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경주박물관에서우리문인들일행은본관은시간이없어못들리고안압지관만둘러보았다.말그대로둘러보았다.일행은줄서서김성춘시인이안내하는대로따라다니며해설을들었는데..늘사진찍느라뒤처지는나는그해설도제대로듣질못했다.
그런데진열장안의납가위를본순간,’이거야말로시로구나!’하는감탄을느꼈다.
말이전에몸이있고,몸이전에정신과영혼이있다.
말보다앞선것이몸이고,물체이다.
시도물체다.말과정신으로빚어낸물체.
올해목월상수상자인조정권시인은시란시인이고독으로지은성당이라고했다.
내시는성당까지는못되고하나의덩어리,
고독과슬픔으로빚어진한덩어리물체일뿐이다.
우리조상님들납조각을두들기고단련시켜서이렇게예쁜시로만드셨구나!
나는조상님들이만드신시를본다.가위를읽는다.
납가위의심플한아름다움은한권의정갈한시집이다.
누구의손이이가위를쥐었을까?누구를위한옷을지었던것일까?
사람형상을닮은납가위의단순한형태는사실사용하는이에게더러불편했을터,
하지만시인의눈으로읽는납가위는한편의시같고,이형상을가지고살았던사람을그사람의손을그리워하고그삶을그리워한다.
그대들은이가위로수십벌의옷을지었나요?아니면춘하추동지나가는계절마다시간의여분과슬픔을싹둑싹둑잘라냈나요.
납의성질은쇠보다단단하지못한데,천조각자르다가어쩌나가위가천을따라제맘대로휘어지거나툭부러진적은없었나요?
나는납가위들을본다.아니수십권의황홀한시집을읽는다.언어보다아름다운물체시간의소박한형상들을.
찰나다.
금동가위
함경도가고향이신우리부모님과조부모님은가위를’가새’라고하셨다.가새란말이가위란말보다더예쁘지않은가!
가위에대한북한의속담두가지
*열번재고가위질하라
-이모저모로깊이생각하고세심하게따져본다음에행동에옮기라는말.
*바느질아치는가위질을더디게한다
-바느질을전문으로하는사람일수록가위질만은아주조심스럽게한다는뜻으로,경험이많고능숙한사람일수록일에실수가없도록신중히행동함을비유적으로이르는말.
가위
옷감·종이·머리털등을자르는기구.한자어로는교도(交刀)·전도(剪刀)·협도(鋏刀)등으로쓴다.날이좌우대칭형으로엇갈려있다.
우리나라에서발견된가장오래된유물은신라시대에창건된분황사석탑에서나온원시형의가위이다.형태는한장의철판으로만든것으로손잡이가없고,두개의가위날이서로엇갈리도록밑부분이가늘게둥글려있다.
이것은양날부분에옷감을물리고가위등을눌러잘랐을것으로짐작된다.고려시대의가위유물은많이있는데,이에는철제와동제가있다.
형태로는크게나누어두가지가있는데,하나는신라분황사석탑에서나온것과같은형의것이고,또하나는현재의가위와같은X형의것으로,손잡이의형태가매우다양하다.
유물가운데하나는길이12.7㎝로작은동제가위이다.가위날부분이약간긴세모꼴로되어있고,그위에누금세공(縷金細工)과같은기법으로당초문이놓여져있다.손잡이는없으나날을조절하고누를수있는부분은가위날보다좁은통형으로구부려놓았다.또하나는길이29㎝의철제가위이며가위날부분이긴네모꼴로되어있다.
또한,유물가운데X형으로되어있는것을보면,좌우동형인고리형손잡이가달린두개의가위날을서로마주보게엇갈려놓고교차점에나사를끼워만들고있는데,나사모양이꽃잎형인것도있다.가위날은끝이뾰족하게긴삼각꼴또는끝이둥근형이있고가위등과가위날의중앙에능선이있는것도있다.
손잡이는가위날보다좁은통형을밖으로구부려고리형을만들어좌우동형인데,고리의크기가작은것,큰것등일정하지않다.가위의길이는대개19∼24㎝이다.조선시대의가위는고려의것과비슷한X형의것이대부분이며,손잡이모양이고려것보다좌우로넓어진것이특징이고모양도다양하다.
사용된재료는무쇠가대부분이고철과백동을사용한것도있다.조선시대말기에는손잡이의좌우가다른것이나왔는데,이것은왼쪽손잡이에는엄지손가락을넣고오른쪽손잡이에는나머지네손가락을넣게되어있다.오늘날에는크고작은여러가지형태의가위가나오고있는데,그사용하는원리에는다를것이없다.(출처-한국민족문화대백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