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팔꽃과 가뭄

나팔꽃이피었습니다.

아기고양이어미에게먹이를챙겨주러아침이면아랫골목으로내려갑니다.사람이살지않아잡초가무성한빈집의후미진구석에서어미가아기들을돌보고있다는데..빈집문은간신히열고들어갔지만,고양이들이있는곳은손이닿지않는곳입니다.오늘아침은기척조차없습니다.그사이또다른곳으로옮겨간것일까요?

그래도일단가져간사료를입구에다쏟아두고물도따라놓고왔습니다.

집으로돌아오는마음은착잡합니다.비가너무안내립니다.

기온만높고,비가안내리니이웃집담장에핀나팔꽃을보는마음도덩달아안스럽네요.

산밑으로이사왔다고,조금만올라가면사방약수터라고좋아했는데…약수는길어올생각도안합니다.

솔직히지하수를길어다먹는일도괜히미안합니다.

시원한지하수를언제라도받아올수있어좋지만,길가화단의꽃들이목이말라바짝바짝타들어가는모습이눈에어른어른

꽃과나무와곡식과길고양이들모두가목마를텐데..

나팔꽃은울옆집담장가에피었습니다.사진은어제몇장오늘또몇장찍었습니다.

어제아침만해도날이흐렸길래’어머,드디어비가오려나보다!’반가웠습니다.

비가오긴왔죠.아주잠깐내렸습니다.미처마른흙먼지조차가라앉히지못할정도로적은양의비가내렸죠.

지구가점점사막화가되어가는걸까요?작년엔그렇게비가많이내리더니..

물은생명이고에너지입니다.

너무나당연한소리지만,꼭꼭되씹어봅니다.

쌀씻은물도,과일씻은소금물도야채를데치고난물도그냥버리지않고식혔다가제작은텃밭에뿌려줍니다.이걸로되나?물을아껴써야하는데..세탁기는2주에한번만돌려야겠어.아랫동네를가려고큰길로나섰다가무참하게시들어버린화단의꽃들을보았습니다.말라비틀어진꽃들때문에마음도비틀립니다.

화단가까이의누군가는꽃에다물을좀줬으면..하는생각도들고,반지하의허술한내집은장마가닥치면어쩌나겁이나지만,비가너무안내리는게더겁이납니다.꽃이나무가벼가바스라지는흙들이그속에살고있는생명들이,말라버린웅덩이에서올챙이소금쟁이들은어떻게버틸까..비가내렸으면좋겠습니다.물을더아껴써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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