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모키타자와’라는이름의(서울의삼청동이나부산의광복동같은..)오래되고낡은건물들속에생동감넘치고개성있는가게들이몰려있는거리가어떻게상처받은모녀를치유해가는지를보여주는이야기다.아니이야기의배경이자주인공이기도한거리시모키타자와에는아기자기한카페와오래된라이브하우스,빈티지상점과작은레스토랑,개성넘치는가게들이골목골목가득찬동네풍경과함께펼쳐진다.
아빠의죽음후절망하던엄마역시요시에와함께시모키타자와생활을시작하면서날마다한가지씩변해간다.메구로의우아한전업주부로살던시절에는거들떠보지도않던낡은프린트티셔츠차림을한채,누구보다자유롭게거리를걸으며헌책방에서책을고르고,골목어귀전통찻집에서야무지게아르바이트를하고,저녁이면좋아하는바에서친한사람들과한잔을즐기는,젊어진엄마를보며‘장소’가사람을치유해주기도한단것을,또한그렇게변화한사람들이모여이런장소(시모키타자와)를만들어나가는구나!하는걸느끼게된다.
주인공요시에는레리앙에손님으로온젊고매력적인신야와연인사이로발전하지만,마음깊이생각해본다음이사랑을떠나보내고,또다른사랑을시작한다.죽은아빠와악단의한멤버였던훨씬연상인야마자키아저씨와더성숙하고안정적인사랑을시작하며거리와함께성장해간다.
나는살아있고,지금정말좋아하는사람과함께있다.
어두컴컴해진숲속에서비로소진심으로그렇게생각할수있었을때,나는엄마가내집을찾아온기분을이해하고,부모가아닌한사람의인간으로받아들일수있었다.
홀연히내손안에,이해할수있겠다는기분이내려왔다.마치빈공간으로햇살을듬뿍머금은비오고난후의흙이봉긋이고개를내밀듯,대답비슷한것이내손안에꼭쥐어진느낌이었다.(/p.259)
"봄이오면."
나는말했다.
"프랑스에서돌아오면연락할게요.그때기분을봐서같이수족관에갈지말지,알려주세요."
"그리고부탁이있어요."
또눈물이주르륵,흘렀다.얼마나울어야눈물이마를까.이제는우는것도지겹고지쳤는데,그런데도.
"봄이올때까지는누구랑같이살면안돼요.자는건괜찮지만,같이살지는마세요."
"알았어."
야마자키아저씨가내머리를쓰다듬었다.
아빠처럼,그리고연인처럼.그때는내게없었던두가지처럼.(/p.278)
알려져있다시피작가요시모토바나나는현재이시모키타자와에서살고있다.참책의영향이란게이책을읽다보니나도삼청동이나북촌,홍대앞같은오래되었으면서도재미난가게들이몰려있어생동감이넘치는곳으로이사를했어야하는게아닌가?하는생각도들었다…뭐,하긴내형편이란것이여기과천에서도최저에가까운수준이라시내의번듯한동네에셋집을얻는다는건불가능한일인지도모르겠지만말이다.
지금후회하면뭐하나?일단이달말에이사는해야하고,그다음에또어떤충동이나자극이생길지알수없는일이겠지…
또하나다시느낀거지만,우리나라는너무나빠른속도로변화를하고있어서삼청동조차도진정한의미에서의’시모키타자와’는아닌것같다.낡은것은낡은대로잘유지하고,(책속에서요시에가시모키타자와에얻은작은이층셋방은워낙오래되고낡은건물이라헤어드라이기하나만더꽂아도전기가차단되어버릴정도이다.)그장소에다추억과같이생명력도불어넣어줄줄아는그런생각을가진사람들이많았으면좋겠다.집이란것이재산증식의표식이아니고,내가살았고,내후대의사람들이계속살아가는그런곳이아닐까?해외교포들이오랜만에고국이라고찾아와도너무급하게변해버린거리에서어리둥절외로움을더깊이느끼지않는그런집들이있는길.
어른은어른답고,아이들은아이들다운그런세상을꿈꾼다.헌데,이런생각조차도..역시.
요시모토바나나
본명은요시모토마호코.
1987년’키친’이란작품으로전세계에200만부가넘는판매량을기록.
요시모토바나나라는이름을널리알렸다.
‘도깨비Q타로’,’괴물군'(후지코F후지오작)을보며강한가족의식,환타지적요소에영향을받았다.
이만화들이공통점은’현실’과투쟁을그리고있지않다는것이다.
그녀가대립이나투쟁에흥미가없는건이러한만화의영향이있었음을알수있다.
안녕시모키타자와
저자
요시모토바나나(YoshimotoBanana)
출판사
민음사(2011년08월12일)
카테고리
국내도서>소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