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말라야를 넘는 아이들 -가슴으로 읽은 책

"아빠가널때리는건네잘못이아니야.그건아빠의인생이허무해서그런거야.아빠는원래착한사람이었어.하지만술이아빠의영혼을망쳐버렸단다.아빠가우리를때리는건엉망이된자신의인생이절망스럽기때문이란다."

…리틀페마는엄마의갑작스런솔직함이혼란스러웠다.살다보면아예생각없이사는게편할때도많았다.할아버지가아버지의구타를참아내는것처럼리틀페마역시아빠의구타를견뎠다.하지만엄마의허심탄회한말은리틀페마의가슴을파고들었다…리틀페마는소리를지르고싶었다,풀을뜯던새들이놀라서하늘로날아오를정도로아주크게,곧장이라도말에서뛰어내려땅에얼굴을박고엉엉울고싶었다.리틀페마의아픔은둑없는호수와같았다.산산조각난가슴과눈물로이루어진땅.-21쪽,

티베트의절망한아빠가집어던져다리가부러진7살소녀페마를엄마는달라이라마가계신다람살라로보내기로한다.중국의지배하의티베트인들은자원과노동력착취와과중한세금에피폐해져간다.그좌절이가족에대한폭력으로뻗치는아버지.자신의무능력에좌절한가장의폭력은어린페마의다리뿐아니라영혼깊숙이까지상처를남겼다.중국의지배란당연히물질적파괴뿐이아니라티베트고유의정신세계를이끄는불교까지박해받는것.또중국식기준으로세금을부과하니아이들도맘대로낳아기를수없는현실이다.

-히말라야의거센바람을피해돌담안쪽에서쉬고있는탐딩,치메,돌커,리틀페마,돈둡

여비를마련했거나,너무가난해서아이들여비조차마련하지못한부모도아이들을인도로보내기위해히말라야를넘게한다.먼저많은젊은승려들이정치범으로낙인이찍히고종교의자유를찾아국경을넘는데,아이들이그것도아주어린아이들이제대로된방한복도없이,등산화도없이(가난한부모들이아이들에게마련해줄수있는것이라곤폴라폴리스옷한벌정도이다)얼어붙은히말라야를넘어간다.위사진에서보다시피제대로된침낭도없이폴라폴리스담요를둘둘말고있는롭장과수야,돌커의모습.이아이들을이끄는것은신이내린사람이라불리우는(가이드비를못내는아이까지도챙겨서데려가는)선한가이드니마.마리아블루맨크론은카메라맨과식량,약품을가지고반대편(인도쪽)국경에서아이들을기다린다.그래도어떻게이럴수가있을까?어째서이어린이들이목숨을걸고히말라야를넘어갈수밖에없는지경이됐을까?

중국의강압적인지배와그착취에따른미래가보이지않는가난에서벗어나고자해마다천명이넘는티베트아이들이고향을떠나험한길을걸어하늘도맞닿는다는해발6,000미터의히말라야를넘는단다.이책은이런아이들의이야기를우연히알고는아이들을돕고자나선오스트리아의배우이자다큐멘타리작가인마리아블루멘크론이쓴것이다.누군가는저아이들이야기를세상에알려야하고,아이들을도와야한다는마리아의의지가책속에고스란히드러나있다.

영국사람,티베트사람,중국사람이버스를탔어.영국사람은카메라로주변풍경을마구찍었지.찰칵!찰칵!찰칵!사진을다찍고나서는냅다카메라를차창밖으로던져버렸어.그야카메라쯤은영국에너무흔하니까.그러고나서중국사람이담배하나를꺼내불을붙였어.칙!칙!그러고는담배가아직많이남아있는담뱃갑을차창밖으로던져버렸어.담배쯤은중국에너무흔하니까.티베트사람은너무가난해서창밖으로던질만한것이없었어.그래서곁에있던중국사람을차창밖으로내던져버렸어.왜냐하면말이지.티베트에는중국사람들이너무많기때문이야!-티베트의농담,86쪽

추위와수분부족으로지친돈둡.

난엄마가보고싶어요.엄마는우리를위해아주열심히일했어요!나중에엄마를행복하게해드리는게내소원이에요.-탐딩,38쪽

..쉬지않고걷는것은몹시힘들었어요1눈이나야생동물보다중국사람들이더무서웠어요.나는엄마가보고싶었어요.못걷겠다는생각이들때마다더안간힘을쓸수밖에없었어요.

때로길은아주가파르고좁았어요!종종커다란바위덩이가우리를가로막았지요.눈지대에도착하니아주미끄러웠어요.그리고깜깜한밤이무서웠어요.우리아이들은슬플때마다손을잡고노래를불렀어요.노래를부르며함께높은산,가파른길,깊은물과싸웠어요.엉엉울면서요.-치메,213쪽


엄마가보고싶어눈물을터트리는6살꼬마소녀돌커

책에서만나는아이들은여섯살난티베트소녀돌커와돌커의언니치메(10세),아버지에의해다리가망가진리틀페마(7세),암치(의사)의아들돈둡(8세)과암도출신의승려롭장(15세),셋째아들이라는이유로세금을징수받아야했던탐딩(10세)과유목민소녀락파(10세)이다.또이아이들의수호자이자형,아버지역할까지하는군인이었던수야,그리고정직하고충실한가이드니마와빅페마,이야기는이피난객들의고단한망명기록이자14일간의여정을그린다큐멘터리이다.

