太宰治(다자이오사무)
참으로어마한재해가일본을덮쳤다.어디를보나우리와너무나닮은,그리고지리적으로인접한곳에살다보니애증의역사를나눴고,미워했다가부러워했다가좋아하기도한이웃나라.어제는뉴스를보다가무려2000구의시신이발견됐다는소식에결국내눈물보가터진다.
어떻게해…사람들이저렇게어처구니없이많이죽었다니,아무리남다른시민의식에침착한일본인이라해도그렇다.가족을형제를친구를몽땅잃었다는데…무슨위로를할수가있을까?적당한위로의말을찾기가힘들어..
이럴땐미국식으로간단하게’아이엠쏘리’라고말하고싶어진다.단순한’안됐어요.’가아니라,’더많이미안해요.”정말마음아픕니다.’..자연이일으킨재해라고는해도가족을형제와부모와이웃을잃은사람들에게이말이외에할수있는말이무어란말인가.
당신들이겪고있는일이정말정말안됐습니다.무척마음이아픕니다.
오래전에읽고,또오래가지고있다가어느순간,시쓰는후배들이슬쩍슬쩍집어가버린책들중에신구문화사에나왔던세계전후문제작전집이있었다.나의사춘기문학수업의지침서가되었었던여기실린뛰어난중.단편소설들.
그런데그중에내가가장진하게강하게기억하고있는건<전후세계문제작전집>-일본편-의맨뒤에실린짧은작가노트인데,거기희미한흑백의우표딱지만한사진한장과함께실린다자이오사무의<코스모스,무참>이란글이었다.
메밀국수집에갔다가벽에붙은불탄폐허에망연자실앉아있는여인의사진을보고는가슴이다타서무너져재가되는것같았다는이야기이다.다자이오사무의이심경이바로내가뉴스화면으로일본지진과해일영상을보며느끼는것과비슷하다.사람이,수천명의시신이발견되었다는소식에,나도모르게어느사이줄줄울고있었던거다.그랬다.뉴스를보는나는울어도,저기저사람들.집의잔해조차보이지않는폐허에서가족을찾는남자나,딸의손을놓쳐버렸다고울먹이는어머니,이틀을꼬박좁은차속에갇혀있었던할머니들,그들은제대로울지도못한다.누구의잘못도아닌일이란걸뻔히알아도살아남았다는사실이죄책감으로조여올텐데..이런생각이드니,안전한식탁에앉아.뉴스를지켜보며나와내나라의안전에감사하며이웃의아픔을전파로느끼며흘리는어설픈눈물이라니,
재난지역의여러분,미안합니다.가슴이다타내려재가되어가고있는분들께정말미안합니다.꿋꿋한태도보여주는것감사합니다.따로할말을못찾겠어서미안합니다.용기잃지마십시요.미움이나증오의길은끊겨도사랑의길은끊어지지않을것입니다.부디힘껏버텨주세요.용기잃지마십시요.
*내기억대로라면맨위에올린다자이오사무의저사진이바로신구문화사의<전후세계문제작전집>에실렸던것입니다.저사진찾느라구글을한참뒤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