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점에서 책읽기-거의 모든 사생활의 역사

블로깅을오래하다보니,블로그가바로내가살아가는이야기,살아가면서하루하루부딪치고느끼는행복과슬픔의기록장이되어버린것같다.친한이웃블로거한분은아멜리에는그렇게솔직하게자기얘길다쓰다가나쁜사람의표적이될수도있다고,세상엔내가가진알량한전세금조차뺏으려는사람도있다고충고를해준다.

설마?그럼나도맥도날드할머니처럼되는건가요?

세상이그렇게삭막하다고는믿고싶지않다.여전히세상엔눈물젖은빵조각같은행복부스러기들이남아있으니까.나는그런행복쪼가리를줏어담는넝마주이다.

폐지할머니가우리동네의모든폐지와고물들을모으듯이,내가모으는것은살아가면서느끼는작은행복감들인데,언젠가선배시인한분이내게돈백만원을빌려가고는영내무소식이다.아예언제돈을빌렸었나하고돌려줄생각조차안한다.이하소연을친한이상호시인한테했더니,

"돈이필요하니까빌린거고,없으니까못주는거지뭐."

참간단하고명료한대답이다.세상은이렇게살아야한다.급하게빌려간돈받아내자고전전긍긍고민하지말고,탁털고상대가형편이될때까지편안한마음으로기다리란말.

솔직히요즘은책을못읽는다.아니이사갈집이구해질때까지는책대출을안받기로마음먹었다.

어제내가오랜만에교보를나간건,언젠가후배시인하나가교보문고에서내시집을보았단얘길한게생각나오랜만에만난물망초친구들에게내시집한권씩선물하고싶어서였다.그러면서서점에가서요즘책의흐름.어떤책이잘읽히는지도알고싶었고,런데내시집은절판되었단다.이젠어쩌나내가가진것도달랑한권뿐이고,출판사에연락해재판을찍어달라고해얄까?처음책이나왔을때바로재판을찍었으니,3쇄?아무튼,이고민은뒤로미루고,매대에올라있는많이읽히는책을이것저것들춰보다가..’아,이책재미있겠다.’싶어서집어든책.

거의모든사생활의역사-빌브라이슨지음.박중서옮김.까치

참난도서관에서책을읽은건셀수없을만큼많아도.서점의간이의자에앉아독서의즐거움에푹빠져보기는처음이다.

이책정말재미있다.펼쳐지는대로한페이지읽다가와라락읽었다.물론이책을집어들기전까지는빌브라이슨이란사람이누군지도몰랐는데..이사람박학다식한필력,입담이거의마초수준이다.술술술이어지는집이란장소의구석구석에대한역사적인일화들.한마디로"집이야말로역사가끝나는곳이다"란다.

세상에이렇게재미난책이있었다니!

이런재미난책을만났을때의기쁨이라니,내책읽기가행복한이유이기도하다.물론이두툼한책을서점에앉아끝까지다읽은건아니다.중간중간펼쳐지는대로하녀의일과에대한부분부터읽기시작,세탁빨래에대한재미난역사와일화들,옷감의발달에대한것,화장실의역사에대한이야기,탈의실에대한것,중세시대까지도사람들은목욕하기를꺼렸다는것.엘리자베스1세여왕조차도한달에한번목욕을했단다.(그나마목욕을한것으로기록이되어있다고함.)

때를덕지덕지달고사는귀족들을상상하다가그만웃음보가터지기도하고,저여자무슨책을저리재미나게읽고있는것일까?옆자리의법률서적잔뜩안고들춰보던이가힐끔쳐다본다.

높은머리장식-가발때문에특수한베개를베고자야했고,씻지도않는그가발머리속에는바구미가들끓었고,쥐가튀어나와임신중이던가발주인을유산시겼단이야기.침실도지금의침실-침대란개념이생기기전까지는일정한장소가아니라잘때마다짚이나담요같은것으로잠자리를만들었고,밤마다이리저리옮겨다니며그날잠자는곳이침실이되는거였던거라니까..개인적인침대란게생겨나기까지의역사도무척재미있다.

하녀의일상을기록한일기(사진속의여자헤나컬윅)와사진들.하녀란그야말로잠시도쉴틈이없이아침부터밤까지고된노동으로일관된직업이란것.너무지쳐서씻지도못하고잠들어야하는날들이빈번하단다.

비단손수건한장을훔치는게중범죄로오스트레일리아로추방될정도였다니!세탁의역사에대해나오다가옷감에대한역사로옮겨가면서인류의옷감이아마-양털-면..이런식으로발달되어가는이야기중에서..

물론난이책을끝까지다읽진못했다.오전시간은이빌브라이슨이란저자에대해검색을해봤는데,그야말로전문적인여행가이고,그간써낸책들도많고,그독자층도대단하단걸알았다.나,물론책을사지않았다.집도없는데책을사와서어쩌려고,지금은짐을하나라도줄여야할처지니깐.그런데이사람이쓴책다읽어보고싶어진다.이책말고도두세권의책(<카페에서시읽기><통증의연대기>)을더후닥읽고나왔는데..지금은이박학다식한수다쟁이아저씨빌브라이슨이최고다!

Professionaltourist:BillBrysoninLondon’sTrafalgarSquare.Photo:JulianAndrews

-출판사소개글

빌브라이슨은어느날이상한사실을한가지깨닫게된다.어째서우리는역사상의여러전투와전쟁에관해서는그렇게열심히연구하면서,정작역사의진정한구성요소에관해서는그다지진지하게생각하지않는것일까?그가말하는역사의진정한구성요소란바로수세기에걸쳐서사람들이행한일상의여러가지일들이다.결국인류의역사상가장중요한발견들대부분은지금우리가살고있는이집안에서얼마든지살펴볼수있다는것을깨달은빌브라이슨,그는자택인영국노퍽주의오래된목사관을이방저방돌아다니면서집안의세계를둘러보는’내집여행’에나선다.이방에서저방으로돌아다니며그각각이사생활의진화에서어떤역할을담당했는지살펴보는것이다.

화장실은위생학의역사가되고,부엌은요리의역사가되며,침실은성행위와잠의역사가된다.그와중에그는일상생활에관한거의모든것의역사를섭렵한다.건축에서전기까지,음식보관에서전염병까지,향료무역에서에펠탑까지,그리고치마버팀대에서변기까지어느것하나우연히이루어진것은없었다.아울러빌브라이슨은그런갖가지사건과발명의배후에있었던명석하고창의적이고종종괴짜같은사람들에관해서도살펴본다.그리고다음과같은결론을내린다.얼핏보기에는우리의일상생활만큼하찮아보이는것이또없는듯하지만,사실은집집마다어느한구석에어마어마한역사와재미,그리고흥분이슬그머니모습을감추고있다고.

거의모든사생활의역사 저자 빌브라이슨(BillBryson) 출판사 까치(까치글방)(2011년03월25일) 카테고리 국내도서>역사와문화

AtHome:AShortHistoryOfPrivateLifebyBillBryson-BookTrail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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