요.보이는세계와보이지않는세계를이어주는."-51
‘인생은너무복잡해.’위험을감수해야했다.어떤길들은계속따라가고,다른길들은포기해야했다.위카가말했던,옳은길이아니라는것을입증하기위해그길을걷는사람들에대한이야기가떠올랐다.하지만,최악은그것이아니었다.제일나쁜것은자신이그길을제대로선택했는지평생의심하며그길을가는것이었다.선택에는늘두려움이따르게마련이었다.-135
"얘야,이세상에완전히잘못된건없단다."아버지는시계를바라보며말했다."멈춰서있는시계조차하루에두번은시간이맞잖니."-137
"우리의에너지를담고있는것은끊임없는움직임속에있어야해."위카가말했다."당신이산옷들은당신의일부이고특별한순간을담고있어.당신자신에게선사할선물을사기위해외출하면서행복했던순간.누군가에게상처를받아기분전환을하고싶었던순간.삶을좀바꿔봐야겠다고생각하던순간.
옷은항상감정을물질로변화시키지.옷은눈에보이는세계와보이지않는세계를잇는다리중하나야.심지어는다른사람들을위해만들었는데당신에게와서해를입히는옷들도있지."
…
"당신을위해만들어지지않은옷들은갖다버려.나머지옷들은돌아가면서입도록하고.지속적으로토양을갈아엎고,물결에거품이일게하고,감정을움직임속에두는것은매우중요한일이야.온우주는움직이고있어.그러니우리도가만히정체되어있으면안되는거야."-183
"밖으로드러나보이는것을바꾼다는건,내면에존재하는것을바꾸는것보다어려운일이지."
누군가가말했다.브리다는깜짝놀라본능적으로주위를둘러보았다.하지만아무도없는게확실했다.
목소리였다.
위카가깨우길바라던목소리.-185(브리다가처음으로들은목소리)
..한동안브리다는그의대답을기다리며앉아있었다.하지만아무소리도들리지않앗다.표지도발견할수없었다.대답은그곳에,그녀앞에있었다.대답은십자가에못박힌남자였다.그는자기역할을다했고,각자가자기역할을다하면아무도더는고통받지않으리라는것을몸소세상에보여주고있었다.
꿈을위해싸울수있는용기를가진모든인간을위해,그가이미고통받았기때문이었다.
브리다는조용히흐느꼈다.자신이왜우는지도모르는채.-285
"실수가세상을움직이도록추동한거야."마스터가말했다.
"실수를결코두려워하지말게."
"하지만아담과이브는낙원에서추방됐잖아요."
"그리고언젠가는그곳으로돌아가겠지,하늘과세상의기적을깨달을때.신께서는두사람이선악과에관심을갖게하시면서,당신께서무엇을하고있는지알고계셨다네.그둘이그것을먹기를바라지않으셨다면말씀조차꺼내지않았을것이야."
"그렇다면왜그러셨을까요?"
"우주를움직이게하기위해서지."
<연금술사>직후에쓴소설이자나의세번째책인<브리다>는마법에빠져들어다양한마법의전승을경험하는한젊은여자에관한이야기입니다.나는내게소중한많은주제들을끊임없이탐색하는데,이를테면‘위대한어머니’같은토속신앙이나사랑에관한통찰같은것이그것들입니다.
20년전내가이책을쓰고브라질에서출간했을때,신의여성적면모같은주제들은대부분의사람들에게아직생소했습니다.그럼에도시간이흐름에따라나는사람들의시각이변했다는걸알수있었습니다.이제사람들은세계를바라보는직관적통찰을더열린마음으로받아들이고,정해진사회적규칙에매력을덜느끼게되었습니다.이책에서말하듯,‘인간존재가경험할수있는가장고귀한것은신비를받아들이는것’입니다.
나는세계가신비를점점더받아들이는것을느낍니다.그리하여나는오늘내사랑하는독자들에게이여인의이야기를오늘소개합니다.-파울로코엘료
PauloCoelho
1947년리우데자네이루에서태어났다.17세부터세차례나정신병원에입원했던불행한청소년기와,록밴드를결성하고극단활동에참여하는등히피문화에심취한청년기를보낸다.1970년법과대학을중퇴하고중퇴하고남아메리카와멕시코,북아프리카,유럽등지를여행하였다.1972년에브라질로돌아와대중음악가사를쓰기시작했는데,그가운데몇곡은브라질의유명한가수인엘리스레지나(ElisRegina),라울세이시아스(RaulSeixas)등이불러서큰인기를얻었다.1973년함께음악활동을하던친구라울과「크링하Kring-ha」라는만화잡지를창간했으나잡지의성향이급진적이라는이유로당시브라질군사정권에의해두차례수감되고고문당했다.
그후세계적인음반회사의중역으로일하며안정된생활을영위하다,1986년,돌연모든것을내려놓고산티아고데콤포스텔라로순례를떠난다.이때의경험은삶에커다란전환점이된다.이순례에감화되어첫작품<순례자>를썼고,이듬해자아의연금술을신비롭게그려낸<연금술사>로세계적작가의반열에오른다.이후로<베로니카,죽기로결심하다>,<피에트라강가에서나는울었네>,<악마와미스프랭>,<11분>,<오자히르>등발표하는작품마다엄청난반향을불러일으켰다.
1999년에스파냐로부터갈리시아골든메달을,2000년폴란드로부터크리스털미러상을,2000년프랑스로부터레종도뇌르훈장을받았으며,브라질에’코엘료인스티튜트’라는비영리단체를설립,빈민층어린이와노인들을위한자선사업을펼치고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