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방은정말작다.한평반정도의크기인데,내가지난번엔미처못봐서내기억속에는없던창문이있다.구석에붙은작은창문.지금울집욕실창문만한창이달려있다.휴,안도의한숨을내쉰다.그래감옥도아니고창문없는방이어딨어?

작은방한쪽의뚫린벽을막고있는중이다.벽아래의은박지는곰팡이방지를위한것.

기억은믿을수가없다!

어쩌면기억이란이렇게믿을게못되나?오늘내가느낀것이다.골목위치도기억과달랐고,마당도기억과달랐다.이반지하집은출입구부터바꾼모양이다.뒤쪽작은방의벽뿐아니라거실겸주방인뒤쪽벽까지시멘트로땜질한커다란자국.원래출입문이반대방향이었구나!싶다.그리고그옆에는노출된여러파이프들은뭐지?보일러실이었나??

이집에대한나의첫기억은좁은계단으로내려가기는해도동쪽으로나있는출입문.그출입문옆의빛을끌어들이기위한작은창.-솔직히이창때문에바로결정해버린것인데

반지하집출입문과창문은겨울만아니라면노상열어두어야하는데..습기와전쟁을벌여야하는지하라난방보다더심각한것이환기문제이다.집안의나쁜공기를순환시키려면늘자주문을열어두어야한다.그런데내창문과현관앞에다채소화분을가득가져다둔건정말싫다.채소를길러먹는그마음이야짐작이되지만,이걸로들락날락하면내가문을못열어두잖앗.좁은마당에서집안이다들여다보이는데내프라이버시침해잖아!

기억이란그렇다.같은일을겪고나도저마다자신이보는시각이라는게있는탓에같은장소,같은집인데도우리두사람의기억이다르고,기억하는부분과기억하지못하는부분도달랐다.이러니법조인들은잘아시겠지만,증인,증언의신뢰성이란것도세심한검증절차를거치지않은다음에야증거로인정할수없단것.

네모를세모라고엉뚱하게우기는경우가아닌다음에야기억의차이란것은누구에게나있다.나는늘내가보는시각에자신이있었는데..그림을그리거나글을쓰는사람들은보통보다좋은눈(=관찰력)과뛰어난기억력을가져야한다는내상식으로그랬다.똑같은장면을사진을찍어도사진을찍는사람에따라사진이다르다.알게모르게각자가보는,아니보고자하는것이다르기때문이다.

그런데오늘또급히보고온이집에대한기억도지금다시떠올려보니분명하지않은부분이많다.시간내서다시가봐야겠다.이번엔혼자서..기억의차이.이거설마치매는아니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