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떡국을먹은지도오래되었다.오빠가잠시서울서근무했던몇년외에는그렇다.
명절날아침에찾아갈곳도같이떡국먹을사람도없다.
기러기아빠인막내는딸을만나러텍사스로가거나연휴를틈타소원했던여행지를찾는다.
그래도혹시나싶어동생이랑먹으려고냉동실에고이모셔뒀던갈비도꺼내손질하고,떡국육수도만들었다.
그런데어디멀리섬에내려갔단다..’미리말해주면안돼니…’볼멘소리를해보지만,가족과떨어져살아야하는그마음이더하겠지싶기도하다.
엄마는딱딱한음식은못드시니까부드러운생선살로전을좀부친다.혼자떡국먹고,전과떡으로작은도시락을싸서집을나섰다.
연휴의거리는적막하다.텅비었다.
마을버스정류장부터사람들이종종모여여전히동네신참자인내게묻는다.
"여기버스배차간격이몇분이예요?"
"보통7-10분에한대씩이지만,오늘은명절이니까..조금더간격이뜨겠죠."
그래도몇백가구도채안되는울동네,이적은손님을위해명절날도쉬지않고운행해주는마을버스가고맙다.
난정신이어디로나간것일까?마을버스타고내려와길을건너바로보이는버스를탔는데..아차잘못타서내리고,갈아탄것도아니란다.또내렸다.머릿속이복잡하니나도치매가시작된건가?
이런날은지하철을타야하는데..내가바보같다.버스정류장엔서너명옹기종기.
함께버스를기다리던중년부부는내가타야할버스가몇번인지친절하게꼭꼭확인시켜준다.
‘이버스20분만에왔어요.’
투덜대던중년부부두사람을실은버스가휭하니달려나가고길은또빈다.
내가할수있는일은몇가지없다.그저되도록오래엄마옆에머무는것.
내손과똑같이생긴엄마손을만지고또만진다.
뇌활동을원할하게하는데는손을많이움직여주라고하니까..
이러면엄마의기억이되살아날까?
아니이러면지난시간의상처들이용서되기라도하는듯이…
영하13도15도내얼굴이얼얼하던날에도주말밤이면모여힘차게공을차던아이들이다명절을쇠러갔나보다.텅빈마을축구장.
집으로돌아오는길불꺼진집을지키고선눈사람도혼자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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