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의화서역
사진제목을밤의화서역이라고했지만,정확히는밤이아닙니다.막오후6시가될무렵인데,해가일찍저무니밤같습니다.화서역인근에는LH공사수원지점이있습니다.임대아파트입주방법을알아보려고화서를찾아왔다가집으로돌아가는전철안에서찍은화서역입니다.
어둠이빨리내려와슬픈저녁이었습니다.날이쌀쌀해서슬펐습니다.
아니갈곳이없는내가희망을찾아갔는데..그희망이란것이너무아득해서슬펐습니다.
날이무척춥습니다.이렇게추운날이면생각나는친구가있습니다.
학창시절친구중에는집안형편이젤어려웠었고,유달리조숙했던친구였는데요.장기결석하는그친구집을찾아갔던일엊그제일처럼생생합니다.주소적힌봉투하나들고옥수동언덕길을헤맸습니다.그리고그집은옥수동산꼭대기에집으로들어가는계단도없이포장도안된가파른흙길위에위태롭게서있더군요.홀어머니와남동생하나인단촐한가족입니다.
온기라곤찾아볼수없었던친구의방.내가찾아갔다고인절미두개를작은접시에담아내놓는데,연탄도석유도떨어져딱딱하게굳은떡이었습니다.친구는학교는포기한다고했습니다.더이상학교를다닐수없다고가출할거라고했어요.어떻든전친구를말리고싶었습니다.그냉기서린방에다그친구를두고올수도없었습니다.가출할거면울집으로가자.울부모님께는내가일단말씀드려볼테니..제집으로(내방으로)데리고왔습니다.
내방에서친구는일주일을머물렀습니다.그리고떠났습니다.
일년정도지나친구에게서편지가왔었죠.그주소지가수원이었습니다.
또하루날을잡아편지에적힌주소대로친구의집을찾아나섰습니다.친구에게준다고역앞에서후리지아꽃한다발을샀던것도기억이납니다.그꽃을들고수원의골목길을헤매고헤맸습니다.지금처럼주소가잘표시되지않고,물어볼사람도없고,날은저물어가고,손에쥔꽃다발은시들어가는데…어둠이내려앉기시작한골목이무서웠어요.낯선동네처음와보는수원이란곳.기차를타고돌아가야한다는불안감.몇시간을꼭쥐고있어시들어버린꽃다발은낯선골목귀퉁이에내려놓고’친구야,넌어디있는거니?’엉엉울며돌아오던밤.
어둠이내린화서역창밖으로수원에대한내첫기억이떠올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