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보다재미있는좌충우돌생계형(?)배낭여행기
사바이인도차이나-어느글쟁이의생계형배낭여행/정숙영
지난여름박정석의동남아시아맛여행기<열대식당>을무척재미나게읽고난후론도서관에가서도또이런솔직하고유쾌한여행기가없을까….서가를뒤적이다찾아낸책이다.먼저표지삽화가재미있고,그보다는제목옆에붙은‘어느글쟁이의생계형배낭여행’이란부제가내호기심을무럭자극했기때문이다.
그리고이번엔책을읽기전에먼저저자에대해서검색을했다.앗,이사람이내가휘리릭들쳐보다가제대로읽지도못하고날짜가지나반납했던그책<금토일해외여행>의공저자.오잉?
그런데솔직히현재도베스트셀러로아니불변의스테디셀러자리를넘보고있는<금토일해외여행>이란책은,나처럼여행기읽기를취미로(취미로만)가진사람보다는바로여행스케쥴이잡힌,아니면확실한휴가계획이있는사람들에게필요한참고서(지침서)같은책이고,순수한책읽기의재미는이책이훨낫다.
배낭여행의여성동키호테
좌충우돌대책없는(?)아니여행계의동키호테라부르고싶은여행꾼정숙영은입담도걸직하고표현도생기발랄한직접어법이기때문에책을읽다가중간중간와라락내웃음보가터지기도했다.마치친한친구나후배의여행담을듣고있는듯한느낌을준다.
소설가인박정석의솔직함과또다른솔직함인데,보다서민적이랄지제목에서부터’생계형’이란말이등장하고실제로도조직생활에약한저자가오로지여행을밥먹듯이하고싶은마음에머리를쥐어짜생각해낸방법인글쓰며여행하는생계형배낭여행이어떤것인가를보여주는체험다큐멘타리라불러도될것같다.한마디로책으로읽는<인간극장>-‘정숙영편’이다.그러면서자연스럽게여행에대한정보도얻을수있으니일석이조.
태국의방콕에서부터치앙마이로목적지인아름다운히피마을빠이에이르는고단한버스여행과그보다더심한라오스를거쳐캄보디아로넘어가는서바이벌체험담.
..방콕부터치앙마이까지의길은멀었다.그리고졸렸다.그리고힘들었다.
야간버스의자는비행기이코노미석보다아주약간더편했다.이코노미석의불편함이천벌수준이니까편해봤자벌받는기분이라는것은다를바가없다.(/p.67)
경제적여유가없는나같은사람은배낭여행을해야하는데,솔직히나는배낭여행할엄두가안난다.(체력장시험도어거지로간신히통과한뼈아픈추억.흑,)뭐꼭배낭여행이아니어도장기여행의기본은체력이다.아니모든여행의기본은체력이다.많은외국의배낭여행족들은제몸무게의절반이상이나가는집채만한배낭을잘도지고돌아다니지만,저자는9-10kg정도의배낭을가지고여행했다고한다.(-그무덥고도로사정도좋지않은인도차이나반도를10kg를지고돌아다녀?난못해!)이러니여행은체력,담력,정신력다필요하단소리.
167cm란큰키에거기에어울리는막강체력을가진저자도실신직전의상태로까지몰고간다는치앙마이에서빠이로오르는꼬부랑산길.그런데도가고싶다.전부터여러여행기에서부분부분소개되던태국북부의예술가촌이자히피마을이라고도불리우는곳.이곳이야말로멍(?)때리기최고인곳이란다.
