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리노나쓰오의파워풀한필력에감탄하다!
도쿄섬(기리노나쓰오지음,황금가지)
내가일본의여류작가미야베미유키만큼좋아하는사람이기리노나쓰오다.
두사람이다사회파추리소설을쓰는작가이고,그역량역시도비등하게다뤄지지만,책내용의진지함이랄지작가로서의무게는기리노나쓰오쪽이그강도가더높은것같다.미미여사의소설들은어린시절따뜻한아랫목에앉아삼촌이나이모가해주던귀신이야기나옛날이야기를듣는듯이읽혀지는작품이많고,글내용도따뜻하고,건강하다.이에반해기리노나쓰오의세계는훨시니컬하고집중적이다.
이작가어떤주제이든무섭게파고드는사람이구나!하는걸여러번느꼈다.일단현재국내에출간되어진두작가의작품은다읽었는데,기리노나쓰오의작품중에선<부드러운볼>이최고였던것같고,사실처음읽었을때는뭐이런추리소설이있나?범인도안밝혀지는추리소설이라니..했는데,십여년만에다시읽고는대단히섬세하게쓴글이라고느꼈었다.
기리노나쓰오의또다른강점이남성작가못지않은파워풀한글쓰기인데,<그로테스크>를뛰어넘는필력을보여주는작품이가장최근에읽은이<도쿄섬>이다.
먼저<도쿄섬>은실화를바탕으로한이야기이다.
『도쿄섬』은‘아나타한섬의여왕벌’이라고불리며세간을들끓게했던실존일본여성히가가즈코의이야기를모티브로하고있다.제2차세계대전당시,마리아나제도의아나타한섬에고립되어32명의남성과함께7년간거주하며살았던그녀의이야기는이들이구조된후대대적인보도가이뤄지며주목받았고,가즈코를주인공으로한영화가만들어질정도였다.기리노나쓰오는이이야기를모티브로하여,지극히개인적이고도이기적인인간군상들이벌이는애증과애욕의관계를자신만의문체로그려냈다.기리노나쓰오식의인류문화학보고서라고할만한이책은,출간즉시주목을받으며베스트셀러가되었다.-출판사의소개글
‘아나타한섬의여왕벌’이라불리웠던히가가즈코(比嘉和子)
比嘉和子(1922~1972)沖縄生まれ。本名富里和子。太平洋戦争中に、サイパン島の北方にあるアナタバン島に32人の男性とともに取り残される6年にわたる島の生活で5度も夫をかえ、合わせて12人が亡くなった。帰国後、「アナタハンの女王蜂」として話題を集め、演劇や映画などで大ヒットしたが、のちに傷害事件の被害者に。数奇な運命に弄ばれた。
-히가가즈코의실화를영화화한조셉폰스텐버그감독의1953년영화포스터
사실난이이야기가실화인줄도모르고기리노나쓰오란이름만보고무조건읽기시작했는데,너무재미있었고,이야기전개도박진감이넘쳤다.그래서이삿짐꾸릴준비해야하고,이사비용마련할걱정이랑한참정신없었던상황에도이두툼한책을이틀에걸쳐두근두근열심히읽어버리고만것.
솔직히책을집어들때는표제인’도쿄’란단어가걸렸다.어째서이런재미없는제목을붙인것일까?..했는데,무인도에먼저표류해온사람들이(일본인)그섬이름을’도쿄’라고붙였고,이들보다나중에표류해온중국인들이있는섬의반대쪽은’홍콩’이라불리우게된다.만약나중에온표류자들이한국인이었다면..’서울’이란이름을붙이겠지?
최소한굶주림은면할수있게야자열매같은과실수는풍부한무인도,그정확한위치가어디인지도모르고,구원해줄선박이나타났는가했더니,오히려폐기물과사람(중국인밀항자)들을버리고가는곳인무인도.
이섬에서생명을유지하고버티는일은곧서바이벌본능이얼마나강하냐에달려있다.섬의유일한여자인40대아줌마기요코에겐생애최고의시간이되기도한다.유일한여자라는존재가같이표류한남자들속에서여왕노릇을하게되는것이다.
이책을읽으면서인간의생존본능과문화적환경을벗어난인간들이란결국동물에가깝다는인식도하게되고,내가만약이렇게어딘지알수없는곳에표류하게된다면…?상상만해도끔찍하지만,잡다한생활의굴레를다벗어나오로지생존만이목적일때는어떻게변할까?곰곰생각해보기도했다.
기리노나쓰오의소설도최근영화로만들어졌는데..영화스틸사진몇장을찾아보니내가책을읽으면서상상하던무인도와표류자의모습보다너무깔끔해서(?)거리감이조금느껴진다.
지진이나쓰나미같은자연재해에다후쿠시마원전사태도있고,극한상황속에서의생존이란어떤것인가?내가이런상황이라면어떻게대처해나갈것인가?처음부터끝까지긴장감이사라지지않게하는기리노나쓰오의필력에감탄하며읽었다.실화를바탕으로했지만,어떤실화보다강력한흡인력을가진소설이다.여름휴가로바다를찾기전에한번쯤읽어볼만한책.
도쿄섬
저자
기리노나쓰오
출판사
황금가지(2011년06월14일)
카테고리
국내도서>소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