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하는꽃을만나다
골목안담벼락에올려둔꽃화분이가을햇볕을향해온몸을내밀며,
"햇님,사랑해요!뜨거워서좋아요~."소리치는걸봤다.
"꽃아,너행복하구나!"
높은담장위좁은공터에누군가심어둔무우잎도"햇님,사랑해요~"
플라스틱화분속의배추도햇님에게온몸을활짝연다.
잎작은채소들은사그랑사그랑"햇님,고마워요,사랑해요."
가을엔누구나사랑을하는구나..나도너희들을사랑한단다.
사랑한다면뜨겁게내몸을말려주렴.나꽃이아니어도사랑이란다.
나도바닥에몸누이고사랑의열기에말라가는고추,호박이나가지가되고싶다.
여문도토리알들이사랑한다고속삭이는걸들어보신적있나요?
여린고구마줄기가햇볕에기대어몸말리는소리들으신적있나요?
너무나사랑스러워서눈물나던,할머니유모차위에서몸말리는작은고구마들.
사랑하다지치면어떻게하냐구요?맥문동이말해줘요."새와사람들에게내몸을나눠주죠!"
볕바른길가의애기똥풀은늦가을까지도사랑을합니다.
"햇님,나를더단단하게여물게해줘요.여물고여물다가무르익어뜨겁고달콤한맛으로기억될때까지!"
Share the post "뜨거워서 좋아요~ 말하는 식물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