털이긴하얀길고양이를찾아서..
우리동네아니우리시에는길고양이를돌봐주는고마운이웃들이많다.물론아직까지는싫어하는이들도많지만,나이가어릴수록젊은세대일수록고양이에대해관심과애정을기울이는사람들이많은것도사실이다.무엇보다혼자사는독신여성,결혼하지않은미혼여성일수록고양이에대한호감도가더높다.
그런데지난여름어느날,가스회사계량기점검을나온아저씨가날더러중앙동엘가면멋지게생긴하얀고양이가길에서살고있단다.털이긴하얀길고양이라니까내귀가번쩍,
"아니그런우아한냥이도길에서산단말이예요?"
하루날잡고그고양이를찾아나섰다.서울가서김서방찾는다는식(?)으로무작적관악산아래의오래된아파트단지를찾아나선것.
관리사무소-경비아저씨-우체부-야쿠르트아줌마..어디가서집찾기나사람찾을때물어봐야하는순서대로.여기근처만맴도는하얀고양이아세요?이렇게두어시간을동과동사이를오가며묻다가드디어발견@!
사실은고양이가아니라사람-고양이아빠부터찾았다.내가뚤레뚤레사진찍으며,간간이지나는사람들마다붙잡고,’여기서혹시털이긴하얀고양이못보셨나요?’이렇게묻고돌아다니는데한아저씨가날유심히지켜보신다.그러더니다가와
"혹시하얀고양이찾아다녀요?"묻는다.
"네,하얀고양이…"
"우리미나를찾고있군요.내가돌보는고양이들이라늘내주변을맴도니까…잠시기다려요.그럼금방나타날거예요.’
아저씨는휘파람을부시면서연신호주머니에서뭔가를꺼내사방으로던지신다.
‘그게뭐예요?’아저씨호주머니마다땅콩이나씨앗같은것이가득하다.금방아저씨주위에는참새와까치들이몰려들었다.
그리고작은바퀴달린캐리어를열어보여주시는데,그속에는고양이간식캔이가득들어있었다.
방금사료구입하러갔다가돌아온참이었다며,한달에두어차례퇴계로단골가게로가서간식캔은직접사오신단다.
"우와,대부분나이드신분들은고양이보다개를선호하시던데아저씨같은분도계시군요!"
내가찾아다니던하얀고양이미나입니다.
미나는누군가이사하면서버리고간(아니면고양이습성상집을안떠나니잃어버리고간)고양이가인근초등학교에서살고있었단다.어느날우연히고양이의존재를알게된아저씨가먹이를주기시작한거고,미나는밥주는아저씨를따라와이동네에서살게된거라고..미나란이름도학교아이들이붙인거란다.
미나말고또다른길고양이를새끼일때부터돌봐왔다는데
"얘는내가이름을’나리’라고붙였어.두마리다중성화수술도시켜줬고,나리는어릴때부터돌봐서그런지아주영리해요.얜늘내곁을맴돌지."하신다.
집안에서는애완견두마리를기르고있고,부인이고양이를싫어해서집안으로데리고들어가지못한다고..
하긴이많은길고양이들을다데리고들어갈수도없으리라.
날데리고다니며죽보여주시는데,아저씨가돌봐주는고양이들이무척많다.아파트베란다밑에다집을만들어주신것도몇군데가되고,어느동어느골목에는어떤길고양이가몇마리정도있단것도다아신다.그고양이가있는근처에다밥그릇을놓아두고
"이렇게놓아두면인기척이없을때찾아와서먹어요."
날마다아침저녁으로동네를한바퀴도신단다.먹이를나눠주려고사시는동네뿐아니라관악산까지죽다니시는모양이다.
이아멜리에감격했다!"어머,너무좋은일을하시네요.그런데이웃들이뭐라하진않나요?"
안그래도몇번은항의도받고,언쟁까지도한적이있다고..씁쓸한웃음을띄신다.
미나와나리
아저씨는큰국영기업체의사장으로정년퇴직한분이시다.일흔이훌쩍넘으셨단다.안가본곳도거의없이여행도많이하셨다고하시고…이야기를나누다보니많은유명인들이아저씨친구시다.그런데길고양이사랑도남다르셨다.나한테아들내외랑귀여운손주사진도자랑스레보여주셨으니까할아버지신데,보시다시피고양이를사랑하는분이시라서그런지?외모도무척젊어보이신다.미나와나리를딸처럼예뻐하시는모습을보면서,관악산아래사는길고양이들을이렇게많이돌봐주시다니!길고양이뿐아니라새들과겨울이면산짐승들먹이까지도챙겨주시고,동물을무척사랑하는이런분이많았으면좋겠다고…나아멜리에한껏큰욕심을부려본다.
나무위에올라가재롱을부리는나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