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의 카타르시스 -아버지가 미안하다

처음으로일전에19금TV라고농담삼아얘기했던TV조선의설특집드라마를봤다.김수현작가의작품이라니까’아,설날밤엔꼭저거봐야지..’그런데보다가광고시간에잠시다른채널로돌렸다가다시돌리니화면이그냥파란색이다.뭐가잘못된거야?어리둥절.이리저리돌리고,TV를껐다가다시켜고나니그제서야화면이다시보이기시작했는데..이번에도순탄하지는않다.자막이뜬다.방송사고였다고.

오로지김수현표드라마여서본건데,이3부작을다보고난소감은김수현작가는기본아우트라인만잡아주고다른보조작가들이집필한것이아닌가?이런의구심이생긴다.

김수현작가의드라마같기는한데…등장인물의구성과주인공들의캐릭터,설정된상황을보면그런데..디테일면에선김수현씨특유의날카로움이안보인다.이거연출력의문제인가?아님배우들탓?

아무튼이드라마를시청하며펑펑울었다.주인공인퀵배달일을하는아버지와가사도우미로일하는어머니,어떻게든자식들을잘키워보자고평생을뼈빠지게일해온두사람.그런데성장한자식들은이부모를부끄럽게여긴다.어디가서아버지직업이뭐냐고할때마다떳떳지못했다고.창피했다고.

드라마제목은반어법으로붙인것이다.실제내용을보면’아버지죄송합니다’가맞는다.

드라마보면서모처럼훌쩍훌쩍울고,마찬가지로평생을자식들을위해서가족을위해서희생하셨던돌아가신아버지생각도했고,’아빠,미안해요.’티브이화면을향해죄송하단말중얼거렸다.

이것이확실한김수현표드라마이든아니든,역시관심을모으고감동도준것확실하다.

학벌도없고,돈도없이중국집배달원부터건설현장인부로막노동에택시운전사,환경미화원,퀵배달부까지전부노동으로일관된아버지의삶.그렇게가리지않고열심히일해서네아이들을번듯이길렀는데,성공한장남은처가살이에처가에기눌려있고,변변한직업없이불만에가득찬둘째,이혼하겠다는큰딸,광고회사에다니는막내딸까지아버지직업때문에사귀던남자친구와헤어졌단다.힘들게키워놓은자식들에게서그런말을듣는아버지가’아버지가미안하다…’한다.

지금우리사회의양분화,이중구조를보는것같다.젊은층(진보)중장년층(보수)로양분되어있는사회말이다.나또한보수측에드는세대라음력초하루부터왠눈물바람?하면서도혼자보는티브이니맘껏울었다.

눈물은때론최고의카타르시스작용도해주니까.

정직한아버지성실한아버지부지런하고생활력강한아버지.

이드라마에선가장이상적인아버지내가꼭이렇게기억하고싶은아버지의모습만보았다.묵묵히자신의병까지도감추고,자식들의짐이되지않기위해일하고,며느리가불편할까봐차례끝나자마자욕실청소부터하는아버지.자식떠나는모습보기싫어서약수받으러나가는아버지.무거운물통도잠깐이라도딸의손에맡기지않으려는아버지.대부분의아버지들이이런모습이시다.그러나정말그럴까?현실엔가부장적인아버지.폭력적인아버지,위신과체면치례만내세우는아버지,내가족을위해서라면하고타인의권리를침해하고짓밟는아버지,무능력하고무책임해서자식들에게짐이되는아버지들도있다.이게현실이다.

그런데도나는여전히김수현표드라마속의아버지를꿈꾼다.맞아,아버지는저러셨어.진짜좋은아버지라면저래야해.부지런하고,성실하고,반듯하고,너그럽고,다정한아버지.가족을보호하고울타리가되어주시는아버지.

세상에완벽한아버지가있기나할까?다만자식들에게완벽한아버지가되기위해노력하는사람들이있는거지.그래도그아버지에대해다시생각하게해준드라마여서고맙다.

아버지,죄송합니다.아빠,미안해요.

보수와진보가같이멜로드라마를찍을일은없겠지만,그래도언제나일상속의작은행복쪼가리를찾아다니는나는드라마를보면서도희망을꿈꾸었다.김수현작가가전하려는메세지는뭐였을까?그저이렇게살아온아버지가불쌍하다는단순한이야기는아닐것이다.이드라마속의아버지처럼열심히살고도자식들에게미안해하는아버지는바로이사회.진정한보수주의자들이보여줬으면하는태도가아닐까…

정직한사회,믿음직한정치인들.보수와진보가만났을때,이렇게라도서로미안해할줄아는세상이었으면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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