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불륜
최근에내가알게된어느분이야기를듣게됐다.
그는이제중년을넘어환갑을눈앞에둔말년의직장인.
물론정년퇴직을했고,단기계약직으로근무하는분이다.
쉬는시간어쩌다연애이야기가나오게된건지…처음엔내이야기부터시작했다가,
물론살아가는일에만코메이지말고좋은사람만나고연애하고결혼하란충고였는데..
그러다자연스럽게자신의경험을이야기해줬다.누구한테얘기해보는것도처음이란다.
그의연애는한참인터넷이막보급되던시절로거슬러올라간다.
인터넷이란매체를통해생면부지의남녀가서로인적사항하나도모르면서채팅이란기적(?)에몰입하던시절이야기다.맨먼저하이텔동호인부터시작했던그는하이텔을통해부산에사는한직장여성과대화하게됐다.
서울과부산이다.거리란것이나는여기너는저기.두사람의거리가한반도의중심에서끝이다.
상대여자가참했던것이,
"저,그럼우리중간에서만나요.제가부산서올라가면그쪽이서울서내려오고..음,대전이좋겠네요."
너무나가볍게,흥미진진하게연애는한두달에한번씩대전에서의밀회로시작되었단다.
그런데이여자모든걸반반씩하자고,부담갖지말라고,호텔숙박비까지나눠내겠다고나서더란다.
"아니,아니이건내가하고,네가밥을사."
서울과부산을오가는그런밀회를10년을계속했단다.
그러다어느날그녀가갑작스런이별통보를하더란다.
"집에..무슨일있었어?"
이선배야당근불륜사실을들켰구나싶었던것.
그리고몇달이지난후그녀주변사람들을통해알게된건그녀가암에걸렸고,죽어가고있단것.
당장이라도그녀를서울의큰전문병원으로옮겨오고싶었단다.
"제발,내말들어.응,불륜인거들켜도난상관없으니까.내가잘아는전문의가있어.병원옮기자."
여자는끝까지거부했다고한다.자신의가족한테그럴수는없다고…그동안당신에게사랑받은것에대한댓가를치르는거라고,죽어가면서마지막까지가족을배신할순없단다.
그리고그녀는죽었다.
그는그여자가암으로죽고난후다시는연애를할수가없었다.
자꾸만그녀가,그녀의당돌하면서도귀여웠던모습만떠올랐다.
그녀의죽음으로너무마음아파하다보니,자연스레그의아내도불륜사실을알게됐단다.
"와이프가이혼을하자고했지.나도그러자고했고.바람피우다다들킨마당에무슨변명인들소용이있겠어.그런데내가너무담담하게나오니까와이프가질렸나봐요.한동안날뭣보듯이하더니,이혼소송을취하하더군.
…우리여지껏이렇게살아.대면대면한가족이니까한집에살고,같은식탁에서밥먹고,아이들을대하는건똑같은데..그런데남처럼서로터치안하면서..외면하며사는거지.
나?그연애후회안해.다만그녀가죽은것.그녀를죽게한것은언제까지나후회스러워.지금도마음이아파."
그는물기어린눈을돌리며가슴을문지르고있었다.
중년에시작된바람,뭔가삶의자극이활력이필요하다고재미삼아시작했던만남이긴불륜이되고,그불륜은끝났지만,사랑은남았다.그마음속깊숙이상처도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