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적을그리다(GoinguptheStairs)다큐멘터리/이란/52분/감독로크사레가엠마가미
아크람은초능학교도안다닌문맹인이란여자다.그것도할머니다.그런데아크람은그림을그린다.그리고그그림으로유명해졌다.이제아크람의그림은인터넷에이름만치면나온다.대단한할머니슈퍼할머니시다.
우리나라의어느화가도대학이아닌고졸인걸부끄러워하며전시회를여는데,무학력의할머니가것도모든행동의제약을받는이슬람국가의여성이,그림을그린다.우연히자신에게그림재주가있는걸알고남편몰래그려서는방바닥카펫아래숨겨두었던그림들이세상에나와찬사를받는다.
무학력에나이든이슬람여성이란다.학교를못다닌이유가현재의남편이미리신부감으로점찍어뒀던초등학교1학년인어린아크람에게‘만일,네가히잡을벗고학교를간다면난네다리를부러뜨릴거야.’라고속삭인탓이다.
어린소녀는너무무서웠고,그래서그길로학교는영영안가고말았단다.학교가는대신아크람은9살나이에26살인남자와결혼을했다.그리고아들딸낳으며이슬람여성으로순종하며살았다.
아크람이그림을그리기시작한것도순전히우연이었다.멋진사원그림을그려달라는손주의부탁때문…할머니에게쓰기나읽기를봐달라면못해주겠지만,그림이라면…아크람은고민하며정성을다해그림을그려줬고,그그림은아들을통해테헤란대학의미술교수들에게보여졌다.그리고전시회,아크람은읽을수도없는많은방명객들의찬사싸인들!
나는얼마전에읽은할레드호메이니의<천개의찬란한태양>소설속의바참하기그지없는아프가니스탄의여성들을떠올리며이다큐멘타리를봤다.
‘세상에나,저할머니아이큐는150은넘을것같아!’
여성으로태어나는일자체가죄악으로여겨지는사회에서어떻게저렇게현명하게사실수가!
내대문사진으로올린아크람할머니의그림인데,김점선,황주리같은화가들을떠올리다가…아니이란의여성샤갈이라고불러도손색없을것같기도하다.살아가는이야기를단순한선과선명하고발랄한색으로표현해내는데,아크람의그림에는이야기가있고,삶의희노애락감정이살아있고,감동적이다.이슬람여성으로서살아가는삶이란불합리해도눈부시게아름답기도소중하기도한것이라는메세지가가득하다.
여기일하는여성이있다.재봉틀돌리고,베를짜기도하고,전통악기를연주하기도한다.무언가를하고있는여성들.딸이되었건이웃이되었건,난할머니그림이예뻐서다큐를보면서한손으론공책에다가할머니그림모사를했다.도무지내맘대로되진않았지만,아크람할머니그림들이너무멋지다!
무려18살연상인남편은아크람의그림을헐뜯는다.’무슨새를그렇게그려?사람다리가왜그모양이야?물감이아깝군.’할아버지잔소리에도끄덕도없는아크람여사이시다.
할머니그림이유명해져서파리에서전시회를하게됐는데,문제는이란법이남편이허락해야만해외여행이가능하단것.할머니는참꾀가많다.아니여성을철저히보호,억압하는사회에서살아가자면그럴수밖엔없으리라고짐작은한다.할머니슬슬농담과칭찬을섞어가며결국남편에게서여행허가를얻어내는데,그사이에아크람할머니와남편두사람의대화를통해서그림을그리게된사연과결혼내력들이다알려진다.
이다큐의원제목이’계단을올라(goingupthestairs)’이다.실제로할머니의집은다락방식의작은이층이있다.그조그만다락방이아크람의화실이다.이젤같은화구도없이가운대신에커다란천으로온몸을감고앉아무릎위에화판을놓고그림그리는아크람.그소박함속에탄생되는감동적인그림들.
우리가남의나라그것도다른종교와사회율법에대해뭐라할순없지만,요즘심심찮게대하는소식이박해받는이슬람국가의여성들에대한소식이다.
불온한영화에출연했다해서태형에처해진여배우마르지바파메르와파리에서누드사진을찍었다고추방형에처해진여배우골쉬프테파라하니.이슬람국가가아니어도여전히여성으로살아간다는것은한계단아래서인생을시작하는일인데..사실이다큐덕분에이란에대한관심이무럭무럭해져서샅샅이검색을해봤다.살기좋은기후에석유에맛있는음식과친절하고정이많은국민성이란것도알게됐다.그런데여성의입장에서는..만일내가저기에서태어났다면…?생각만해도무시무시하다.
아크람사르하크티할머니만세@!
AkramSartakhti,isahousewife,motherandgrandmotherand61yearsold.Tenyearsago,theIranianartistdiscoveredpaintingandbeingentirelyself-taughtshehassincecreatedanimpressivebodyofartwork.RokhsarehGhaemmaghami’smostrecentanimateddocumentaryfilmpresentsaportraitofAkram.BothwomenwillbepresentingtheirworkatFantoche.
-연출중인감독로크사레가엠마가미
로크사레가엠마가미(RokhsarehGHAEMMAGHAMI)는테헤란출생으로테헤란예술대학에서영화편집과애니메이션을공부했으며애니메이션다큐멘터리에관한책[새로운표현,애니메이션다큐멘터리]의저자이기도하다.작품으로는석사과정졸업작품이자다수의영화제에서상을받은<치아노제>,<20분늦게태어나>등이있으며<기적을그리다>는지난해암스테르담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에서상영되어호평을얻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