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식탁의 작은 봄 -냉이전

혼자산다는건날마다조금씩입맛을잃어가는일이다.

물론혼자서도요리즐겁게하고철마다맛집도찾아다니고하는이도있겠지만,

게을러빠진나는살아갈수록점점요리에자신이없어진다.

기가막힌물가탓도있다.뭘좀만들어먹어야지..하다가도마트를아무리휘젓고돌아다녀도사고싶은걸마음대로살수없는형편.도대체채소류가왜이렇게비싼거얏!

그리고역시나혼자인데뭘만들어먹어?대충끼니만때우면되는거지…하고만다.

늦은퇴근길,굴다리시장입구의채소류싸게파는가게앞을지나다

프라스틱바구니에담긴냉이를샀다.

떨이라고냉이3봉지를2천원에가져가란말에덜렁,

냉이된장국이나끓여야지하다가..많으니까,국끓이고도남는것.

내냉장고에남은야채가뭐가있지?붉은양파한개,당근한개.

대강대강채썰어넣고,부침가루에버무렸다.

‘돈없으면집에서빈대떡이아니라냉이전이나부쳐먹자.’

붉은양파를넣고나박김치를담으면김치가예쁜분홍색이되는데..

김치는안담고,냉이전에다..

얼렁뚱땅만들은냉이전,그래도봄이다.봄맛이다.냉이전을달래간장에찍어먹는다.내입속의작은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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