그래나도갈거야.단그무지막지한버스말고침대가있는기차로치앙마이까지가고거기서비행기로빠이까지가야지…그런데이런식으로여행하자면돈이…윽,
방콕에서치앙마이-빠이,-라오스-방비엥,씨판동-캄보디아-라따나끼리,씨엠립,-베트남,하노이,달랏-태국-크라비에이르는우여곡절느릿느릿좌충우돌일하며(*저자는일어번역가다.이름을검색해보면여행기와나란히번역한책목록이죽뜬다.)지나는여정이흥미진진하게펼쳐진다.그런데책에는그로벌스탠다드수준이라고자칭한저자사진이없어서인터넷을휘리릭뒤져서애매모호한사진한장찾아왔다.배낭여행을가든럭셔리투어를가든여행을가고싶은사람들과나처럼활자여행을즐기는사람모두에게다무척재미있고실속도있는여행기.
-책속에서-
…내가여행을포기한가장큰이유는’시간’과’돈’이었다.내형편에몇달씩돈을안벌고비워둘수가없다는것.그럼답은하나다.안비워두면된다.돈을벌면되는거다.어떻게?일싸짊어지고나가면되는거다.소설이나에세이에보면종종나오지않던가.지중해가보이는근사한별장또는저기로키산맥이보이는산장에서집필작업에몰두하시다풍광좋은곳으로산책을가거나창고에쟁여두었던비장의와인을꺼내마시는작가선생님말이다.(/p.19)
…독일인부부는도대체나에게무슨일이있었기에이렇게다죽어가는꼴이냐고물었다.나는허겁지겁음식을먹으며영어도짧고몸도힘들어서대답하기힘들다고말했다.그러자그들은하나하나찬찬히인터뷰하듯내게물었다.
“자,어디서왔어요?”
“오늘아침라오스에서출발했어요.씨판돈에서요.”
“아,우리도그루트로왔어요.국경에서미니버스탔어요?”
“네.”
“그리고스툰트랭으로왔고요?”
“네.맞아요.저는여행자버스를탄다고알고있었는데…”
“로컬버스태우던가요?”
“네.그쪽도요?”
“예.그리고그버스는가로등도없는진창길을달리다가…”
“몇번고장났어요?”
“세번요.그쪽은요?”
“우리는열번요.”(/p263)
…주인장은내가백지도아닌백치상태의바보여행자라는사실을금방눈치채고는자세히설명을해주었다.씨엠립에는앙코르와트하나만달랑있는것이아니라는거다.앙코르와트는앙코르시대의유적인‘앙코르유적군’중가장대표적인유적이고,그외에도앙코르톰이니따프롬이니하는수많은유적이있다는거다.그리고유적에는셔틀버스따위는전혀없기때문에뚝뚝이나자동차를빌려서이용해야하는데뚝뚝이값이싸기때문에여행자들이많이선호한다는것이었다.그러니까내가그냥만만하게거쳐가는곳으로생각하고온이곳은사실만만찮은준비와공부를필요로하는여행지였던거다.
주인장이내일의행선지를묻자,나와동행은급히책을뒤져한곳을골랐다.앙코르톰.처음알았다.어린시절나를반하게했던그사면상은앙코르와트가아니라앙코르톰에있는것이었구나.
“앙코르톰가신다고요?그럼딱한번만설명해드릴테니까잘들으셔야돼요.”
주인장은그자리에서앙코르톰의역사와관광요령에대해방언이라도터진듯단숨에다다다설명했다.동행이된아가씨가옆에서조용히물었다.
“언니,다기억하실수있으시겠어요?”
그걸말이라고하나.당연히못하지.(/p382)
정숙영-중앙대광고홍보학과졸업후몇년간자신에게맞는일을찾지못해방황하다2002년스물여덟살에떠난유럽첫배낭여행은그의인생을송두리째바꿔놓았다.평생혼자여행하면서낯선곳,낯선사람들,낯선체험들로삶을채워가며그렇게늙어가는것도나쁘지않을것같았다.
2002,2003년두번의유럽여행에서생긴자잘하고유쾌한실수담을인터넷블로그에게재한게삽시간에입소문을타고‘빵’터졌다.
사바이인도차이나
저자
정숙영
출판사
부키(2011년04월15일)
카테고리
국내도서>여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