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장마차가 있는 풍경

1.통화

고민할일이아닌일도나는늘너무많이생각한다.생각하고또생각하다가생각의바다에익사할지경에이르러서야비로소어정쩡한결정을내리는이버릇.이래서야이삶의속도를어찌쫓아가나…

그런데도버릇은고쳐지지가않는다.

어느날부터인가사이가소원해진친구한테서첫장편영화를완성했으니보러오라고문자를받았다.그작품으로상도받게됐단다.

그래,답을줘야지…하면서,

전화한통거는데몇시간을곰곰따지고망설였다.

포기하기직전에야가까스로통화버튼을누른다.

…나이제전화했어…축하해.얼마나힘든작업인지아니까…영화완성시키느라애많이썼지?수고했어.상받는것도축하하고,그런데…난못갈것같아.전화로만축하할께.

2.소외

사람만나는일이점점어렵다.아니오래전부터그랬던것같다.

나름고쳐보려고많이노력했던것같은데..여전하다.난일때문에도무척많은사람들을만났는데..실제의나는사람만나는걸잘못한다.누군가를만나야할때면내속에긴장과갈등이어느순간극한점에다다랐다가만나고나서야급가라앉기시작.그런데거의이런식의반복이다.

난겉과속이많이다른사람이다.

쉽게친구가될것같으면서결국은내가나를고립시켜나간다.참,사람들을많이도만났는데.버리지못하고여전히끌고다니는명함도수백장이넘는데..다잊혀졌다.지워졌다.

결정적인결점같다.내속의무언가가스스로를고립시키려한다.

세상으로부터나를소외시키는내가있다.

이렇게사람들을잃는다.잊혀진다.

3.포장마차

포장마차사진도더러찍은것같은데..찾아보니이것만눈에띄인다.지난겨울어느날,범계역인근의포장마차.

디카수리를어떻게할건지결정을미루고미루다가어제서야결정했다.카메라분해청소만해달라고..렌즈교환하는건돈이많이드니까.

그동안미러리스와중고디카를이리저리알아봤는데..계속욕심만커지니까결국포기.이번에분해청소해오면또얼마나버틸까?그래도친한동생네랑해남을다녀오기로했으니그전에디카는수리해놓아야하고,

임시로라도이렇게써야지.

밤이라화면이어둡기도하고,색이너무선명한게싫어서포토스케이프필터기능중에오래된사진필터를써봤다.여긴평촌이라이정도지만,밤의강남은그야말로포장마차천국이다.한소유주가알바를시켜운영하는기업형포장마차란다.

서민적이란말이무색해진포장마차.

포장마차란곳을처음들어가본건대학1학년때이다.

가난한시인을따라간북청동골목안의포장마차.

안주도없이소주마시는사람옆에서퉁퉁한면발이멀건국물속을떠다니는우동을부끄러워하며먹었다.

포장마차가부끄러운게아니라내가좋아하는사람앞에서뭔가를먹어야한다는행위자체가어렵고부끄러웠다.

지금도그골목에포장마차가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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