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엄마가계신요양병원뒷뜰에는토끼장이있다.올겨울이얼마나추운지.올해가토끼해인데토끼얼굴구경하기가힘들게토끼장철망을담요같은것으로둘둘싸감아놓았다.잔뜩둘러쳐진철망과보온막사이에디카바짝붙이고는,
"토끼야까꿍,잘지내고있었어?아줌마가사진한장만찍을께~~"
요렇게꼼짝안하고몰려있는토끼들.올해의유난한한파는동물들도다고생이다.내가알던여자중에는토끼를애완동물로집안에서기르던사람도있었는데..역시혼자사는여자라,젤로안스러운것이토끼혼자두고일하러나가야만할때란다.토끼도외로움을많이탄단다.주인이돌아오면그발아래딱붙어떨어지지않으려한다고,’어머나,토끼도고양이같구나!’
개나고양이나토끼나다.사람의친구가되는순한동물들이라그런걸까?그런데이런순한동물들을학대한청소년들왜그랬을까?너무끔찍해서읽고싶지않았던뉴스.경기도어느곳에서벌어진청소년들의동네개학살사건.
…"학생들이개를죽이는모습을목격했다","나도억지로그장소에끌려가개를죽이는모습을목격했다","재밌는거보여주겠다며학대하는모습을보여줘잔인한광경을직접목격했다"…."복수의제보자들에따르면7명의학생이평소에개를죽인다는얘기를많이했다.범행을주도한한학생은스스로를’개신’이라고부르며’50마리의개를죽일것’이라는말을했다는제보도받았다"
…학생들이개를살해했다는제보는끊이지않았다.제보자들은"학생들이개를한번에죽이지않고,몇시간동안고통스럽게죽였다","성기에불을붙였다","각목으로개를때렸다"등의잔인한광경을묘사했다.-‘Why’기사중에서
청소년들의잔인한행동이몸서리치게아니터무니없게끔찍하지만,그보다는왜아이들이그랬을까?어쩌다가그런잔혹한놀이에빠지게됐을까?동물보호법위반으로구속된첫사례라고하는데…난이아이들처벌도처벌이지만,심리상담이급하다고느꼈다.
십대,사춘기란극도의예민함과무모함을동시에지닌시기라,잘못된행동을할때도그극단으로저질러버릴수가있다.빈부차가커져만가고,학벌과경쟁력이우선인이사회에대해느끼는아이들의불만과불안이이런어처구니없는폭력으로나타난것일까?어느부모나다자기자식은토끼에다비유하고는한다.’토끼같은내새끼야..’그런데,그이쁜토끼같은아이들이이웃의동물들을학대하는건왜그럴까?나는아이들행동에이사회도많은부분책임이있다고느낀다.아니경쟁위주의현실과학벌을우선시하는사회분위기도문제이다.분노란어디서오는가?그학생들의분노의첫번째는스스로에대한실망,좌절감일텐데..
이렇게생각하면참마음아프다.정의에대한분노라면평화나공평성을위한훌륭한원동력이되기도하지만,알게모르게느끼는사회적모순과장벽,차별에대한분노와좌절감이이렇게최악의방법으로나타난것이라면?난이기사를읽으며잔혹한개학살사건밑에깔린청소년들의분노즉반사회적인적개심.이게더걱정스럽다.개를잡아다고문하고불에태우고죽인아이들이나,길고양이꼬리를자르는사람들이나..(보이진않지만난이것도심리적인문제를가진청소년들의짓이라고짐작을하니까..)
이런사건을잘분석해서우리아이들을위한교육과환경을꼼꼼이되살펴보고,긍정적인해법을제시하는어른들이많았으면좋겠다.잔혹한짓을저지른청소년들도역시우리의아이들이고무엇보다부모들에게는토끼같은자식들일테니까..
esse21 (흐린 봄날의 충주 나들이- 충주호)
manager (흐린 봄날의 충주 나들이- 충주호)
데레사 (흐린 봄날의 충주 나들이- 충주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