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고양이와 떡국 한 그릇

길고양이들에게도설날은찾아왔다.얘들에게도설음식을먹여야겠지만,내가기껏해줄수있는건이정도밖에안된다.건사료에다생선캔을떡처럼올려준것.다행이날씨가풀리긴했지만,보시다시피내집앞은여전히얼음에덮여있다.지붕에서얼음이녹아떨어져내린다.낙숫물떨어져내리는소리가꼭빗소리처럼들린다.

이가여운길고양이이름을따뜸이라고붙였다.처음엔내어린시절읽은책가운데가장감명깊었던책인<레미제라블>의여주인공코제트나코제트의엄마-장발쟝이운영하던공장의여공이었지만,싱글맘에다아이를양육할수가없이너무나가난해서머리카락을팔고,이빨을뽑아팔기까지했던여인’팡틴’-이라부를까도했었다.지금도이팡틴을생각하면너무마음이아프다.

가난한사람들은뻔뻔하고게으르다고,국가가도와주기시작하면다들혜택만누리면서더나태해질거란사설을쓴이는누구인가?내가직접읽은것이아니라전해들은이야기라서그런데..그래도기가막히다.물론가진게없는이들은살아가는일이필사적이라탐욕스럽고몰염치해질수도있다.하지만이런부분적인문제점을내세워복지제도시행을미룬다면그만큼우리사회는퇴행하게될것이다.

따뜸이는이빨도성치않아보인다.(내가만난아기중에심리적인문제가있는엄마에게서학대받는아이가있었다.그아이애칭이따뜸이였고,이길고양이를처음본순간부터난따뜸이가생각났었다.)밥먹는모양이이렇다.그래도밥달라고온다.난길고양이들을위한물그릇이얼지않는것이젤로고맙다.혹한도잘버텨준아이들.이렇게지저분한길고양이들을집앞으로불러모으는나도이웃들이보기엔비상식적인몰염치한사람으로보이겠지..그래서가난은뻔뻔한것일까?

올겨울나기가힘드니까.난이번설은설준비를전혀하지않았다.연휴며칠먹을음식으로콩나물한봉지,시금치한단,두부한모,삼치한마리산게전부다.도시가스아끼려다급수파이프를얼려서수리비가5만원이또들어갔다.미련하기는,

떡국은이층에서가져다준것이다.친구딸이떡국쟁반을들고왔다.너무너무맛나게떡국과갈비찜을먹었다.떡국과같이염치와나이도한살더먹었다.

-<레미제라블>25주년기념콘서트-장발쟝의죽음과피날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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