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길>
어제는새해맞이눈이펄펄내렸다.
버릇대로자전거를타고나서선몇발자국도못가자전거에서내리고말았다.눈이내얼굴로마구몰아치니깐길미끄러운것도미끄러운거지만앞을볼수가없다.그래결국포기.사무실까지자전거를밀며왔다갔다했다.그러느라눈사진은한장도안찍고,마음만조급하지할수있는일이아무것도없다.
내상황은점점나빠지기만하는데..어제는두사람과악수를했다.먼저시장이사무실로신년인사하러왔기때문에출입문가까이에있던내가젤먼저악수를청했고,(언제나상냥하고인사성밝은아멜리에니깐,’시장님,새해복많이받으세요!"..)
또울사무실담당주사가승진을했다.역시축하할일이라축하악수를했다."축하드려요.새사무실도구경갈께요!"아주아주꼼꼼한사람이고,(사실때론진저리날정도로꼼꼼하다.)맡은일열심히했으니까만년주사로끝나지않고좋은자리로갔으니축하할일이다."이럴때남자손잡아보지언제잡겠어요."두툼한남자손덥석잡으며이런우스개소리도한다.
나는두개의얼굴을가진것같다.이렇게사람들앞에서보이는밝고상냥한얼굴과나혼자일때의한없이우울하고풀죽은얼굴.축하악수를하고돌아서는순간에도’..내상황은앞이안보이는데,그래도저이는좋겠다..난이렇게계속버틸수있을까?..어떻게살아가야하나…?’
<꽃과사람들>
우리동네꽃집이란글제를붙여놓고엉뚱한이야기만하고있다.
아파트단지들사이에작고오래된주택가가내사는곳인데,2년전어느날골목입구에<꽃과사람들>이란간판을건꽃집이생겼다.꽃집이란사무실이많은곳이나복합상가건물에나있는건데,주택가골목입구에가게를내다니..’어머,예쁜꽃집이네.그런데저꽃집이제대로경영이될까?대부분이세입자들인동네사람들이꽃을살여유나있을까?’
날마다이꽃집을지나서집으로돌아오는데,꽃집앞을지날땐행복해진다.아름다운것을보는일자체가행복이니까..나도꽃을살여유가있다면좋겠는데.꽃꽂이랑리스만들기강습도해주는것같은데..난저런거배울여유가없지.결국여지껏한번도꽃집문을열고들어가질못했다.
단한번밖에내놓은수국사진을찍은적은있다.문앞에서서수국사진찍는데,젊은여주인이"꽃을사랑하는분이시구나!"내게인사를한다."네,이수국색이예뻐서..(우물쭈물)..블로그에올릴까하구요…"
"어머,그러세요.언제든지가게안에들어오셔서구경하시고제가게도소개시켜주세요!"
"네,다음번에.."
여전히난이꽃집안으로들어가지않았다.철철이바뀌는윈도우의꽃만훔쳐볼뿐이다.여름엔가게앞에하얀테이블이나나무의자를내다놓고,그위에꽃바구니를얹어놓기도했다.그냥꽃만가득있는꽃집이아니라꽃으로집안을생활자체를아름답게꾸밀수있단걸보여주는꽃집이다.
난이꽃집이손님이많이생겨서언제까지나골목입구를환하게아름답게지켜주길바라는데..올해는꼭이꽃집에들어가서지금상황은이동네에서더이상살수없을지도모르니깐.그전에꼭이꽃집에들어가주인여자랑도란도란꽃같은이야기를나누어야겠다.세상을꽃보듯이그렇게살고싶은데마음대로안되네요.그래도골목입구에이예쁜가게를열어주셔서지나다닐때마다행복했어요.고마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