아이들은낮에는중국군인들을피해굴속에숨어잠자고,밤에는험한길을걷는다.혹한의거친길을얼며부르트며엄마가보고싶어울기도하는아이들.그래도희망을찾아,굶주림을피해어른도넘기힘든혹한의산길을넘는아이들.너무도어른스런치메와재치있는돈둡과착하디착한어린승려롭장.부러진다리와함께영혼에도금이가버린어린페마는수시로눈물을터트리는데..

나는가슴으로아이들의발자욱을느끼며이책을읽었고,읽는내내북한의어린이들을같이떠올렸다.꽃제비라고불리우는북한의노숙청소년들.이제는식육의대상으로까지몰리고있다는그가엾은아이들.그아이들을가이드해여기로데려올사람은없는것일까?

티베트의역사

티베트는중국의서쪽에자리한나라이다.영토는우리의12배에달하지만인구는600만명이조금넘는정도이다.석유자원을욕심낸중국은1949년침략하여식민지로만들고티베트의주권을빼앗겼다.그때부터지금까지티베트인들을점령하고많은이를죽이고,수많은사원및문화유산들을파괴되었으며,수천명의티베트인들은정치적,종교적신념때문에투옥되고,고문당하고,지배당하였다.엄연히다른나라였음에도역사를조작하여자기나라로만들어버렸다.중국의이러한행동들은남일이아니다.간도에서살고있는조선족들이중국에서독립해우리나라에들어올까봐이를염려해우리의고대사를왜곡해고구려사를중국사로편입시키려는음모를꽤하고있기때문이다.

티베트의최고지도자‘달라이라마’는인도로망명해있는상태이다.세계각국에서티베트의정신문화를배우려는사람들이늘고있다.‘달라이라마’는세계의정신적지도자로1989년노벨평화상까지수상했었다.세계지도에서는찾아볼수도없는나라인데도세계사람들이이토록주목하고있는이유는티베트정신문화때문이다.다른사람이행복하길바라며친절을베풀고욕심을버리는이간단하면서도큰지혜가세계인의마음을사로잡아버린것이다.이렇게노벨평화상까지받는정치종교지도자를중국은‘민족의반역자’로규정하고있다.


티베트아이들의실상을알린작가마리아블루멘크론과티베트인가이드(니마가아님,니마는중국공안에게체포될위험이있으므로신변보호를위해책에가명을썼고,사진도올리지않았다.)

술값을계산할때가되었을때가되었을때셰르파는우리에게천문학적인금액을제시했다.난아주기분이나빴다.술을우리의베이스캠프까지올려다주었다고엄청난바가지를씌웠기때문이었다.텐트로가면서큰소리로불평을하며무거운등산화로몇개의돌을발로차버렸다…그때페마가내팔을잡았다.

"화내지말아요.이사람들은아주가난해요.그들은아마우리때문에일생에서단한번큰돈을만져보게되었는지도몰라요.분명히오늘밤잠들기전에이런선물을주신것을신들께감사할거예요."

페마의말은나를부끄럽게만들었다.

"페마,당신은어찌그리마음이넓은거예요?"

"맥주를3리터마셨거든요.그게전부예요."-마리아와빅페마,258쪽

멀리작은마을에

엄마가살고있다네.

엄마는내게젖을주었다네.

젖은꿀처럼달았지.

나는엄마젖을먹고무럭무럭자랐다네.

하지만엄마의머리카락은

천천히하얗게변해가고

우리가헤어져있는날들은

엄마얼굴에주름을또하나만든다네.

엄마를다시젊게만들고싶지만

그럴수는없다네.

울면서엄마사진에키스할뿐

그렇게내사랑을전할뿐.

책의마지막글(리틀페마가부른티베트아이들의노래)-304쪽

다큐멘터리필름제작자겸프리랜서작가,마리아블루멘크론(MariaBlumencron)
1965년오스트리아빈에서태어나빈예술학교에서드라마를공부했고,뮌헨영화학교에서작가과정을수료했다.1987년부터10년동안오스트리아와독일의극장,방송국에서일했으며,현재독일퀼른에살며다큐멘터리필름제작과저술활동을하고있다.<히말라야를넘는아이들>,<다뉴브의수녀들>등의다큐멘터리를제작했다.지은책으로<상트페테르부르크의기적>등이있다.

히말라야를넘는아이들(양장) 저자 마리아블루멘크론(MariaBlumencron) 출판사 지식의숲(2005년08월15일) 카테고리 국내도서>비소설/문학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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